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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주옹설-어느 뱃사람의 가르침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
김윤회 공부습관 예스클래스 러닝센터 원장

나그네가 뱃사람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이 뱃일을 하는데 조각배 하나를 띄워 변화를 알 수 없는 큰 바다를 헤매다가 돛이 기울고 노까지 부러지면 정신이 혼미해지고 두려움에 싸여 언제 죽을지 모를 지경에 이를 겁니다. 이런 험한데서 위태로움을 무릅쓰는 일을 하고 있으면서 당신은 오히려 이를 즐거워하는 듯 하니 도대체 왜 그런 겁니까?”
뱃사람이 말했습니다.

“모르시겠습니까? 사람의 마음이란 긴장할 때와 풀어질 때가 늘 달라서, 평탄한 땅을 디디면 편안하여 느긋해지고, 험한 지경에 처하면 두려워 조심하는 법입니다. 두려워서 조심하면 든든하게 살지만, 편안하여 느긋하면 흐트러져 위태로워지는 것이니 내 차라리 위험을 딛고서 항상 조심할지언정, 편안한데 살아 스스로 쓸모없게 되지 않으려 합니다. 더구나 내 배는 항상 움직이는 것이니 혹시 무게가 한쪽으로 치우치면 그 모습이 반드시 기울어지게 됩니다.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기울지 않고,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배 한가운데서 평형을 잡아야만 기울어지지도 뒤집히지도 않아 내 배의 평온을 지키게 되니, 비록 풍랑이 거세진다 한들 편안한 내 마음을 어찌 흔들수 있겠습니까?

내가 뱃일을 하면서 사람들이 한 세상 사는 것을 보니 좋을 때는 욕심을 부리느라 훗날을 준비하지 못하다가 빠지고 뒤집혀 죽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런데 손님은 어찌 이로써 두려움을 삼지 않고 도리어 나를 위태하다고 하십니까?”

조선 초기 유학자인 권근이 쓴 주옹설이라는 고전 수필입니다. 이런 글을 읽을 때 우리가 주목해서 보아야 하는 점은 작가의 인생관, 즉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의 문제입니다. 이 글의 작가는 뱃사람의 말을 통해 ‘사람이 편안하면 게으르고 나태해져 인생을 그르치기 쉽고, 위험하고 긴장된 곳에 있으면 스스로 조심하여 도리어 안전하다’는 역설적 교훈을 전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생에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중심을 지키지 못하면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고 경계하고 늘 훗날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런 교훈은 아이의 공부에 있어서도 적용됩니다. 현재의 상태에 만족하고 안주하는 아이는 나태해지기 쉽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학교 공부를 잘 따라간다고 앞으로의 경쟁력이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중학교 고등학교로 가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고 그 때에 가서 돌이키려고 해도 이미 기회는 돌아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공부에 있어서 중심을 잡는 것도 중요합니다. 아이의 능력이나 수준에 대한 고려없이 다른 아이들의 공부 과정이나 방법을 무턱대고 따라가다가 아예 실족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엄마가 아이의 공부 과정과 방법을 마음대로 결정한다면 아이들은 공부가 점점 더 재미없어 질 것이고,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도 어렵습니다.

인생을 잘 살아가는 방법,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방법, 어떻게 보면 참으로 닮은 꼴이기도 합니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는 것, 중심을 잡는 것, 앞으로를 준비하는 것. 작가가 이야기하는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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