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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중국 해결돼도 혹시… 전세계 '불황 걱정'

미래 경기 선행지표 역할
구리 가격 올 들어 27% 하락
원유·철도 동반 추락
그리스·중국 문제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미국 금리인상 변수 남아
 

그리스의 재정적자와 중국의 주가폭락이 현재진행형인 가운데 두 개의 충격이 전세계를 불황으로 끌고 갈 것인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그리스나 중국의 문제는 일단 급한 불은 끈 형국이다. 13일(현지시간) 유로화 사용 19개국 정상들은 그리스에 3차 구제금융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중국 정부도 주가폭락에 대해 고강도 대책을 내놓으면서 폭락세를 진정시켰다. 하지만 두 사안 모두 불똥이 어디로 튈 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리스에 대한 3차 구제금융에는 채권단의 추가개혁안을 이행하는 조건이 붙었다. 개혁안이 요구하는 긴축을 시행하면 그리스 경제가 빚을 갚을 수 있을 정도로 회생할 지 의문을 던지는 이들이 적지 않다. 또 유로존 내에서 그리스 사태 해법을 놓고 독일과 프랑스가 충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어떤 상황이 벌이질 지 모른다.



세계경제의 성장엔진인 중국의 상황도 낙관할 수 없다. 절반 이상의 상장사가 3개월간 거래를 중단하고 대주주의 주식매도가 금지되는 등 비상수단에 의해 증시가 일시 안정됐기 때문이다. 이 사태가 실물경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느냐는 두고 봐야한다. 블룸버그통신이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0%는 3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주가폭락의 영향으로 0.1~0.6%포인트 감소할 것이라고 답했다.

올 들어 세계경제의 성장률 전망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올해 전망을 4월엔 3.5%로 내다봤으나 이달엔 3.3%로 낮췄다. 세계은행도 전망을 3.4%에서 3%로 낮췄다. 이미 10%대 성장이 깨진 중국은 애초 7% 성장은 지킨다는 입장이었지만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부에서는 4~5%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중국은 또 주가거품 말고도 신용·부동산·투자 거품이 남아있다. 이중 투자 버블은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년간 투자붐을 타고 쌓인 총고정자본형성은 GDP의 45%에 이를 정도로 폭증했다. 올해에만 건설 예정인 쇼핑몰은 1188개에 이르고 지하철 건설이나 확장에 나선 도시는 28곳이나 된다. 새로 건설될 공항도 26개다. 2007년 투자붐 이후 중국 은행의 대출액은 3배가 뛰어 26조 달러에 이른다. GDP의 250%에 이르는 은행 대출금은 신용·자산 거품을 낳고 있다.

그리스와 중국 사태로 세계경제가 붕괴로 추락하지는 않더라도 불황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만하다. 이미 전세계에서 미국만 나홀로 성장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지역의 불황이 심화되면 미국경제도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우선 그리스 사태가 조기에 해결되면 달러화 강세가 주춤하며 미국경제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가 생겨 유로화 가치가 떨어지면 달러화 강세로 미국의 수출은 어떤 방식으로든 타격을 입게 된다.

원자재 시장도 세계경제의 불황 진입 우려를 낳고 있다. 필수 산업재로 전세계 경기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구리값은 올해 들어 27% 하락했다. 지난 6일 하룻만에 3.5%나 하락하며 6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가장 큰 원인은 세계 구리 수요의 40%를 차지하는 중국 제조업의 전망이 좋지 않아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구리값 폭락은 중국 증시 폭락이 다른 경제 부문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유가도 최근 반등세를 접고 하락세로 들어섰다.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 타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시장으로 쏟아져 나올 이란산 원유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수요 하락 전망도 그에 못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유가는 최근 다시 30달러대 추락설이 나올 정도로 전망이 좋지 않다.

산업의 쌀로 불리는 철도 최근 13개월 동안 80%가 떨어져 악화된 경기 전망을 대변했다.

그리스와 중국 사태와 함께 세계경제의 3대 변수로 꼽히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도 상황이 복잡해졌다. 그리스와 중국 사태로 연준 내에서 의견은 엇갈리고 있지만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지난 10일 "올해 후반 기준금리 인상을 위한 첫 조치를 취하는 게 적절한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혀 올해 안 인상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IMF는 몇 차례에 걸쳐 연준에 금리를 너무 빨리 올리지 말라는 뜻을 전달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신흥국의 경제를 흔들면 가뜩이나 어려운 세계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을 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13일 미국에선 2분기 성장률에 대한 낙관론이 터져나왔다. 1분기에 성장률 -0.2%를 기록했던 미국은 2분기에는 2% 이상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의 입장은 이와는 다르다. 글로벌 회계법인 딜로이트가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의 연매출 10억 달러 이상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 1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2분기 전망은 썩 좋지 않았다. 많은 CFO가 내놓은 2분기 매출과 이익 전망은 5년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매출 전망은 대부분의 산업에서 하락했지만 특히 에너지 부문이 좋지 않았다. 1분기 5.4%의 매출성장을 기록했던 에너지 부문의 2분기 전망은 3.1%로 떨어졌다. 1분기 5.4% 성장을 보인 순익도 2분기 전망은 3.1%로 줄었다.

금융위기 이후 전세계는 돈을 풀고 금리를 낮추는 방식으로 경기를 받쳐왔다. 그리스·중국 사태 이후 불황을 우려하는 것은 이번에 다시 경기가 식기 시작하면 부양 수단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현금과 금리라는 최후의 카드를 썼기 때문이다.

안유회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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