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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태양 아래 빛나는 '꿈의 도시'

400년 역사 자랑하는
미국서 가장 오래된 성당

원주민·스페인·멕시코·미국
문화권이 섞여 빚어낸 도시
뉴멕시코주 산타페를 가다


미국 원주민 인디언들이 사는 뉴멕시코주의 주도 산타페를 다녀왔다.

뮤지컬 '뉴지스'에서 주인공 잭은 산타페를 두고 '꿈이 이뤄지는 곳(Dreams come true in Sante Fe)'이라고 노래했다. 왜 그렇게 노래했을까.

드넓은 초원과 높게 솟은 나무 사이로 이어진 길을 따라 한참을 달려 산타페에 도착했다. 길 끝에 자리잡은 산타페는 과연 동화 속 도시같았다. 아기자기하고 따스한 흙빛이 포근했다. 흙빛 건물들과 조화롭게 곳곳에 뿌려진 알록달록한 원색이 생기를 더하는 꿈의 도시가 바로 산타페였다.

산타페의 역사

로키산맥 기슭에 자리잡고 있는 산타페는 해발 약 7200피트(2135m)에 있는 사막 도시다. 태양이 유달리 따갑고 기온도 높지만 습하지는 않다. 산타페(Santa Fe)는 스페인어로 '신성한 믿음(Holy Faith)'이라는 뜻이다. 1598년부터 200여 년 간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곳이다. 이후 멕시코에 속했다가 멕시코와 미국의 영토 분쟁으로 인해 미국에 속하게 된 복잡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400여 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어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으로 알려진 산미구엘성당(San Miguel Church)도 산타페에 있다. 1610년 지어진 이 성당은 프란치스코회 소속 신부들의 지도 아래 원주민 인디언들이 만든 건축물이다. 성당 인근에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집 '올디스트 하우스(Oldest House)'도 있다. 올디스트 하우스는 1646년에 건축됐다. 이뿐 아니라 성프란시스대성당(St. Francis Cathedral)이 도시 중심에 자리잡고 있어 가톨릭 문화권의 영향을 보여준다.

오래된만큼 복잡한 역사가 오히려 지금의 산타페의 특징을 이뤄냈다는 것은 운 좋은 역설이 아닐까. 인디언 원주민 스페인 멕시코 미국의 문화가 한데 섞여 산타페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냈고 이것이 지금 산타페의 관광 산업과 미술 산업을 이끄는 동력이 됐으니 말이다.

문화와 예술을 꽃피우다

산타페는 지난 2005년 유네스코(UNESCO)로부터 '창조의 도시(Creative City)'로 임명받았다. 이렇게 임명받기까지에는 산타페 시정부의 문화예술 장려 정책이 큰 몫을 했다. 꿈 꾸는 예술가들이 모여 꿈을 이뤄낸 곳이 바로 산타페인 셈이다.

▶건축: 우선 거리 곳곳에 있는 아기자기한 건물들이 눈에 띈다. 이 건물은 어도비(Adobe) 건축 양식으로 어도비 벽돌을 쌓아올려 회반죽을 발라 모랫빛을 띠는 외벽과 둥글게 처리한 모서리가 특징이다. 본래 이 지역에 살던 인디언 원주민 '푸에블로(Pueblo)'족의 건축 양식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푸에블로족들이 살던 마을터를 방문해보면 이 어도비 양식의 특징이 현대에도 고스란히 이어진 것을 확인해볼 수 있다. 산타페시는 이 양식을 유지하기 위해 1950년 이후 건축물에 어도비 양식을 사용하도록 규정해 지금까지도 그 모습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음악: 아무래도 산타페에서 '음악' 하면 '산타페 오페라(Santa Fe Opera)'가 가장 유명하지 않을까. 매년 7~8월 열리는 이 오페라 축제는 올해의 경우 7월 3일부터 8월 29일까지 도시를 수놓을 예정이다. 올해는 '리골레토' '살로메' '콜드마운틴' 등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www.santafeopera.org

▶전통: 뉴멕시코역사박물관(New Mexico History Museum) 뉴멕시코미술박물관(New Mexico Museum of Art)으로 가면 원주민들의 전통과 생활상 등을 엿볼 수 있다. 거리 곳곳에도 인디언 각 종족들을 테마로 한 조각품과 기념품숍이 있어 사람들의 눈을 끈다. 매년 8월 세 번째 목요일날 열리는 산타페인디언마켓(Santa Fe Indian Market)에는 1000여 명의 인디언 미술가와 공예가들이 손수 만든 작품들을 전시하는 마켓으로 꾸며진다.

평소에는 인디언들이 시가지에 차린 노점 '오픈 마켓' 또한 관광객들이 즐겨찾는다. 구시가지 중심에 있는 산타페 플라자 바로 인근에 자리잡고 있다. 얼핏 보면 긴 통로같지만 가까이 가보면 바닥에 물건을 깔고 자리를 지키고 앉아있다. 이들이 직접 손으로 만들어온 목걸이와 귀걸이 등 액세서리 기타 피크 조각 인형 등을 길 한 켠에서 판매하고 있다. 세심한 디테일이 눈에 띄는 작품들이 많으며 가격도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기념으로 하나쯤 구매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미술: 산타페는 뉴욕과 LA와 함께 미국의 3대 미술시장이라 일컬어질 정도로 갤러리가 많고 작가들의 작품 활동 전시 미술품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곳이다. 갤러리는 300개가 넘으며 이가운데서도 특히 갤러리 100곳이 밀집돼 있는 '캐년로드(Canyon Road)'가 인기다. 뉴욕으로 치면 첼시인 셈이다. 세라믹 나무 공예 순수 미술 옷감 주얼리 앤티크 등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

산타페를 중심으로 작품활동을 한 대표적인 작가로는 뉴욕에서 산타페 인근 아비큐(Abiquiu)로 이주한 조지아 오키프(Georgia O'Keeffe)가 있다.

여화가 조지아 오키프의
생애 마지막 작품활동지
조지아 오키프가 사랑한 곳


남다른 색감과 번지는 듯한 우아함이 인상적인 조지아 오키프의 작품들. 산타페 시내에 있는 조지아 오키프 뮤지엄으로 가면 그의 전생애에 걸쳐 쏟아낸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미국의 모더니즘의 어머니'로도 불리는 오키프는 뉴욕과 뉴멕시코를 잇는 작가다. 박물관의 소장품은 약 3000여 점에 이르며 이 가운데 1150여 점이 1901~1984년 사이 오키프의 작품들로 이뤄져 있다.

산타페로 향하는 길 위에서 자연 경관을 유심히 감상한 사람이라면 오키프의 작품이 어디서부터 비롯됐는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을 것. 하늘과 땅 사이에서 갑자기 이는 먹구름의 소용돌이를 그린 작품 구부러진 나뭇가지에서 영감을 얻어 그린 얇은 강줄기 뉴멕시코의 하늘은 빼닮은 푸른빛 추상화 등. 특히 '색'을 향한 오키프의 탐구는 이곳 뉴멕시코에 와서 더욱 깊이감 있게 살아난다. 박물관에 전시된 작품 중 1960년 작품 '핑크 앤 그린(Pink and Green)'이 그 정점을 찍는다.

인디언 핑크 베이비 핑크 코럴 핑크 등 여러 가지의 핑크와 올리브 그린 연두색 카키색 등 여러 그린이 조화롭게 물결치는 작품이다. 박물관 한 켠에는 오키프가 사용하던 붓과 오일을 보존해놓은 것도 있는데 '캐드뮴 레드(Cadmium Red)' 한 가지 색만 해도 라이트.미디엄.딥 세 가지로 나누어 놓은 정교함을 볼 수 있다. 505-946-1000. www.okeeffemuseum.org

산타페=이주사랑 기자

lee.jussara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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