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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시위 참가 아들 훈계 ‘앵그리 맘’ 전국적 스타

돌 던지던 아들 멱살잡고 끌어내

볼티모어 폭력시위에 참가한 아들을 손찌검하며 호통친 후 시위대에서 끌어낸 엄마가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싱글맘인 토야 그레이엄은 지난달 27일 프레디 그레이 영결식이 폭력시위로 번졌다는 소식에 현장으로 달려갔다. 전날밤 아들 마이클이 친구들과 근처 몬다우민 쇼핑몰에서 모인후 영결식에 참석하기로 했다던 말이 기억났기 때문.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시위 현장으로 한걸음에 달려간 그래이엄의 걱정은 경찰에게 벽돌을 던지는 젊은이를 보자마자 분노로 바뀌었다.

검은색 복면으로 얼굴을 반 이상 가린 상태였지만 토야는 ‘엄마의 직감’으로 그가 16세 아들인 마이클인 것을 확신했다. 눈이 마주치자 당황한 듯 주춤하는 아들에게 달려든 그래이엄은 “너인거 다 알아(I know it’s you)”를 연발하며 아들을 여러 차례 온 힘을 다해 때렸다. 아들을 시위대에서 거칠게 끌어낸 그래이엄은 격앙된 말로 혼을 냈다. 이런 극적인 장면을 찍은 생방송 뉴스 영상이 TV화면을 통해 전국적으로 퍼졌다.

아들의 비행을 온몸으로 제압한 이 용감한 엄마는 이후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볼티모어 경찰국의 앤서니 배츠 커미셔너는 “오늘밤 보다 많은 부모들이 그(그레이엄)처럼 자녀들을 확실히 관리해줬으면 한다”고 발언했고, 워싱턴 포스트·USA 투데이·뉴욕 포스트 등 주류 신문은 그래이엄을 ‘올해의 엄마(Mother of the Year)’라 칭하며 연일 소개했다. CBS·CNN 등 TV방송 또한 그래이엄과의 와이드 인터뷰를 앞다퉈 방송했으며, 거친 체벌 현장을 담은 최초의 TV영상은 유튜브에서 1일 기준 70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아무리 친자녀에게라도 신체적 체벌이 불허한 미국 사회에서 그래이엄의 강경 교육법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래이엄은 이후 진행된 다수의 언론 인터뷰에서 “나는 5명의 딸과 마이클 등 6명의 자녀를 둔 싱글맘으로, 아이들 문제와 관련해서는 매우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며 “모든 엄마들에게는 자녀가 엇나가지 않도록 지도할 의무가 있으며, 이번 폭동 또한 보다 많은 엄마들이 애들 단속에 나섰다면 이만큼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그는 이어 “마이클은 내 유일한 아들로, 나는 그가 절대로 제2의 프레디 그레이가 되는 것을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경찰들에게 돌을 던지는 행위는 ‘정의’가 아니며 나에게 숨이 붙어있는 한 내 아들이 그런 식으로 사는 걸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엄마의 ‘거친 사랑’에 아들은 변화됐다. 아들 마이클은 이후 CNN과 진행된 인터뷰에서 두 손을 앞으로 모은 공손한 태도로 “엄마에게 맞는 동영상이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게 창피하긴 하지만 엄마가 나의 안전을 걱정해서 그런 걸 안다”며 “앞으로 또 그런 폭력시위가 열리더라도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장에서 엄마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직감적으로 ‘도망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나도 많이 창피했기 때문에 그날 집에선 ‘3차 세계대전’이 벌어졌다”며 웃기도 했다.

한편 일각에선 그레이엄의 행동은 자녀 폭행죄에 해당하며 어떠한 이유에서라도 용인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왔다. 흑인 아들을 폭행하는 엄마의 행동을 장려하는 것은 흑인들을 향한 백인 사회의 또 다른 억압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다수의 신문은 ‘왜 미국은 흑인 청소년에게 자행된 폭력을 축하하는가’, ‘백인 사회에게: 토야 그레이엄은 그대들의 영웅이 아닙니다’, ‘토야 그레이엄, 아들을 공공연히 폭행해줘서 고맙습니다’ 등 비판적인 내용의 시민 칼럼을 게재했다.


유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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