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국내 무대서 7년 간 1269이닝 던져 MLB 강타자 만나 전력투구로 무리
일본 출신 다나카·다루빗슈도 부상
사실 류현진의 자기관리에 대해 훌륭한 점수를 주기 어렵다. 그는 술과 담배를 즐긴다. 2013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14승을 거두며 성공한 직후 수많은 광고와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한 것도 사실이다.
2013년 2월 다저스 스프링캠프에 처음 참가했을 때부터 류현진의 자기관리가 논란이 됐다. 러닝훈련 때 그가 하위권으로 처지자 다저스 담당 베테랑 기자 켄 거닉은 '류현진이 다이어트를 위해 햄버거를 더 이상 먹지 않겠다고 했다. 이젠 담배를 끊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기사를 썼다. 당시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도 류현진의 몸상태에 대해 탐탁하게 생각지 않았다.
류현진은 뛰어난 실력으로 논란을 잠재웠다. 워낙 부드러운 투구폼을 갖고 있는 데다, 컨트롤이 좋아 2년간 28승(15패, 평균자책점 3.17)을 거뒀다. 훈련량이 적어도 성과는 확실히 낸다는 걸 입증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후반 류현진이 부상에 시달리자 국내 여론은 싸늘해졌다. 담배를 피우면 부상 회복이 미세하게 더뎌질 수 있다. 그러나 흡연이 어깨 부상을 일으키는 직접적 원인이 아닌데도 팬들은 통증 원인을 담배에서 찾았다.
류현진은 19세였던 2006년 프로에 데뷔하자마자 한화의 에이스 역할을 맡으며 7년간 1269이닝을 책임졌다. 최동원·선동열 등 1980년대 투수들이 던졌던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2006·2010 아시안게임, 2008 베이징올림픽,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등 국제대회 때마다 그가 에이스로 나섰다. 아무리 강한 몸과 유연한 투구폼을 가졌다고 해도 버티기 힘든 강행군이었다.
류현진은 한국에서 80% 정도의 힘으로 견뎠다. 등판일 사이의 불펜피칭을 생략했고, 다른 투수들보다 하루 더 쉬며 힘을 아꼈다. 주자가 없을 때는 시속 140㎞ 초반의 공으로 승부하는 여유도 있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강타자를 상대로 그럴 여유는 없었다.
20대 초반부터 무리한 데다 지난 2년간 전력피칭을 계속한 끝에 부상을 입었다. 일본에서 '고무팔'로 통했던 다루빗슈 유(29·텍사스 레인저스)와 다나카 마사히로(27·뉴욕 양키스)도 메이저리그 진출 후 부상을 피하지 못했다.
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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