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회가 두 달 먼저 축제 열자 불만 폭발?
한인축제재단, 허상길 전 사무총장 비리 폭로 배경
노골적으로 불쾌감 드러내
"광복 70년 맞이 1회성 행사"
한인회, 영향 없을 것 반박
LA한인축제재단이 허상길 전 재단 사무총장을 상대로 공금횡령 등 6개 혐의로 지난 5일 경찰에 신고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축제재단 박윤숙 회장은 8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지난해부터 허 전 총장에게 여러차례 경고했다"면서 "하지만 아직도 자중하는 자세를 보이지 않아 결국 그의 비리행위들을 경찰에 모두 신고하기로 이사진과 결의했다"고 설명했다.
회견 도중 "왜 지금 이때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박 회장은 "비리를 저지른 서류를 감사도 해야했고, 개인적으로 일도 있어 지금에야 하게됐다"고 설명했지만, 지난 3월 사임한 허 전 총장을 3개월이 지나서 경찰에 신고하고 이를 한인사회에 공표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이번 축제재단의 허 전 총장 경찰신고 배경에는 LA한인회가 주최하는 '광복 70주년 8·15 LA축제(이하 LA축제)'가 정중앙에 있다는 것이 축제재단 관련인들의 중론이다.
한인회는 오는 8월14일~16일까지 LA한인타운 노인센터 아이롤로 길에서 LA축제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전직 축제재단 회장들인 김준배, 배무한, 정주현 회장이 LA축제 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허상길 전 사무총장이 LA축제 사무총장직을 맡고 있다.
축제재단 측은 한인회가 축제재단 전직 회장들과 손잡고 LA축제를 열기로 한 것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오는 10월1일~4일까지 같은 곳에서 '제42회 LA한인축제행사'를 개최하는 축제재단으로서는 한인회가 두 달 앞서 유사한 축제 행사를 여는 것은 자신들의 행사에 찬물을 끼얹는 꼴이나 마찬가지라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축제재단의 이동양 이사장은 한인회를 향해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한인회라는 단체는 한인 비영리단체 가운데 형님단체나 마찬가지"라면서 "하지만 42년 전통의 한인축제가 눈앞에 왔는데, 한인회가 두 달 전에 비슷한 내용의 축제를 계획하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행위"라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특히 한인회 축제 계획에 (축제재단) 전직 회장들과 사무총장까지 참여한다는 것은 더 큰 문제다. 재단에서 저질렀던 불법을 한인회에서 재범하려고 동포사회를 분열시키는 행위"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이에 대해 제임스 안 LA한인회장은 LA축제 행사가 축제재단 행사에 전혀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한인회에서 광복 70주년을 맞이해 올해 딱 한 번 LA축제라는 행사를 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상길 전 사무총장은 "축제재단이 나를 경찰에 신고한 것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다. 내가 한인회가 주최하는 LA축제에 관여하기 때문에, 축제재단이 보복을 하는 것이라고밖에는 보기 힘들다"면서 "나는 결백하다. 모든 증빙서류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원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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