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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 "금리 연내 인상" vs 라가르드 "내년 올려라"

연준 "기다리다가 경제 과열 위험" 인상 시사
IMF "미국 경제 회복, 전망 비해 더디다" 맞불
OECD·기업들도 연준 예상과 달리 비관적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가 미국의 경제 회복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하반기 금리 인상을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지만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하반기 금리 인상에 반대한다는 뜻을 표명했다. 더욱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등에서도 미국 경기가 연준이 바라보는 것과는 다르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어 금리 인상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연준 vs IMF

여제와 여제가 맞붙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59) IMF 총재와 재닛 옐런(69) 연준 의장 얘기다.

포문은 라가르드 총재가 열었다. 지난 4일 IMF와 미국 정부의 연례협의 결과를 설명하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라가르드 총재는 “우리는 미국이 2016년 상반기에 기준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더 낫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올해안에는 금리를 올리지 말라는 얘기였다.



근거도 제시했다. 달러 강세와 저유가 등의 부작용이 예상보다 커서 미 경제의 회복이 당초 전망에 비해 더디다는 것이었다. 더 명백한 신호가 올 때까지 기다리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4월의 3.1%에서 2.5%로 대폭 낮췄다.

옐런 의장은 아직 가타부타 말이 없다. 그러나 약 열흘 전 입장을 분명하게 피력해놓은 상태다. 그는 5월22일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 지역 상공회의소에서 “올해 안 어느 시점에는 기준금리를 높이기 위한 첫번째 조치를 취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고용과 물가가 연준 목표 수준에 도달했을 때까지 통화정책 강화를 늦춘다면 경기를 과열시킬 위험이 있다”고도 했다. 경제상황이 Fed 목표에 다소 못 미치더라도 금리를 올리겠다는 얘기다. 전례없이 단호한 금리 인상 시사였다.

드러난 전망치만 놓고 보면 두 기관의 시각이 크게 다르지는 않다. 지난 3월 Fed는 올 경제 성장률 예상치를 지난해 12월의 2.6~3.0%에서 2.3~2.7%로 낮췄다. 오히려 IMF가 뒤늦게 Fed 전망에 합류하는 느낌도 있다.

그러나 같은 수치를 놓고도 다르게 읽어내는 것이 경제정책가다. 목표와 관심이 다르기 때문이다. 월가의 한 소식통은 “IMF는 글로벌 경제 전체를 봐야 하는 기관이지만, Fed는 아무래도 미국 경제 입장에서 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연준 vs OECD, 기업

지난 1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0.7%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연준은 한겨울 혹한과 서부항만 노사 분쟁 및 달러화 강세로 수출에 차질에 밎어진 것이 큰 이유라고 평가절하했다. 특히 5월 고용지표가 크게 개선되면서 연준은 미국의 고용시장이 목표치에 가까와지고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4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는 99.5로 넉 달 연속 하락하며 경기 위축을 가리켰다. OECD 경기선행지수는 6~9개월 뒤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지표로 100을 넘으면 경기 확장 국면을 의미하지만, 100이하면 위축 국면을 뜻한다. 향후 6개월간의 판매, 투자, 고용 등을 종합한 CEO 경제전망지수도 90.8에서 81.3으로 하락했다. 특히 투자가 증가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45%에서 35%로, 고용이 증가할 것이란 비율도 40%에서 34%로 줄었다. OECD는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3.1%에서 2.0%로 크게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미국 경제 전망이 좋지 않다는 의미다.

기업들이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도 나빠졌다. 미국 200대 기업의 이익단체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이 실시한 2분기(4~6월) 설문조사에서 최고경영자(CEO)들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5%로 예측했다. 1분기 2.8%에서 하향 조정됐다.

이에 따라 연준 내부에서도 하반기 금리 인상에 대한 회의적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2년간 성장률이 2.3%에 그쳤고, 올해 상반기 평균 성장률도 2% 미만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은 추세라면 금리 인상이 어렵다”고 밝혔다.

연준은 미국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곳이기에 미국 경제 상황을 누구보다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연준과 세계 경제를 살피는 IMF, OECD의 미국 경제에 대한 진단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기업가들의 전망도 연준과 다르다. 누구의 판단이 맞는지는 결국 지표가 말해줄 일이다. 향후 몇개월간 미국 경제의 회복 기조가 뚜렷해지면 옐런의 고집이 맞다는 것이 된다. 반대로 미국 경제가 기력을 되찾지 못하면 옐런의 고집은 명분이 희박해진다.

김현우·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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