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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 집중조명<8>킹 앤 아이(왕과 나.The King and I)…"쉘 위 댄스?"

토니상 9개 부문 후보 오른 화제작
19세기 시암 왕국과 영국 가정교사 이야기

1862년 19세기 후반으로 치달으며 서구 열강 제국주의가 절정을 향해 달려가던 때. 장소는 지금의 태국인 시암 왕국. 시암 왕은 물밀 듯 밀려오는 서구 열강의 틈바구니 속에서 왕국의 근대화를 두고 고민하는 꽤나 복잡한 상황과 처지에 놓여있는 상황이다. 이 때 시암 왕은 '안나'라는 영국인 가정 교사를 왕궁으로 초대해 자녀들의 영어 교육을 책임지도록 한다. 수많은 부인을 거느리고 있는 시암 왕은 처음부터 자신에게 당당하게 '집'을 요구하는 안나가 괘씸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흥미를 느낀다. 안나 또한 시암 왕국을 이끌어가려는 왕의 노력을 이해하게 되면서 마음이 점차 열린다.

'왕과 나' 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배우는 영화 속 율 브린너와 데보라 커. 브로드웨이 팬들에게는 아무래도 1951년 초연 당시 연기했던 거트루드 로렌스와 율 브린너의 조합이 기억에 더 선명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제 21세기에 사는 젊은 세대에겐 켄 와타나베와 켈리 오하라가 각각 시암 왕과 안나로 각인되진 않을 지 예상해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작품은 '왕과 나'라는 고전에 충실하면서 현대적 감각을 세련되게 옷 입힌 수작이다. 곳곳에 연출가의 셈세한 손길이 묻어나는 걸 느낄 수 있으며 배우들의 연기 또한 디테일이 빼어나다.

배우들의 명연기

'안나'를 켈리 오하라가 연기한다는 소식이 들려왔을 때 아마 대부분 고개를 끄덕였을 것이다. 이미 브로드웨이에서 수차례 검증된 인기 뮤지컬 스타.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캐스팅이 있을까. 문제는 '시암 왕' 역할이었다. 영화와 오리지널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연기한 율 브린너의 이미지가 워낙 강했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역할은 일본인 배우 켄 와타나베에게 돌아갔다. 사실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 '인셉션' 등 스크린에서 활약하는 배우이기에 의외의 선택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막상 커튼을 걷어보니 안정적인 안나와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열정의 시암 왕 둘의 조합은 신선했고 에너지가 넘쳤다.

작품은 위에서 언급한 안나와 시암 왕의 이야기에다가 텁팀과 레이디 티앙의 이야기를 함께 엮어 관객을 이끌어간다. 버마 왕이 공물로 바쳐온 텁팀은 서구 문물의 영향을 받아 영어도 잘 하고 특히나 '사랑'에 깨어있는 인물이다. 자신을 호위해서 함께 시암 왕국으로 온 룬타와 사랑에 빠진 텁팀은 이 작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레이디 티앙의 경우 시암 왕의 수많은 부인 중 '가장 높은' 부인이다. 안나에게 적절한 때에 조언도 해주고 뒤에서 묵묵히 왕을 위하는 여성이다. 텁팀은 한인 배우 애슐리 박씨가 레이디 티앙은 한인 혼혈 배우 루시 앤 마일스가 연기한다. 탄탄한 노래 실력과 연기력이 뒷받침 되어 둘은 극을 힘차게 이끌어간다.

극 전개될수록 자라는 호감

시암 왕과 안나의 관점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남자와 여자를 바라보는 시각에 있어 시암 왕은 '꿀벌과 꽃'으로 해석한다. 꽃은 한 꿀벌에게 꿀을 다 내어주지만 꿀벌은 이 꽃에서 저 꽃으로 자유롭게 노닌다는 것. 그게 왕이라고 못을 박는다. 안나의 대답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사랑하는 사이라면 그 누가 됐든지간에 서로를 왕으로 왕비로 만들어준다고 말한다.

시암 왕과 안나의 첫 만남이 서로 경계하고 계약을 따지는 다소 냉랭한 분위기였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을 통해 유머를 통해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게 되면서 점차 부드러워진다. 캐릭터 사이의 호감도 커지고 작품을 향한 관객들의 호감도 자라난다.

군데군데 들어간 '코믹' 코드가 관객들을 미소짓게 만드는 것 또한 이 작품의 매력이다. 처음 만나자마자 '몇살이냐'라고 묻는 시암 왕에게 안나는 '153살'이라고 대답하는 것 하며 이내 '그럼 몇 년에 태어난거냐'라고 묻는 둘의 대화에 피식 웃음짓게 된다. 시암 왕의 자녀 67명 중 안나의 교육을 받을 아이들이 와서 하나하나 인사하는 장면을 비롯해 위트 있는 대사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장면이 전개되면서 캐릭터들의 영어 실력이 조금씩 자라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만큼 세심하게 연출한 것. 무대 또한 주목할 만하다. 왕실의 웅장함을 더하기 위해 깊이 있게 만든 무대 하며 무대를 꽉 채우기도 하고 간결하게 비우기도 하면서 모든 공간을 최대한 활용한 점이 눈에 띈다.

이 장면을 눈여겨 보세요

I Whistle a Happy Tune=공연의 시작을 알리는 첫 곡. 시암 왕국 상륙을 앞두고 두려워하는 아들 루이스를 달래기 위해 안나(켈리 오하라)가 부르는 곡이다.무대를 뒤덮으며 관객 앞으로 다가오는 큰 여객선이 관객을 압도하는 장면.

Getting to Know You=안나와 시암 왕의 자녀들이 점점 더 가까워진 모습을 사랑스럽게 표현한 장면이다. 관객도 함께 흥얼거리며 따라부르기에 좋은 노래가 하이라이트인 장면.

Something Wonderful=안나를 설득하기 위한 레이디 티앙의 진심이 담긴 노래. 캐릭터를 맡은 한인 혼혈 배우 루시 앤 마일스가 박수 갈채를 받는 장면. 안나가 이해할 수 없는 나름의 방식으로 왕을 사랑하는 마음을 진솔하게 연기한다.

The Small House of Uncle Thomas=영국 대사들을 위해 파티를 연 시암 왕. 이들 앞에서 텁팀의 지도 아래 각색된 연극이 펼쳐진다. 미국 소설인 '톰 아저씨의 오두막집'을 태국 입맛에 맞게 꾸민 이 장면만으로도 하나의 연극 공연이 되기에 충분하다.

Shall We Dance?=이 작품의 하이라이트 가장 대표적인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에너지 넘치는 두 주연 배우의 폴카 댄스가 멋드러진다. 폴카 스텝에 맞춰 날 듯이 온 무대를 휘저으며 춤 추는 장면이 뇌리에 깊에 박힌다.

공연정보

공연장: 링컨센터시어터(Lincoln Center Theater.150 W 65th St) ▶일반 티켓: 182달러(오케스트라 기준) ▶할인 티켓: 156달러(www.ohshow.net 212-842-9311 한국어 가능) 링크틱스(Linctix.21~35세 32달러.가입 후 이용 가능) ▶웹사이트: www.lct.org/shows/king-and-i

이주사랑 기자

lee.jussara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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