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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온수기로 암 치료' … 뻥튀기 맹신 말라

현란한 과장 문구에 속지 말아야
공산품 의료기기로 둔갑시키기도

부작용 발생할 가능성 있어 주의
전문의에게 상의하고 사용해야
몸 상태 봐가면서 강도 조절할 것
임신 초기에는 열 치료 금기해야


의료기기를 구입해 집에서 간편히 건강을 관리하는 '셀프 메디케이션' 시대가 열렸다. 시중에는 혈압·혈당 측정기나 찜질기뿐 아니라 여드름·탈모·불면증·다한증·생리통 치료기, 이온수기까지 각양각색의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가정용 의료기기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편리하지만 구입·사용 방법이 올바르지 못하면 외려 건강에 해를 입힌다.

이민영 기자

강한수(80·가명)씨는 집에서 사용하는 불면증 치료기를 구입했다가 잠이 더 오지 않는 부작용을 겪었다. 제품은 미세전류로 뇌를 자극해 불면 증상을 개선하는 전기자극 치료기였다.

강씨는 "광고에서는 부작용이 없다고 했는데 사용해 보니 전기자극이 뇌를 더 자극해 잠이 오지 않았고 얼굴이 붉게 타오르면서 혈압이 올라가 맥박까지 빨라졌다"고 호소했다.

집에서 사용하는 의료기기는 질병을 예방·치료하거나 증상을 완화하는 목적으로 사용한다. 문제는 일부 의료기기 업체에서 과대광고로 소비자를 속인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것이 성기능 개선 의료기기다. '성기 내 혈액 유입 장애를 개선하기 위해 의사의 처방과 지도 아래 사용하는 기구', '성기동맥혈류 충전기'라는 이 제품은 "노인도 사용 즉시 2~3분이면 30분 이상 발기한다"고 과대광고를 하기도 했다. '근육통 완화' 사용으로 허가받은 '개인용 저주파자극기'는 적응증을 확대해 '위궤양·위염·고혈압·변비에 효과가 있다'고 광고한다. 또 알칼리수를 만드는 이온수기를 선전하면서 '각종 암과 아토피가 치료된다'고 허위광고를 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소비자가 피해를 예방하려면 우선 현란하고 과장된 문구에 속지 않아야 한다. '부작용이 전혀 없다'거나 '효과가 없으면 100% 환불을 보장'한다는 광고 문구도 여기에 해당된다.

사용 전후를 비교하는 사진으로 치료 효과를 무조건 보장하거나 체험후기를 나열한 광고, 한 번에 여러 질병을 낫게 한다는 광고도 신뢰성이 떨어진다. 의료기기 사용에 따른 사람의 신체 현상은 제각각 다르기 때문에 측정이 어렵다.

공산품을 의료기기로 둔갑시키는 광고도 많다. 베개의 효과를 '목디스크·일자목·어깨결림 개선'으로 광고하거나 침대가 마치 불면증 치료에 효과적인 것처럼 광고하는 경우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선 제품의 외부 포장에 기재된 허가사항을 확인해야 한다.

같은 원리의 기기라도 공산품과 의료기기로 나뉘는 제품이 있다. 예컨대 '파라핀 욕조'는 보습이 목적인 미용기기와 통증 완화가 목적인 의료기기로 나뉜다.

의료기기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제조자가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 판매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피부 보습이 목적인 파라핀 욕조는 식약처로부터 의료기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근골격계의 통증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의료기기로 분류된다. 의료기기로 허가받은 파라핀 욕조는 일정한 온도에 다다르면 전기가 차단돼 화상을 예방하는 안전장치가 있다. 의료기기는 각각의 특성에 맞는 까다로운 시험규격을 통과해야 허가가 나므로 좀 더 안전하다.

김정선(65·가명)씨는 얼마전 혈액순환을 도와준다는 판매원의 말에 저주파·온열 기능이 있는 의료기기를 2500달러에 구입했다. 그런데 저주파 자극판에 발을 디디고 스위치를 켠 순간 '찌릿'하고 감전되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설명서를 보니 의사의 처방과 지도에 따라 사용하는 기기라고 적혀 있었다.

의료기기는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4등급으로 나뉜다. 1, 2등급은 인체에 위험성이 낮고 고장이 나도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 혈압계·체온계·혈당측정기가 여기에 속한다. 3, 4등급은 잘못 사용하면 인체에 위험성이 높은 의료기기로 중추신경계나 혈관계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의료기기다.

3, 4등급의 의료기기를 사용하거나 치료가 목적이라면 의사의 진단·처방을 먼저 받고 의료기기를 구입·사용한다.

불면증을 예로 들면 우울·불안이나 약물 부작용 같은 다양한 원인이 있으므로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우선순위다. 환자의 건강 상태를 반영한 의사 처방에 따라 불면증 치료기를 사용해야 한다.

피부미용 의료기기를 가정에서 쓸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피부의 특성은 각기 다른데 광고만 믿고 자신에게 맞지 않는 기기를 사용하다 부작용을 겪는 사례가 많다. 따라서 피부과 의료기기는 피부과 전문의와 상담해 자신의 피부 상태를 파악하고 구입·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한방 의료기기를 쓸 때도 마찬가지다. 집에서 뜸 치료를 하려면 처음에는 한의사의 지도를 받아 자신에게 맞는 적정 횟수·시간을 지켜 한의사가 표시한 곳에 뜸을 뜬다. 전문가들은 "사마귀를 치료하고 소화불량을 완화하려고 뜸을 뜨다 화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며 "대부분 과한 횟수·시간으로 사용한 경우"라고 말했다.

신체 상태에 따라 의료기기 사용이 외려 독이 되는 경우가 있다. 열치료는 피부감염 질환을 악화하고, 임신 초기 근육·관절 등에 열을 가하는 심부열치료는 태아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금기다.

의료용 진동기의 경우 경추·척추를 수술했거나 골다공증이 있으면 약한 강도로 시작해 몸의 상태를 봐가면서 강도를 조절한다.

온열기는 악성 종양 환자, 심장장애 환자(인공심장박동기 장착자)가 사용해서는 안 된다. 말초신경이 둔감한 당뇨병 환자는 뜨거운 감각을 잘 느끼지 못하므로 화상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신부전·칼륨배설 장애가 있는 신장질환자는 알칼리이온수를 마시면 안 된다. 의료기기를 사용하다 통증·부종이 심해지고 피부가 빨개지거나 열감이 있으면 부작용 증상이므로 사용을 중지하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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