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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칩 못잖은 비빔밥 지방 … 채소, 기름에 볶지 마세요

굽기·볶기·튀기기 대신
찌기·데치기·삶기 해야

물을 약간 넣고 볶으면
기름 쓰지 않아도 OK!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속담은 음식 섭취에도 적용된다. 자신이 얼마나 먹고 있는지 알아야 줄이기도 쉽다. 세 살 된 아들을 둔 김정원(36)씨의 하루 일과를 통해 평균 기름 섭취량을 추정해 보고, 건강 유해성을 짚어봤다.

수요일 아침. 어제 먹다 남은 잡곡밥과 미역국을 데우고, 재빨리 계란프라이와 브로콜리·파프리카·소시지가 들어간 야채볶음을 한다. 세 살인 아들 하율이에게 채소를 먹이려면 꼭 볶음요리를 해야 한다. 생야채를 싫어하기 때문이다.

남편은 출근하고, 아이는 어린이집에 간다. 정원씨가 직접 어린이집을 운영하기 때문에 아이와 늘 함께한다. 낮 12시. 아이들이 식사를 마치면 선생님들은 돌아가며 끼니를 때운다.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비빔밥이 오늘 점심 메뉴다. 4시쯤 되니 배가 고프다. 카스텔라 빵과 우유를 먹었다.



오후 5시. 하원 시간이다. 아이와 함께 어린이집을 나서 집으로 간다. 아빠가 퇴근한 7시. 저녁식사 시간이다. 오늘 메뉴는 삼겹살구이다. 된장찌개를 끓이고 두부도 부쳤다. 시금치와 도라지 무침도 올렸다. 오늘은 아이가 9시쯤 일찍 잠들었다. 이 시간이 되면 항상 배가 고프다. 집앞 붙어 있던 치킨 광고 전단지가 생각났다. 프라이드 치킨을 시켰다. 야심한 밤에 TV를 보며 먹는 야식은 역시 꿀맛이다.

김씨의 하루 식단은 일반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성이다. 하지만 섭취한 지방은 생각보다 많았다. 성인여성 하루 권장칼로리를 2000㎉라고 했을 때 하루 지방섭취량은 15%인 33g 정도다. 하지만 김씨의 하루 지방섭취량은 145.8g으로 네 배가 넘는다. 2869㎉라는 칼로리 대비해서도 세 배 가까운 지방을 섭취하고 있었다. 2869㎉ 섭취 시 지방은 15%인 47.8g을 섭취해야 적당하다.

전문가들은 "기름이 귀했던 옛날과 달리 현대는 기름이 넘쳐난다. 콩·깨 등을 직접 짜 추출하는 게 아니라 화학용매로 녹여 많은 양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보니 삶거나 데치는 조리법보다 굽거나 부치거나 튀겨 먹는 조리법을 많이 쓰게 됐다. 그러면서 점점 기름의 고소하고 바싹한 맛에 길들여지게 된 것이다.

김씨가 먹은 음식에도 밥과 우유를 제외하고는 모두 기름이 사용됐다. 미역국을 만들 때는 참기름으로 미역과 쇠고기를 살짝 볶아야 고소한 맛이 난다. 계란프라이도 기름을 넉넉히 둘러야 타지 않고 바싹한 식감이 난다.

비빔밥은 채소가 많이 들어가 지방이 적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15.2g이나 되는 지방을 포함하고 있다. 결국 조리법이 문제다. 비빔밥에 들어가는 쇠고기와 고사리·당근 등을 각각 볶아 넣는다. 시금치·콩나물 등 각종 채소도 파·마늘·간장과 함께 참기름으로 간을 한다. 계란프라이는 원래 식품 자체에 지방 함량이 높을뿐더러 사용하는 기름 양도 많기 때문에 지방 함량이 높아진다. 빵을 만드는 데도 버터나 마가린을 많이 사용한다. 카스텔라 빵 하나에는 엄지 손가락 반만 한 버터(4g)가 들어간다. 두부를 부치는 데도 티 스푼 두세 개 분량의 식용유를 쓴다. 무침 요리에도 적지만 소량의 참기름이 포함된다.

가장 큰 문제는 가공식품이다. 과자류는 대부분 바싹한 느낌이 나게 하려 기름에 튀긴다. 그 자체로 지방 함량이 높다. 더욱 큰 문제는 높은 온도에서 장시간 가열해 트랜스지방이 많이 생성된다. 트랜스지방은 세포 기능을 저하한다.

김씨의 조리법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 우선 기름 섭취량 자체를 줄여야 한다. 굽기·볶기·튀기기 조리법 대신 찌기·데치기·삶기 등의 조리법을 쓴다. 아이가 채소를 먹지 않는다면 과일을 갈아 만든 드레싱을 곁들여 샐러드를 해 주면 좋다. 또 구이보다는 조림이나 찜이 좋다. 계란은 프라이보다 각종 채소를 넣고 찜으로 해 먹는 게 건강에 유익하다. 두부는 생두부를 사다가 따끈하게 데워 간장소스를 뿌려 먹으면 맛있는 반찬이 된다.

고기를 먹을 때도 기름기가 많은 삼겹살 부위보다는 안심·뒷다리살 위주로 먹는다. 돼지고기 사태 부위와 삼겹살의 지방 함유량은 다섯 배 이상 차이 난다. 생강·양파 등을 넣고 삶으면 부드럽고 맛도 좋다. 육수를 잘 내 샤부샤부로 먹어도 기름을 좀 덜 섭취할 수 있다.

조리 기구를 잘 쓰는 것도 중요하다. 볶음 요리를 할 때 팬을 달군 후 물을 약간 넣고 볶으면 기름을 쓰지 않고도 잘 볶을 수 있다. 코팅 팬은 기름을 두르지 않고 조리해도 잘 눌러붙지 않는다. 에어프라이어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식용유를 전혀 쓰지 않고도 튀김이나 구이 요리를 할 수 있다.

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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