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꼬물거리는 Grunion<그러니언> 잡아 바삭하게 튀겨볼까

2일 오후 8시30분 단단하게 옷을 챙겨 입었다. 아이스박스도 하나 차에 실었다. 그러니언(Grunion)이 많이 잡히면 아이스박스에 담아올 계획이었다. 가는 길에 월마트에 잠시 들러 낚시 라이선스도 구입했다. 하루 15.12달러다.

목적지는 실비치(Seal Beach). 가주수렵국에 올라온 그러니언 출몰시간이 밤 9시35분부터니 서둘러 차를 몰았다. 9시 40분, 실비치에 도착했다. 인적이 드물다. 그러니언은 빛이 많고 시끄러운 곳을 피한다고 했으니 적당한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양동이 하나와 플래시 하나를 들고 모래사장으로 들어갔다. 30분 정도 해변 이쪽저쪽 거닐며 살펴보는데 전혀 기미가 없다. 안되겠다 싶어 늦기 전에 자리를 옮기기로 결정했다. 헌팅턴비치다. 실비치에서 남쪽으로 15분 정도 가니 헌팅턴비치에 도착했다. 낮에는 나름 벅적한 곳이지만 밤이라 역시 사람이 많지는 않다. 다시 그러니언의 흔적을 찾아 해변을 거닐었다. 차게 느껴지던 밤바람이 시원하게 다가왔다. 그렇게 1시간여. 끝내 그러니언은 나타나지 않았다. 실패다.

캘리포니아 여름밤의 색다른 재미 그러니언(Grunion) 잡이 시즌이 시작됐다. 관찰만 할 수 있는 4월과 5월이 끝나고 6월부터는 직접 잡을 수 있다.

그러니언 잡이가 재미를 더하는 것은 아무런 낚시도구 없이도 쉽게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린 자녀와 함께 여름밤의 더위도 식힐 겸 그러니언 잡이 나들이를 나서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러니언의 인기에 카브리요 해양박물관은 매년 이맘때면 그러니언 이벤트를 진행한다. 그러니언에 대해 배우고 직접 잡아 볼 수 있는 행사다. 날짜는 4일(오늘 오후 10시50분) 18일(오후 11시) 그리고 7월 17일(오후 10시40분)이다. 등록비는 5달러. 낚시 라이선스는 따로 구입해야 한다. 하지만 16세 미만은 라이선스 없이도 잡을 수 있다. ▶카브리요 해양박물관 주소는 3720 Stephen M. White Drive San Pedro. ▶문의:(310)548-7562 . www.cabrillomarineaquarium.org

하지만 산란 예측시기에 맞춰 나간다고 해도 꼭 잡을 수 있는 건 아니다. 날짜에 따라 또는 장소에 따라 못 잡을 수도 있다. 복불복이다. 그러니언만 잡겠다며 해변을 찾았다가는 실망을 하고 돌아올 수 있다. 가족과 함께 밤 나들이 나왔다 생각하고 나서는 것이 마음 편하다. 캘리포니아의 밤바다는 그러니언 없이도 매력적이다.

Q&A로 보는 그러니언 잡이

-그러니언을 잡을 수 있는 시기가 따로 있나.

그러니언의 산란기는 3월부터 8월까지다. 가장 활발한 산란기인 4과 5월에는 가주수렵국에서 관찰만을 허가하고 있다. 잡아서는 안 된다. 나머지 달에는 언제든지 잡을 수 있다. 7월과 8월보다는 6월에 더 활발하게 산란을 하니 가볼 계획이라면 6월이 더 확률이 높다.

-산란달에는 아무 때나 가면 잡을 수 있나.

아니다. 그러니언은 알을 낳기 위해 특정 날짜.시간에 해변을 찾는다. 가주수렵국에 따르면 우선 초승달과 보름달이 시작되는 다음날부터 나흘 동안만 출현하는데 나흘 중에서도 둘째와 셋째 날에 산란을 할 확률이 더 높다. 시간대는 만조가 되는 9시~12시 사이 밤시간대로 2시간 정도다.

표 참조

-그러니언이 많이 나오는 장소가 따로 있나.

따로 정해진 곳은 없다. 모로베이 피스모 샌타바버러 말리부 베니스 허모사 카브리요 롱비치 실비치 헌팅턴 뉴포트 코로나델마 라호야 비치 등 남가주 해변 전역에 걸쳐 출현한다. 다만 그러니언은 빛과 소음에 민감하기 때문에 해변 중에서는 조용하고 불빛이 없는 한적한 곳을 찾는 것이 좋다. 해변에서도 가장자리가 확률이 높다.

-도구가 필요한가.

손으로만 잡을 수 있다. 그물 등의 도구를 사용할 수 없다. 또 모래사장에 웅덩이를 파는 식으로 함정을 만드는 것도 안 된다. 필요한 도구는 잡은 그러니언을 담을 수 있는 양동이와 플래시 하나면 족하다. 밤바람이 찰 수 있으니 두터운 옷이나 담요 그리고 기다릴 때 쓸 돗자리나 의자를 가져오면 편하다.

-잡는 마릿수 제한이 있나.

없다. 원하는 만큼 잡을 수 있다.

-낚시 라이선스가 있어야 하나.

그렇다. 하지만 16세 이상부터다. 15세 이하는 라이선스 없이 잡아도 된다.

-라이선스 가격은 얼마이고 어디서 구입할 수 있나.

라이선스는 월마트 빅5 스포츠 스포츠 샬레 스포츠 어소러티 낚시 전문점 등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가격은 1일 15.12달러다. 연간 라이선스는 캘리포니아주민에 한해 47.01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65세 이상의 저소득층은 6.95달러면 연간 라이선스를 살 수 있다. 하지만 먼저 자격 인증을 받아야 하고 낚시 라이선스 세일즈 오피스에서만 구입이 가능하다. 오피스 위치는 사이트(www.wildlife.ca.gov/Explore/Organization/LRB) 참고.

-무료 낚시의 날은 언제인가.

7월 4일과 9월 5일이다. 마침 7월 4일은 그러니언의 산란날짜와 일치한다. 하지만 이날은 독립기념일 연휴이기 때문에 해변마다 인파가 몰려 사실상 조용한 해변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러니언은

한국에서는 '색줄멸'이라고 불리는 그러니언은 색줄멸목에 속하는 조기어류 과의 바닷물고기다. 몸길이는 약 5~6인치 정도로 새끼 정어리와 비슷하게 생겼다. 등 쪽은 암청색이고 옆구리와 배는 은백색이다. 옆구리에 넓고 푸른빛을 띤 은백색의 세로띠가 한 줄 있다. 비늘은 몸에 착 달라붙어 있고 비늘의 둘레 언저리에 무딘 톱니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니언 한마리는 1600~3600개의 알을 낳는데 산란을 위해 짧게는 30초에서 길게는 수 분을 모래사장에 올라와 머문다.

맛있는 그러니언 레시피

그러니언을 잡았다면 이제는 맛있게 요리해 먹을 차례다. 사실 한인들에게는 생소한 생선이어서 잡았다고 해도 어떻게 요리 해먹을 수 있는지 고민스러울 수 있다. 대개는 내장과 머리와 꼬리를 제거한 후 밀가루와 계란 옥수수 가루를 묻혀 바삭하게 튀겨 먹는다. 이때 시큼한 샐러드를 함께 곁들여 먹으면 맛있다. 또 버터나 올리브 오일을 바른 후 뜨거운 불에 짧은 시간 동안 구워도 맛있다. 이후 레몬즙을 뿌리고 오레가노를 곁들여 먹는다. 색다른 요리를 해 먹어보고 싶다면 황유진 요리전문가( www.thepatioyujin.com)가 제안하는 생선 부리토를 추천한다.

재료: 가시 발린 그러니언 생선살 2컵 올리브유 1T 타코가루 1t 후추 1/8t 마늘가루 1/8t 채를 썬 치즈 1/2컵 다진 양파 1/4C 다진파 2T.

요리법: 가시 발린 생선살은 팬에 오일을 두르고 볶다가 한쪽으로 밀치고 양파와 쪽파 다진 것을 넣고 볶다가 가루 양념으로 마무리한다. 부리토가 싫다면 대신 덮밥처럼 밥 위에 올려 먹어도 맛있다.

오수연 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