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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맞고 사는 남자’

전문가 컬럼 한미법률사무소 임종범 변호사

문. 결혼한지 어느덧 22년이 되었네요. 돌이켜보면 무척 아쉬움이 남는 인생이요 후회 많은 결혼 생활이었습니다. 무엇을 얻고자 그리도 바둥대며 살아왔는지. 이상하게 들리시겠지만 저는 아내에게 맞으며 살아왔습니다. 아내는 평소에도 상냥한 사람은 아니지만, 화가 나면 분노가 폭발하는 사람입니다. 한번 화가 나면 집기를 다 던져버리고, 욕을욕을 합니다. 육두문자를 써가며 참으로 입에 담기조차 꺼려지는 욕을 합니다. 그러고는 저를 때립니다. 가슴팍을 주먹으로 치고, 발길질을 하고, 때로는 목을 조르기 까지 합니다. 아내가 제정신이 돌아오면 상담을 받아보라고 권해봅니다만, 그럴 때면 늘 너나 잘하라는 답을 합니다. 이제 두 아이도 다 커서 집을 떠났고, 단 둘이 남은 집엔 더더욱이 들어가기가 싫군요. 이제 어떡해하면 좋죠.

답. 가정폭력이 일어나면 흔히 남자가 여자를 때렸다고 생각을 하는데, 오히려 그 반대인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실제로 보고되는 숫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통계는 없습니다만, 상당히 많은 남자가 가정폭력의 피해자라는 사실은 확실합니다.

기실 가정폭력이란 폭행만이 아니라 폭언, 인간 비하, 체벌 등도 포함하는 큰 개념입니다. 남편이 아내에게 맞고 산다면, 그것은 남편이 인내하기 때문입니다. 차마 남자로서 여자를 때릴 수 없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맞아주는 것이지, 힘이 모자라 맞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나름 가족의 평안을 위해 자기 한 사람이 참고 견디면 된다고 생각해서 맞고 사는데, 역시 돌이켜보면 후회만 남는 결혼 생활입니다. 다소 늦은감은 있습니다만, 아직 인생이 끝난 건 아닙니다. 오늘 당장 짐을 싸세요. 가출입니다. 더 이상 돌봐줘야 할 아이들도 없고, 이제는 자신을 돌봐야 할 때가 됐네요. 그래도 아내가 걱정되신다고요? 그렇다면, 인내의 문제가 아니라 우유부단함의 문제입니다. 10년 후에도 똑같은 질문을 하시겠지요. 어떡해하면 좋을까하고. 건투를 빕니다.
▷문의 703-333-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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