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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상처입은 치유자

전종준

남에게 상처를 주거나 받은 사람은 모두가 다 불행해 질 수 밖에 없다. 상담을 통해 상처를 치유하는 워싱턴 가정상담소 모니카 리 상담사를 만났다. 차분한 말투와 온유한 그녀의 인상에서부터 마음을 열어 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느낌이다.

원래 그녀는 상담을 하는 사람이 아닌 상담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나름대로는 열심히 일하고 남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모범생같은 삶을 살고 있다고 자부한 그녀였다. 그러던 어느 날, 뜻하지 않은 일로 오랫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하던 사람과 관계가 깨어지는 아픔을 경험했다. 그 충격으로 그녀에게 찾아온 절망감은 컸다.

깊은 우울감이 그녀를 흔들면서 그녀는 이것이 무엇일까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녀는 그녀 자신을 깊이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그녀는 지금까지 사람들과 쌓아온 관계속에서 남을 배려하기 보다는 자신이 상대방에게 인정받고 싶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었음을 보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인정을 받지 못했을 때는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는 마음때문에 상대방이 섭섭하고 절망감까지 오게 되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짧은 인생에 언제까지나 인정 중독증에 갇혀 살고 싶지않다는 생각에 멘토를 찾아다니고 책을 읽으며 혼자 벗어나 보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마음이 회복되고 상담학을 공부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문적으로 공부해서 자신과 같이 힘든 사람에게 힘이 되고 싶었던 것이다.

상처입은 치유자(Wounded Healer)라는 말이 있다. 즉 상처를 받은 사람만이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녀의 상처가 그 누군가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면 기꺼이 해보고 싶었다. 상담학은 공부하는 과정에 자기 자신을 치유하는 과정이 있다고 한다. 자신의 과거를 꺼내어 상처받은 기억을 되살리고 회복시키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나부터 치유받고 회복되어야 남을 치유할 수 있다는 원리이다. 또한 ‘상담은 거울이다’라는 말이 있다. 상담사가 먼저 옳바른 가치관과 생활관을 가지고 있어야만 건강한 상담사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공부를 끝내고 그녀는 회복이 필요한 한인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 많은 문제가 한인사회에 있음을 보게 되었다. 부모와 자녀의 문제, 부부간의 문제, 고부간의 문제 등 어려운 이민 생활 가운데서 더 많은 짐으로 그들에게 다가오는 관계의 문제가 있는 것이다. 관계라는 것은 주로 서로 가치관의 차이, 문화의 차이 그리고 언어의 장벽으로부터 발생하는 것이다. 우리 한국문화는 주로 함께 좁은 공간에서 생활하고 남의 일에 참견하며 한 그릇에 숫가락이 여러개 들어가는 문화다. 그러나 미국은 남의 사생활을 보호하고 어느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고 지켜주는 것이 기본인 나라다.

그러다보니 집에서는 경계없이 마구 쳐들어오는 부모, 부부사이의 관계가 있고 집 밖을 나서면 경계를 요구하는 삶에 혼란에 빠지게 된다. 상담을 원하는 많은 사람들이 주로 학교에서 보내주는 청소년인데 학업으로부터의 스트레스, 부모와의 갈등으로 다섯명 중 하나는 갈등을 겪고 있다고 한다. 그들에게 문화의 차이를 이해시키고 언어의 장벽으로 대화가 단절되어 있는 부모와의 관계를 회복시키려 애쓰고 있는 상담사가 있다는 사실이 고마웠다.

우리는 모두가 다르다. 서로 다른 부모의 DNA 를 가지고 태어났으며 주위 환경도 달라 각 개인이 성장하며 만들어지는 성격체가 다르다. 서로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면 회복이 쉽다. 내가 모르는 어떤 환경이 상대방의 오늘을 만들었다고 이해하고 마음을 여는 것 또한 중요하다. 너무 늦게 의사를 찾으면 병을 고치기 어렵듯이 마음의 상처를 오래 갖고 있지 말고 가까운 곳에서 전문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나 중심에서 너 중심으로 생각을 옮기는 유띵킹으로 치유와 힐링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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