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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출신 10대 많아…범행 위해 데려 왔다

침입~도주까지 단 90초 '할리우드 영화 보듯'
프리웨이 추격전 2명 잡고 심문 통해 8명 검거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7일 오후 6시.

해가 지지 않은 초저녁. LA한인타운 코리아타운플라자 내 고가 명품시계 판매점 세인트크로스의 시큐리티 가드의 퇴근 시간이 됐다. 가드는 LA경찰국(LAPD) 소속 무장 경관이다. 매장에는 종업원들만 남았다. 서서히 하루 일을 마무리할 때였다.

오후 6시 15분.



갑자기 "쾅!"하는 굉음이 들렸다. 이중 문으로 돼있는 유리창 넘어 일단의 히스패닉 청년들이 언뜻 보였고, 한 명이 어린애만한 크기의 망치로 문을 내리 찍었다. 문이 열렸다.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무리가 쏟아져 들어왔다.

"움직이지 마!" 총을 든 자가 소리쳤다. 망을 보는 녀석이었다. 녀석은 밖을 향해 위아래 좌우로 총을 겨눴다. 건너편 상인과 3층에서 내려다 보는 시민들은 기겁을 했다. 너무 놀라 넘어지는 사람도 있었다. 다행히 총을 발사하지는 않았다.

매장 안에서는 7~8명이 공업용 망치로 진열장을 깨부쉈다. "팍, 퍽…." 자루에 고가 명품 시계들을 쓸어 담았다. 350여 개를 싹쓸이하는 데는 채 90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강도들은 주차장으로 뛰어 내려갔다. 흰 밴이 미리 대기중이었다. 10명이 동시에 타고 쏜살같이 몰을 빠져나갔다.

오후 6시30분.

올림픽경찰서 경관 20여 명이 출동했다. 경관들은 노란색 폴리스라인을 쳤다. 강도수사과 수사관들이 투입됐고, 이례적으로 비토 팔라졸로 서장이 나서 수사를 지휘했다. 경찰은 도난 당한 명품 시계 하나에 위성항법장치(GPS)가 달린 받침대가 장착돼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사실 경찰은 시계에 내장된 것으로 잘못 알았다) GPS를 추적한 결과, 신호는 프리웨이를 달리고 있었다.

오후 7시.

용의자 중 2명은 BMW 세단으로 갈아타고 도주 중이었다. 경찰은 헬기 10여 대와 순찰차 20여 대를 출동시켰다. 프리웨이에서 시작된 추격전은 웨스트코비나 주택가로 이어졌다. 용의자들은 주택가 골목을 휘젓고 다니며 주민들을 위협했다. 순찰차는 예상 도주로를 차단하고 용의자 차량을 포위했다.

오후 8시.

약 한 시간 동안 이어진 추격전이 끝났다. 완전히 포위된 용의자들이 두 손을 들고 차 밖으로 나왔다. 차 안에는 히스패닉 2명이 타고 있었다. 또 강탈당한 명품 시계를 담은 자루와 총들이 나왔다.

오후 11시.

경찰은 2명을 집중 심문했다. 이들은 결국 공범들이 있는 곳을 털어놨다. 사우스 LA의 모처였다. 그곳에는 5~6명이 있었다. 모두 미성년자였다. 겁을 먹은 10대 용의자들은 경찰의 강한 심문에 나머지 공범들의 위치를 털어놨다.

18일 새벽 2시30분.

경찰은 포위망을 점점 더 좁혀갔다. 77가 경찰서와 본부 경찰력까지 총동원됐다. K-9 경찰견들도 용의자들의 자취를 쫓았다. 골목 구석구석을 수색하던 그때, 숨어있던 용의자들이 뛰쳐나왔다. 총을 든 용의자가 경관들에 맞섰다. 하지만 이미 완전히 포위된 뒤였다. 경찰은 사건 발생 약 8시간 만에 무장 떼강도 전원을 체포했다.

오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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