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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이탈리아 여행 피렌체의 산타 크로체 성당

곽노은
미켈란젤로 등 유명인사가 묻힌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묘지

이탈리아 피렌체에는 거룩한 성당이 하나 있다. 수 많은 유명인사들이 묻혀 있다는 산타 크로체 성당(Basilica di Santa Croce)이다. 성당 앞으로는 피렌체가 자랑하는 인물 단테 알리기에리의 동상이 서 있다. 원래 단테의 동상은 산타 크로체 광장 중앙에 있었지만 1966년 홍수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이곳에서는 오페라가 열리고 축제가 시작되며 겨울에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서기도 한다. 시민들은 벤치에 앉아 이야기 꽃을 피우기도 하고 광장을 가로 질러 걷기도 한다.

미켈란젤로도 한 때 광장 앞 골목길에 살던 적이 있었다. 그도 이 광장 앞을 수도 없이 다녔을 것이다. 그런 그가 묻힌 곳도 바로 산타 크로체 성당이다. 산타 크로체는 이탈리아어로 ‘거룩한 십자가’라는 뜻이다.

산타 크로체 성당의 시작은 성인 프란치스코에 의해서 였다. 성 프란치스코가 피렌체를 처음 방문한 것은 1209년이라고 한다. 그가 선종하자 도미니쿠스회는 1246년 피렌체 서쪽으로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을 지었다. 그러자 프란치스코회가 반대편인 동쪽으로 산타 크로체 성당을 건축한 것이다. 두 성당 사이에는 1296~1469년 사이에 완공한 두오모가 자리 잡고 있다. 산타 크로체의 건축도 1294년부터 시작해 1443년까지 계속됐으나 파사드는 완성되지 못했다. 파사드는 1863년, 니콜로 마타스가 세라베차, 볼게리, 프라토. 피사, 시에나, 아스치아노, 이집트 등에서 들여 온 대리석으로 완공시켰다. 그는 파사드 꼭대기에는 성당의 상징인 거룩한 십자가를 두 천사가 받들고 있는 모습으로 완성시켰다. 그리고 아래 중앙에는 거대한 다윗의 별을 장식해 놓았다. 자신이 유대인이었다는 사실을 만방에 공표한 것이다. 1872년 74세를 일기로 마타스가 세상을 떠나자 그의 시신도 이곳에 묻혔다.

입장료 6유로를 지불하고 안으로 들어 가니 바닥과 벽면에 묘가 설치된 거대한 본당이 나온다. 중앙제단을 마주 보고 있는 오른쪽으로는 성 프란치스코의 생애를 조각한 마이아노의 설교단이 세워져 있다. 영화 ‘전망 좋은 방’에서 주인공 루시가 처음 방문한 곳도 바로 산타 크로체 성당이다. 영화는 단테의 묘와 페루치 예배당 등 교회 내부를 상당 시간 할애하며 아름답게 보여주었다. 성당의 내부는 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널찍했는데 밝은 기운이 본당 전체를 감싸고 있었다. 빛의 대부분은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들어 오는 것이었는데 아그놀로 브론치노와 그의 공방에서 제작한 것이다. 중세 교회의 예배당은 예배드리는 장소의 역활과 죽은 자들의 마지막 안식처 역활을 함께 했다. 처음에는 카타콤, 그러다가 발전한 것이 교회 내부의 벽과 바닥에 묘를 설치하는 것이었다. 산타 크로체도 처음에는 몇 개의 묘로 시작됐다고 한다.

지금은 내부의 벽과 바닥에 모두 276기 유명인들의 묘가 안치돼 있다. 이곳에는 또한 19개의 작은 예배당이 있는데 유명한 곳은 파치, 페루치, 바론첼리, 바르디 예배당이다.

파치 예배당은 브루넬레스키가 1430년에 설계한 것으로 돔형으로 지은 예배당이다. 바르디 예배당은 바르디 가문의 후원 아래 조토(Giotto)가 프레스코화로 장식한 6개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그 중에 가장 유명한 것은 왼쪽 아래벽을 장식한 ‘성 프란치스코의 죽음’이다. 페루치 예배당 또한 조토가 그린 사도 요한과 세례자 요한의 프레스코화로 장식돼 있다. 바론첼리 예배당에도 조토가 1365년에 제작한 성모의 대관이 설치돼 있다. 도나텔로의 작품으로는 툴루즈의 성 루이스, 목재 십자가상, 도금된 석회 부조 수태고지가 있다.

오페라 박물관에는 조토의 제자 가디가 그린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님’, 1966년 홍수로 인해 크게 손상된 치마부에(Cimabue)의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가 걸려 있다. 당시 최고의 피해지는 산타 크로체 지역이었는데 22피트 높이까지 물이 넘쳤다고 한다. 홍수 피해로 사망한 피렌체 시민은 모두 101명이었다.

산타 크로체 성당에 안치돼 있는 유명인사들은 다음과 같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묘), 단테 알리기에리(가묘),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갈릴레오 갈릴레이, 조아키노 로시니, 레오나르도 브루니, 로렌초 기베르티, 지노 카포니, 카를로 마르수피니, 니콜로 마키아벨리, 우고 포스콜로, 에우제니오 발산티, 지오반니 젠틸레, 비토리오 포솜부로니,

엔리코 페르미, 굴리엘모 마르코니, 카를로 보타, 죠반니 니콜리니, 마리 줄리 보나파르트, 샤를로트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이렇듯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위인들이 잠들어 있는 산타 크로체 성당.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묘라 해도 결코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단테의 가묘와 동상은 있지만, 그의 시신이 없는 것이다. 단테는 피렌체에서 태어나 정치인으로 활동하다 영구추방, 화형선고를 받은 비운의 시성(詩聖)이다. 하지만 그는 고독한 방랑의 기간동안 ‘신곡’이라고 하는 중세의 모든 학문을 총괄하는 대서사시를 완성시켰다. 단테는 1321년 9월 라벤나에서 숨을 거두었으며 그의 시신은 라벤나에 묻혀 있다. 단테가 숨진 이후 그의 위대성을 깨달은 피렌체 시는 유골 반환을 라벤나에 여러번 요구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그래도 그의 유골이 돌아올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던 산타 크로체는 1829년 그의 가묘를 만들었다. 과연, 단테는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고향으로 돌아 오게 될까?

글·사진: 곽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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