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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메르스 전염병

김창준 칼럼
전 연방하원의원

한국은 요즘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로 야단이다. 텔레비전의 관련 대담프로들은 하나같이 메르스 사태의 원인으로 시작해 결국은 누구의 잘못인지를 따지는 논의로 이어진다. 병원 잘못이 아니라 정부가 뚫렸기 때문이라고 정부를 탓하는 대형병원이나, 땀을 흘리며 사과하는 장관을 향해 당장 사퇴하라고 호통을 치는 의원들이나 모두가 다 답답해서 이러는 것이다.

중동에 다녀온 메르스 감염자 한 명이 한 달만에 6천 명이나 되는 격리자를 발생시킬 줄은 아무도 예측을 못했고, 일찍 잡을 수 있었던 병을 이렇게까지 키운 건 정부의 늑장 대응 때문이었다.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을 때 낙타고기를 먹지 말고 낙타우유를 마시지 말라는 정부의 주의경고에 한국 어디에서 낙타 고기와 우유를 파는지 맛 좀 보게 알려달라는 네티즌들의 조롱이 빗발쳤다. 대한민국은 세계가 인정하는 의료선진국이고, 메르스는 사스나 에볼라 같은 초특급 전염병이 아닌데 어찌 이리 쉽게 허물어졌는지 아직도 의문이다.

삼성서울병원의 최초 환자로부터 전염된 14번 환자는 단순 독감으로 진찰받고 일반 병실이 준비될 때까지 빽빽한 응급실에서 사흘을 기다리는 동안 답답해서 바깥을 돌아다녔다고 한다. 이처럼 일부 환자들의 안일한 태도도 문제다. 적어도 14일은 기다렸다가 질병관리소의 진찰을 받을 때까지는 외출을 삼가라는 정부의 지침을 무시하고 아무런 증상이 없다고 돌아다니다가 심지어 부산, 제주도까지 퍼트려 놓는 행동은 정부에 대한 불신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 불신으로 가득 찬 것이 문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메르스로 인한 경기 후퇴가 걱정이다. 전문가들은 3.5%로 예상했던 올해 경제성장률을 세월호와 메르스 여파로 현재 2% 미만으로 예측하고 있다. 관광사업은 물론 사람이 모이는 자리를 피하는 데 따른 경제적 타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메르스로 우리가 발칵 뒤집힌 사이에 북한은 점점 더 위협적이 돼 가고 있다. 며칠 전 유엔 북한인권 현장사무소를 서울에 개설한 데 대해 북한은 잔인한 보복을 위협했다. 북한은 또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탄도미사일 시험에도 성공했고, 한-일 간 경직된 분위기, 중국과 미국의 마찰이 계속되는 급박한 정세 변화 틈에서 메르스 대처가 우선이라는 판단으로 어렵게 마련한 한-미 정상회담을 취소했다.

필자는 메르스의 경험에서 다음 몇 가지를 권고하고 싶다.
1. 병원들은 칸만 막고 응급실이라고 부르지 말고 응급실과 격리실을 따로 만들고 독자적인 환기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2. 미국의 질병통제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같이 의사들과 의학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염병 예방 컨트롤 타워를 둬야 한다. 그 곳에 연구개발 센터까지 두고 전문가들이 항상 연구하고 예측하여 백신을 외국에만 의존하지 말고 우리 스스로 만들어 오히려 외국에 판매할 수 있는 의료 선진국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3. 메르스와 관련한 유언비어가 정치적, 경제적 동기에서 비롯된 것일 경우 엄벌에 처해야 한다.

4. 보건당국의 격리 조치를 어기고 수 백 명에게 감염시킨 몇몇 장본인에게 따끔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 그래서 공권력을 좀 더 강화하고 정부를 우습게 보지 않는 질서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이제 메르스가 통제되고 있는 상황을 해외 언론에 전해 다시 외국 관광객과 투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외교부와 관광공사 등이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메르스 사태가 정부와 국민이 서로 신뢰하는 사회를 만들고, 이로써 대한민국을 한 걸음 더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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