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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넥타이를 벗듯, 구두도 벗고

김령의 퓨전에세이 567

동문 모임, 같은 테이블의 선배가 맨발이다. 교회로 시장으로 하루 종일 하이힐을 신고 다녔더니 너무 아파 구두를 벗었다고 한다. 몇 년 전 서울 갔을 때 나를 목욕탕으로 데려간 친구가 내 발을 만지며 “발이 건강해서 좋다.”고 했다. 내 대답은 “구두를 잘 안 신으니까”였다. 사실 하이힐이 내게서 멀어진지는 오래 되었다. 그래도 미련 때문에 아주 버리진 못하고 있다.

남들에게 예쁘게 보이기 위해서나 성적 기능을 높이기 위해서나 특히 여자들은 타고난 인체의 원형을 마구 파괴해 왔다. 미국의 문화인류학자 버나드 루돌프스키는 파괴된 인체를 연구 ‘꼴분견 인체’라는 책을 펴냈다. 꼴분견 인체 중에 가장 심한 부위가 발이며, 남자의 발보다 여자의 발이 더 심하다고 했다.

사람은 태어날 때 99% 원형에 가까운 발을 갖고 태어낫지만 1년 후 8%, 5살 때 41%, 20살 때 80%가 이미 원형을 잃고 기형화한다는 족병학회의 연구결과를 인용하고 있다. 인체의 어느 부위를 가장 치부로 여기는가는 나라나 민족에 따라 다르다고 하는데, 중국인들은 가슴이나 엉덩이보다 발을 더 치부로 여긴다고 한다. 중국 역사상 발이나 다리 노출에 너그러웠던 시대는 한 번도 없었다니 말이다.

여체 중에서 가장 성적 매력을 부여했던 부분도 발과 다리란다. 이런 발의 원형을 파괴하는 주범은 뭐니 뭐니 해도 구두다. 구두를 보면 구두코를 중심으로 양쪽이 대칭으로 되어 있다. 이 구두에 발이 맞으려면 가장 긴 엄지발가락이 가운데 있고 나머지 네 개의 발가락이 대칭이 되어야 하는데 실제 발은 가장 안쪽에 있는 엄지발가락이 제일 길고 차례로 작아진다. 그래서 구두를 신으면 엄지발가락과 새끼발가락이 속으로 굽어 꼴불견이 된다.

중국처럼 발모양에 최고 점수를 주는 나라는 발의 원형을 더 많이 파괴해 왔다. 발을 작게 보이려고 온갖 몹쓸 짓을 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최고의 미인으로 비연(飛燕)을 드는데, 그의 발은 손바닥 위에서 춤을 출 만큼 작았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중국의 영향인지 사춘기에 발이 크지 못하도록 ‘틀 버선’을 신고 오리걸음을 걸었다고 했다. 하이힐도 발이 작게 보이려는 신데렐라 콤플렉스의 소산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전족을 하지 않아도 되니 다행이다.

그런가하면 발바닥의 접지 면적이 가장 좁은 사람들이 흑인이라고 한다. 다리운동 근육을 가장 많이 방해하는 자세를 취하며 사는 사람들이 한국을 비롯한 동남아인들이라고 한다. 책상다리, 무릎 꿇기 등 앉아서 생활해온 습관이 발의 근육이나 신경을 압박, 운동기능을 퇴화시켜 왔다는 것이다.

여러 가지로 세상살이가 어려운 시절이다. 모두가 열심히 뛰어야 하니 구두끈을 조일 수밖에 없다. 그러자니 발은 더 고문을 당하게 되고. 그러나 잊지 말아야겠다. 발 근육 속에 긴장근이 대뇌세포와 직결, 지능에 영향을 준다는 것. 최근 소식에 의하면 구두 속에 육각 크로뮴 이라는 발암물질이 기준치의 50배가 넘는다고 하니 가끔은 구두를 벗고 쉬엄쉬엄 발을 편하게 하며 가야할 것 같다. 이즈음 미국의 대부분 여인들이 운동화를 즐겨 신고, 양복에 농구화를 신은 한국 젊은이들의 모습 참 귀엽고도 잘 어울린다. 생각이 있는 사람들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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