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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 횡단 마라토너 강명구씨, 114일만에 DC도착

“고통스런 사막 달릴 때 가족 떠올라 눈물”
총 거리 3150마일, 목적지 NY까지 250마일 남아
베드 버그, 사막 길, 산짐승 등 각종 난관 이겨내

지난 2월 1일 캘리포니아주 LA를 출발, 뉴욕까지 대륙 횡단 마라톤에 도전하는 강명구(57)씨가 114일만인 25일 워싱턴 DC에 도착했다. 그는 약 3150마일(약 5040km) 거리를 아시아계 최초로 조력자 없이 단독으로 달려 화제가 되고 있다. 강명구씨는 목적지인 뉴욕 맨해튼의 유엔 본부까지 약 250마일을 남겨두고 있다.

그는 텐트와 취사도구 등 캠핑 장비와 생필품을 유모차에 싣고 달렸다. 유모차 무게만 약 100파운드에 달한다. 강 씨는 하루에 많게는 39마일, 적게는 15마일씩 매일 평균 25마일을 달렸다. 정식 마라톤 거리가 26.2마일인 것을 감안하면 매일 마라톤 풀코스를 소화하고 있는 셈이다.

그는 “수명 100세 시대이다. 하지만 주변에 은퇴하는 친구들을 보고, 또 나도 운영하던 사업체를 정리하자 나 자신을 위해 무언가를 해보고 싶었다”고 도전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처음에는 짐 가방에 책이랑 낚싯대, 아내가 싸준 커피 등을 잔뜩 챙겼다. 하루에 길게 달려 봤자 5~6시간 달릴 텐데 남는 시간 동안 독서와 낚시를 통해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 했다”며 “하지만 출발하고 한 주가 안 돼서 모두 버렸다. 유모차에 싣고 산길을 오르는 데 이건 못할 짓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와 네바다의 사막을 통과할 때는 휴대전화의 네비게이션도 잘 작동하지 않아 고생했으며 밤 중 산짐승을 만나는 등 위험한 상황도 있었다. 돈을 절약하고자 저렴한 모텔에서 숙박하다 베드버그(빈대)에 물려 고생했으며 침대 밑에서 쥐가 돌아다니는 건 부지기수였다.

강명구씨는 “나는 가정적인 사람이 아닌데 어머니와 아내 생각이 나고 그냥 이유 없이 눈물이 났다. 척박한 사막을 달리는데 가족의 중요함을 알게 되는 등 마음은 비옥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중간중간 도움을 준 사람들과 만났던 사람들이 큰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출발한 지 3일째 되던 날 캘리포니아 사막에서 길을 잃었다. 그러다가 한 미국 사람이 나를 발견해 길을 안내하고 하룻밤을 자기 집에서 자게 해줬다”며 “알고 보니 그 사람은 캘리포니아 교통국에서 일하는 55세 남성이었다. 그 후로 한 주 동안 물과 식량이 떨어졌을까 걱정해 직접 내가 달리는 곳으로 찾아와 전달해 줬다. 유모차 타이어 바람이 빠졌을 때도 직접 타이어를 사 들고 와줬다”고 전했다.

그는 휴게소나 주유소 등에서 트럭 운전사를 비롯해 차를 타고 대륙 횡단에 나서는 가족, 또는 자전거나 말을 타고 횡단에 나서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고 한다. 강명구씨는 “다른 사람들은 나보다 훨씬 빠른 시간 안에 횡단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두 발에만 의지하는 나에게 존경심을 표했다”며 “현대 문명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속도와 효율성을 중요시하지만 나 같이 느리고 원시적인 방법에도 가치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지역을 묻자 그는 “차로 다닐 때는 보이지 않았던 작은 것들을 볼 수 있었다. 사막은 사막대로 산은 산대로 좋았다. 지난 2월부터 봄과 여름, 겨울을 모두 겪었다”며 “그래도 가장 경치가 좋은 곳을 꼽자면 테네시와 버지니아주인 것 같다”고 답했다.

워싱턴 도착으로 단독 횡단에 성공하고 마지막 목적지만을 남겨놓은 그는 횡단에 도전하는 마라토너들에게 “무모한 도전일 수도 있다. 생각처럼 낭만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나 자신과 나의 한계를 시험해 보고 싶은 사람들은 꼭 도전해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뉴욕까지 약 250마일, 그는 긴 여정의 끝까지 약 10일을 앞두고 있다. 그는 횡단 중 쉬는 시간마다 느낀 점 등을 기록해 뉴욕 중앙일보에 ‘삶의 뜨락에서: 대륙횡단 마라톤 일기’라는 칼럼을 연재해 왔다. 강 씨는 “연재했던 글들을 정리해 책을 내는 게 다음 목표”라고 밝혔다. 그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김영남 기자
kim.youngnam@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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