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칼럼]로마의 네로 황제와 북한의 김정은

유흥주 칼럼
한미자유연맹 이사장

한국 역사에서 살생부 하면 계유정난이 떠오른다. 계유정난은 1453년 수양대군이 황보인, 김종서 등 단종의 핵심 보좌 세력인 원로대신 수십명을 살해, 제거하고 왕위를 찬탈한 사건이다. 계유정난에서 수양대군의 책사 한명회가 조정 대신중 죽일자와 살릴 자의 이름을 가려 적은 목록이 살생부다. 이때 죽임을 당한 대신들의 직계가족도 16세 이상은 모두 교수형에 처해졌다. 수양 대군의 ‘피의 숙청’은 드라마에서보다 더 잔인했던 듯하다.

숙청은 반대파나 정적을 정치적으로 제거하는 정치행위의 일종이다. 숙청은 20세기 들어 형성된 다양한 전체주의가 정적을 체계적으로 제거한 것을 가르키기도 한다. 정적이나 반대파를 살해하는 방식의 숙청을 흔히 ‘피의 숙청’ 이라고 부른다. 대표적인 ‘피의 숙청’은 스탈린 치하의 소련과 마오쩌둥 시대 중공, 폴 포트 정권 치하의 캄보디아에서 자행 됐다.

미국 대통령 국가안보담당 보좌관 출신인 브렌진스키에 의하면 이들 숙청에서는 수천만 명이 실제로 살해당하거나 정치적인 죽임을 당했다고 했다. 김정은도 고모부 장성택을 역모자로 잡아 즉결 처형했고 70여 명의 주변 핵심 인물들을 처형했다고 정보 당국은 보고 있다.

처형 수법도 잔인무도하다. 수백명의 주민들을 모아놓고 대공기관총으로 쏴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하는가 하면, 화염방사기를 쏴 태워 없애기도 한다고 한다. 물론 공산독재국가에서 불평불만을 짓누르고 독재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잔혹한 처형은 불가피하다고 한다지만 중국의 마우쩌둥도 수 많은 인민들을 재판도 없이 처형했고 소련의 조셉 스탈린도 그랬다.



김정은은 집권 4년차에 접어들었는데 벌써 최측근 70여명을 처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의 고모부이고 로동당 행정부장 장성택, 리영호 인민 군총참모장, 한영철 인민무력부장, 마원춘 국방 위원회 설계국장 등이 처형되었다고 한다. 죄목으로는 반당·반혁명 종파행위, 김정은 앞에서 설렁설렁 박수치기, 김정은 연설중 조는 행위 등이라고 한다.
김정은의 잔혹한 처형 저의는 분명하다. 공포심을 조성해 나이 어린 자신을 녹록히 보지 못하고 절대 복종토록 하기 위해서 이다. 고모부도, 인민 군총참모장도, 인민무력 부장도, 김정은의 비위를 거스르면 즉각 처형된다는 공포분위기를 조성, 절대 복종 체제를 다지려는데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주민들 사이에 김정은에 대한 불만이 폭발적으로 확산될 때 급작스런 민중 봉기나 처형 대상으로 찍힌 핵심 측근에 의해 처단될 수도 있다.

네로 황제도 반란군에 의해 처형되었다. 네로의 최후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쳐들어오는 반란군의 말발급소리가 가까워지자 단도로 목을 찔러 자살하였다는 설이다. 다른 하나는 로마 원로원이 네로를 잡아 발가벗겨 시가지를 돌게 하겠다고 통보하자 네로는 교수형을 당하느니 자살하겠다며 칼을 빼 목을 찔렀으나 빗나갔다. 옆에 있던 최측근 에바브로가 칼로 목을 내리쳐 땅에 떨어뜨렸다. 이게 31세 폭군 네로황제의 최후였다.

폭군 네로 못지않게 주변 측근들을 처형한 31세 김정은에게도 네로 같은 최후의 순간이 다가설지 확언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폭악했던 네로를 비롯 21세기의 독재자 차우셰스쿠와 카다피도 주민들의 손에 의해 최후를 맞았음을 상기 할 필요가 있다. 독재자 김정은도 최후를 어떻게 맞이할지 주목의 대상이 되지 않을 수 없다.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