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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한인식당, 고객 약속부터 지켜라

최 종 환/한국외식발전연구소 대표

11시에 입장할 점심 고객을 위해 일찍 출근하여 청소하고 테이블을 정돈하는 것은 운영 매뉴얼을 넘어서 고객과의 약속이다.

메뉴의 일관성과 통일된 서비스 또한 개인 식당이건 체인식당이건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고객들은 중구난방 엿장수 맘대로 운영하는 개인 식당보다 서비스의 통일성이 기대되는 체인식당을 더 찾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왜 주류 식당들은 수백 개 점포로 전국 체인이 가능한데 한인 식당들은 그 장벽을 넘지 못할까? 한식이 조리하기 어려워서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그렇다면 주방장 구하기가 더 어렵다는 중식은 왜 가능한가? 자금력이 부족한가? 그것도 아니다.

첫째 요인은 고객과의 약속의 중요성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남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으려는 우월감도 한몫을 한다. 그래서 한인 고객이 아닌 타인종의 벽을 넘기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가끔 식당에 가면 좌석이 비어 있는데도 입장시키지 않고 대기하도록 하는 경우가 있다. 보통 서너 명의 안내요원들이 고객과 지속적으로 교감을 해주는 한국과 달리, 인건비 따지는 미국 식당의 경우에는 이름 등록하고 마냥 기다리다 보면 영문을 모르고 짜증이 나기도 한다. 이는 주로 서비스 흐름을 조절하기 위한 시간조절때문이지만, 일부 한인 식당은 손님이 많아 바쁘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그렇게 하기도 한다.

특히, 그 식당이 무제한 고깃집이라면, 그래서 의도적으로 고기가 나오는 시간을 길게 잡는다면 고객들과의 약속을 이미 깨고 있는 것이다. 어차피 줘야 할 음식인데, 누가 봐도 소량임을 알 수 있는 접시의 크기 혹은 그릇 중간이 불룩 솟아 음식의 양을 적게 하는 얄팍한 방법을 동원하는 것도 문제다.

술은 주문하지 않고 고기만 먹어대는 타인종을 배제하려고 입장을 지연시키고 되돌려 보내려는 위험한 시도가 있었음을 지적한 보도도 있었다.

식사 후에 '왜 팁을 안 주고 가느냐'며 따라 나오는 종업원이 있다면 그 또한 가관이다. 고객과의 약속은 지키지 않으면서 약속하지 않은 팁을 챙기려 한다거나, 이미 영수증에 포함된 서비스 차지를 고의인지 직원 교육이 부족해서인지 이중으로 받아 챙기는 약속 불이행은 극치에 달한다.

어느 식당 한 집의 실수일 수도 있지만 이런 것들이 모여 한식당 이미지를 형성하는 것이다. 따라서 동종 업계에서도 이러한 것들은 서로 비판해 주고 시정해 줘야 한다. 또한 한식 세계화 운운하면서 판에 박힌 메뉴만 들이댈 것이 아니라, 현지인들의 실질적인 음식문화를 이해하여 함께 적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식당 경영은 음식을 팔기 이전에 먼저 정성을 파는 것이다. 따라서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게 하는 서비스 교육이 대단히 중요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한식당은 종업원보다 업주의 경영 마인드가 문제다. 매뉴얼에 따라서 소임을 다하는 미국 식당과 달리 한인 식당은 주인이 곧 매뉴얼이기 때문이다.

옐프(Yelp)에 반응이 없다는 한인 여행업계에 관한 최근 신문 보도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밤낮으로 주류사회 진출을 외쳐대지만 정작 주류사회에서 민감한 이러한 고객의 반응에는 무관심한 것이 한인 업소들의 특징이다.

매뉴얼 없어도 대박인데, 식당에 무슨 매뉴얼이냐부터 시작해, 수많은 한국 브랜드들이 한인타운에 프랜차이즈 운운하면서 정확한 정보 공개는커녕 종업원 핸드북이 뭔지도 모르는 것은 한번쯤 되돌아 보아야 할 중대사안이다.

고의성이 의심되는 장애인 소송이 유독 한인 업소에서 자주 일어나는 것은 결국 떳떳하지 못한 행동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을 하게 한다. 따라서 더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인 식당들은 고객과 공개된 약속을 지키는 경영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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