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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로 의결한 유승민 사퇴…"따뜻한 보수 길 가겠다" 소신 밝혀

새누리당 의원 총회

여당 원내대표가 대통령과 각을 세우며 한국정치의 소용돌이를 불렀던 유승민 사태는 일단 유 대표의 사퇴로 마무리됐다.

새누리당은 8일(한국시간) 국회법 개정안 '위헌 시비'로 인해 거취 논란의 대상이 된 유승민 원내대표에 대해 사퇴를 권고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새누리당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격론 끝에 표결없이 박수로 '사퇴 권고안'을 추인했다. 여당이 뽑은 원내대표에 여당이 사퇴를 박수로 결정한 것은 사상 유례 없는 일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의원총회장에서 나오자마자 곧장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머물고 있는 유 원내대표를 찾아 의원총회에서 나온 소속 의원들의 의견을 전했다. 이날 의총에 참석하지 않은 채 의원회관에 머문 유 원내대표는 사퇴 권고안을 받아들여 이날 기자회견에서 '헌법 가치'를 인용하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사퇴 기자회견에서 "무엇보다 국민 여러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국민 여러분께 새누리당이 희망을 드리지 못하고 저의 거취문제를 둘러싼 혼란으로 큰 실망을 드린 점은 누구보다 저의 책임이 크다"고 고개 숙였다.

그는 이어 "평소 같았으면 진작 던졌을 원내대표 자리를 끝내 던지지 않았던 것은 제가 지키고 싶었던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따뜻한 보수의 꿈의 길을 계속 가겠다"며 "저의 정치 생명을 걸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헌법 1조 1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유 원내대표는 지난 2005년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비서실장을 맡으며 '친박' 계열에 가세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그는 '할 말은 하겠다'는 조건으로 비서실장직을 수락했으며 이후에도 '주군-신하' 관계가 아닌 '정치적 동지'로 관계를 설정했다.

박근혜 당시 대표가 대통령이 된 후에도 '할 말은 하는' 유 원내대표의 원칙은 변하지 않았다. 비록 이번에 유 원내대표가 사퇴하긴 했지만 정치적 미래를 따져봤을 때는 '실'보다 '득'이 많다는 분석이 정치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로 유 원내대표는 지난달 22일부터 26일까지 조사한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여권 내 대선 주자들 중 4위로 뛰어오르면서 정치적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도 받았다.

정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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