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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신사옥, 환경단체에 '백기'

반년 협상 끝에 8층 143피트→5층 70피트로

LG전자 미주본사가 결국 환경단체의 요구를 수용했다. 뉴저지주 잉글우드클립스의 미주본사 신사옥 높이를 낮추기로 한 것.

23일 LG는 환경단체 측과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신사옥 건축에 대한 합의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111 실반애브뉴에 세워지는 신사옥 높이는 5층 70피트로 낮춰진다.

당초 LG는 8층 143피트 높이의 신사옥을 세우기로 하고 지난 2013년 11월 착공식까지 열었다.

이 과정에서 신사옥 건물이 너무 높아 인접해 있는 팰리세이즈 절벽 풍광을 해칠 수 있다는 비난이 거셌다. 팰리세이즈 절벽과 숲은 국립자연보호지와 국립역사유적지로 지정된 손꼽히는 자연 경관이지만 LG 측은 잉글우드클립스 타운정부로부터 모든 승인을 받았다며 공사 강행 의지를 꺾지 않았다.

그러나 오래 전부터 팰리세이즈 절벽 보존 노력을 기울여 왔던 ‘석유왕’ 록펠러 가문을 중심으로 환경단체의 비난과 줄소송이 이어졌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와 전직 뉴저지 주지사 4명도 건물 높이를 낮출 것을 요구하는 등 반대 여론은 시간이 갈수록 확산됐다. 이 때문에 LG는 신사옥 공사를 시작하지도 못한 채 허송 세월을 보내야 했다.

결국 LG 측은 지난해 말부터 환경단체와 신사옥 높이에 대한 협상을 시작했다. 반년이 넘는 협상 끝에 건물 높이를 원래 계획보다 절반으로 낮추기로 한 것.

이날 양측이 최종 서명한 합의안에 따르면 신사옥은 5층 70피트 높이의 북관과 3층 높이의 남관으로 이뤄지며 총 면적은 36만 스퀘어피트이다.

이에 대해 LG와 환경단체 측은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윈-윈’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환경을 보호하면서 신사옥 건립의 걸림돌을 해결했다는 것이다.

기자회견에서 조주완 LG전자 미주본사 최고경영자(CEO)는 “환경을 보존해야 한다는 지역사회의 의견을 무시할 수는 없다. 이를 존중하는 모습을 LG가 보인 것”이라며 “서로가 만족스러운 결과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결정은 LG전자 미주본사에서 최종 결정했으며 한국 본사에서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환경단체를 대표하는 록펠러 가문의 로렌스 록펠러 환경 전문 변호사는 “LG가 우리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공동의 해결책 모색에 나선 것에 대해 찬사를 보낸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에 따른 설계 변경으로 건립 허가를 위한 행정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한다. LG 측은 “새 개발안에 따른 건축을 위해서는 잉글우드클립스 타운 조정위원회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한다. 내년 2월까지 승인을 받아 내년 중반쯤 착공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완공 시기도 당초 2017년에서 빨라야 2019년으로 늦춰지게 됐다.

서한서 기자

seo.hanse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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