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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 대선후보 난립… 당선보다 '유명세' 의도도

14명 공식 출마선언 역대 최다
지지율 20% 이상 후보는 없어
이름 알리고 정치적 재기 의도도
선거자금 모금 쉬워진 것도 한몫

지난 1일 뉴스 전문채널 CNN은 깜짝 뉴스 한가지를 보도했다. 자체 여론조사 결과 부동산 재벌인 도널드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 지지율 2위를 차지했다는 내용이었다.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1위를 차지했건만 헤드라인은 '트럼프 2위'였다. '부시 1위'는 예상된 결과지만 '트럼프 2위'는 예상 밖의 결과라는 의미가 담긴 듯했다. 트럼프는 정치적 경력이 전무한데다 최근 멕시코계 이민자들을 마약범죄자와 성폭행범에 비유한 막말 파문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상황이라 무리도 아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결과에 대해 트럼프의 선전이라기 보다는 공화당 후보들의 '도토리 키재기' 경쟁에서 원인을 찾는다. 지난 달 30일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가 대선 출마를 선언함으로써 공화당의 주요 대선 후보는 총 14명으로 늘었다. 여기에다 스캇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와 존 카시 오하이오 주지사도 출마를 저울질 중이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비롯해 5명이 출마를 선언한 상태.

공화당의 이같은 후보 숫자는 역대 대통령 선거 최다다. 1980년 이후만 살펴보면 종전에는 2000년과 2012년의 11명이 최다였다. 이어 1996년과 2008년에 각각 10명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리고 1980년에는 7명, 1988년에는 6명이 출마했다. 한 전문가는 공화당 소속 대통령이 재선에 나서는 선거가 아닌 경우 공화당 대선 후보 숫자는 평균 9명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번 선거에는 평균의 배 가까운 숫자가 나선 셈이다.

이같은 공화당 후보 난립현상은 왜 벌어진 것일까?



정치 전문가들은 공화당 내 유력 후보의 부재를 첫번째 이유로 꼽았다. 지지율 면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는 후보가 없다보니 우후죽순처럼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80년과 88년 선거 당시에는 로널드 레이건(80년)과 조지 H 부시(88년)라는 확실한 후보들이 있어 출마자 수가 많지 않았다.

CNN이 공화당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도 지지율 20%가 넘는 후보가 한명도 없었다. 아직 초반이긴 하지만 공화당원들의 확실한 지지를 확보한 후보가 없다는 얘기다. 1위를 기록한 젭 부시 후보의 지지율도 19%에 불과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가 12%로 2위, 마이크 허커비가 8%로 3위를 차지했다. 이어 벤 카슨과 랜드 폴이 각각 7%를 얻었다. 나머지 후보들도 6~1%까지 촘촘하다.

여기에다 선거자금 모금이 과거보다 용이해졌다는 점도 후보 난립의 원인중 하나로 지적됐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선거자금 모금이 가능해졌고 2010년 선거법 개정으로 외곽정치조직인 이른바 '팩(PAC)'을 통한 선거자금 모금활동도 허용된다. 그만큼 후보들의 진입장벽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이와 맞물려 출마 후보들의 다양성도 원인으로 꼽혔다. 후보들의 공약을 분석해 보면 극 보수부터 중도 보수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인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젭 부시, 마코 루비오 후보는 연방정부 규모를 축소하지 않는 상태에서 현안들에 대한 해법을 찾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에 반해 랜드 폴은 좀 더 보수적이다. 연방정부의 역할을 축소하고 마약과의 전쟁강화, 정부의 감시활동 축소 등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주장은 현 공화당 주류의 시각과도 차이가 있다. 또 마이크 허커비와 닉 샌터롬은 대기업과의 거리 유지를 주장하고 이민정책과 자유무역의 효과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테드 크루즈의 정책도 오른쪽으로 많이 치우쳐 있다. 그는 메디케이드, 푸드스탬프 등 연방정부의 복지 프로그램을 대폭 축소하고 노조 약화, 낙태 반대 등을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다 한 당이 3회 연속 대선에서 승리한 사례가 많지 않다는 것도 공화 후보들에겐 구미가 당기는 일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임으로 다음은 공화당의 차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대선에 나서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는 것이 정치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일부 후보는 당선이 목적이 아니라 애초부터 대선출마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반사이익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동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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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C가 분석한 대선 출마 이유

이와 관련 CNBC는 최근 공화당의 일부 후보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대선에 나선 이유를 분석해 관심을 모았다.

◇유명세 게임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 낙선하더라도 유명세를 얻는다.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가 대표적이다. 그는 2008년 대선에도 출마해 8개주 예선에서 승리하는 등 만만치 않은 저력을 보였다. 이를 계기로 대선 후 그는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 진행자로 발탁됐고, 이후 보수 공화당원들이 가장 선호하는 인물로 부상했다. 그 덕에 그는 이번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2012년 대선에도 나섰던 릭 샌토럼은 이후 영화사를 운영했고, 역시 2012년 대선 출마 전까지는 무명이었던 허먼 케인도 대선 후 보수적인 사회운동가들 사이에서 유명인사가 됐다.

새라 페일린은 대통령 후보는 아니었지만 대선을 통해 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얻는 경우다. 2008년 존 매케인의 러닝메이트로 부통령 후보에 나섰던 페일린은 비록 선거에서는 졌지만 이후 저술 활동과 TV진행자 등으로 인기를 끌었다.

전문가들은 칼리 피오리나와 도널드 트럼프도 선거 이후 활동 영역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유일한 여성 후보인 피오리나의 경우 공화당이 대선에서 승리 할 경우 장관 발탁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구원의 기회

대선을 정치적 위기 돌파나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부각시키는 기회로 활용하는 경우다. 샌토럼은 2006년 펜실베이니아주 연방상원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대패한 후 정치 생명이 끝날 위기였다. 하지만 2012년 공화당 대선 후보전에 나서 미드 롬니 후보와 경합을 벌이면서 정치적 재기에 성공했다.

2007년 뉴욕 주지사에서 물러났던 조지 파타키도 대선 도전을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는 기회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이번 대선 도전이 그를 끈질기게 괴롭혔던 '브리지케이트'에서 벗어난 기회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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