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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해진 여름성경학교, 교회에 아이들이 없다

주일학교 줄어들자 VBS도 감소
VBS 개최 안하는 교회도 많아

기독교서점 관련 교재 판매 급감
아이들 없다보니 흥행 어려워
대형교회 VBS 등록도 감소 추세
행사 획일화·형식화 된 것도 문제


어린이 교회 학교가 점점 위기를 맞고 있다. 요즘 한인교계는 방학 시즌을 맞아 여름성경학교(Vacation Bible School·이하 VBS) 준비에 돌입했지만, 교계 관계자들은 "해가 갈수록 행사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VBS는 기독교의 미래인 어린이를 위한 교계 최대의 연중 행사다. VBS를 살펴보면 기독교의 미래를 엿볼 수 있다. 이는 교계의 연령별 구조가 역삼각형 형태로 고착되고 주일학교 숫자가 감소한 것과 연관된다. 교회에서 아이들을 보기가 힘든 이유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VBS 교재 주문 줄었다"

기독교 서점은 현실을 반영한다. 최근 수년 사이 기독교 서점의 VBS 관련 교재 및 용품 판매가 급격히 줄고 있어서다.

2일 남가주한인기독교서점협회측은 "올해 각 교회별 VBS 교재 주문량을 보면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30% 정도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 협회는 LA, 오렌지카운티 지역 내 한인 기독교서점의 연합 모임이다.

가든그로브 지역 생명의말씀사 전인철 대표는 "VBS 교재 주문과 VBS 관련 용품 판매가 줄어들기 시작한 건 이미 수년 전부터 시작된 현상으로 요즘 교회마다 아이들이 많이 줄었기 때문"이라며 "교회마다 재정상태가 어려워지면서 VBS 규모를 줄이거나 아예 하지 않는 교회가 많아진 것도 원인"이라고 말했다.

LA지역 조이기독교서적 김훈 매니저는 "당장 지난해와 비교해봐도 VBS 교재 주문은 눈에 띌 정도로 줄었다"며 "VBS를 매년 개최하는 중대형 교회마저도 주문량이 감소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아이들 없는 교회

교계에서는 주일학교 감소를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자체적으로 아이들이 많이 없다 보니 '흥행' 자체가 어렵다는 것이다.

오렌지카운티 지역 대형교회 한 사역자는 "예전에는 VBS를 열면 적어도 700~800명씩 모였는데 요즘은 유아부터 초등부를 다 합쳐도 등록 인원은 절반 수준"이라며 "워낙 저출산 시대인데다 신앙 교육이 약화되면서 교회에 아이들이 없다. 이는 주일학교가 감소로 이어졌고 VBS도 예전만큼 대규모로 진행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해부터 VBS 행사를 중단한 교회도 있다.

LA지역 B교회 김모 목사는 "작은 교회다 보니 아이들이 10명이 채 안 되는 데 교사를 따로 구하기도 힘들고 재정적으로도 어려워서 올해부터 VBS를 중단하기로 했다"며 "아이들을 인근 대형교회가 주최하는 VBS에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남가주 지역에는 주일학교 및 VBS 교육 사역을 담당하는 '어린이전도협회(대표 여병현 목사)'가 있다. 각 교회를 대상으로 효과적인 VBS 프로그램과 교사 교육 세미나를 제공한다. 이 단체는 획일화된 VBS 프로그램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어린이전도협회 이옥희 전도사는 "VBS가 1년에 한번 치르는 연례행사가 되다 보니 형식적으로 개최하는 인식이 강하다"며 "한인교계는 전적으로 미국 VBS 프로그램에 의존하고 있다. 매년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고 교회마다 동일한 교재나 프로그램을 이용하기 때문에 VBS에 대한 연구나 콘텐츠 개발이 미미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작은 교회끼리 연합 VBS

반면 새로운 방식으로 어려움을 타개하려는 교회들의 움직임도 있다.

LA지역 주마음교회의 경우 자체적으로 VBS 프로그램을 개발, 작지만 알찬 VBS를 준비하고 있다. 주마음교회 관계자는 "여름방학이 되면 부모들이 자녀를 각 교회 VBS로 보내는데 매번 비슷한 콘텐츠가 반복된다. 몇 교회를 다니다 보면 아이들 입장에선 똑같은 걸 경험하게 된다"며 "우리는 다른 교회와 주제 또는 콘텐츠가 겹치지 않게 하려고 프로그램을 매년 따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전도협회에 따르면 재정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미자립교회끼리 연합으로 VBS를 개최하는 경우도 있다.

이옥희 전도사는 "아직 사례는 많이 없지만 최근에는 같은 지역내 3~4군데 미자립교회가 서로 힘을 합쳐 VBS를 개최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VBS가 의례적으로 진행되다 보니 재미나 흥미만 추구하다가 가장 중요한 '복음'을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본질을 잃지 않기 위한 노력도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VBS를 변형해 커뮤니티로 확대하는 경우도 있다. LA지역 세계선교교회는 8주간 여름학교를 개최한다. 1학년~8학년까지 학생들에게 영어, 수학, 한글, 역사 등을 비롯한 필드트립을 제공한다. 물론 예배와 성경공부 시간도 있다. 자원봉사 교사로는 지역사회 내 11학년~대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우리 교회 VBS로 오세요”

각 교회 VBS 일정 발표
연령별 눈높이 교육 제공


현재 각 교회들은 주보나 삽지 등을 통해 VBS 신청 접수와 일정 등을 공지하고 있다. <표 참조>

VBS는 교회에 등록된 신자만을 위한 행사는 아니다. 교회 출석을 하지 않더라도 VBS 등록은 누구나 가능하다. 이는 교회가 지역사회 및 타인종 커뮤니티와 가까워지는 계기가 된다.

VBS는 성경공부는 물론 각종 게임, 연극, 물놀이, 크래프트, 스포츠, 레크리에이션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각 교회 사정에 따라 다양한 순서가 마련되는데 보통 하루에 반나절 정도를 교회에서 보내게 된다.

교회마다 일정의 차이는 있지만 대개 2~3일 정도 열린다. 참가비도 5~30달러로 저렴하다.

VBS는 연령대로 세분화되어 맞춤 교육을 한다는 게 특징이다.

ANC온누리교회 제니퍼 주 전도사는 “1살 부터 6학년까지 VBS 프로그램이 나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좀 더 효과적이고 눈높이에 맞는 교육을 제공한다”며 “아이들도 그 안에서 나이에 따라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해의 폭이 다르기 때문에 연령대를 세분화 시키는 이유”라고 말했다.

올림픽장로교회 권태산 목사는 “어렸을 때 여름성경학교를 통해 얻었던 추억이 아직도 남아있다”며 “어른들의 눈으로만 보면 VBS가 부족한 게 많아보여도 아이들 시각에서는 좋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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