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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반말하나요"…"미국인데 뭘 따져"

본지, 미국·한국 출신 젊은이들 '예의 문제' 갈등 조사

'언어 습관의 차이' 가장 심각
'인사 방식 차이' 도 오해 불러
심한 경우 주먹다짐 까지
서로 배려하려는 자세 필요


단체 채팅방에서 싸움이 났다. 한 스포츠 동호회의 채팅방에서였다. 함부로 반말을 했다는 게 갈등의 시작이었다.

반말에 기분이 상한 여성이 먼저 할 말을 했다. "저기요. 나이가 어떻게 되는데 그렇게 함부로 말을 놓으시나요? 기본은 좀 지키죠."

반박이 시작됐다. "엥? What do you say(뭐라고)? 왜 그래."

여성은 화가 났다. "야. 말 똑바로 해. 어디서 함부로 반말이야. 너 몇 살이니?"

반격도 더 거세졌다. "우리는 원래 이렇게 말해. 미국에서 지내면 말 편하게 하는 거 아닌가. 나이 먹고 속 좁게 왜 그러지?"

싸움이 커지려고 하자 지켜보던 이들이 말렸다. 대부분이 "한국에서는 존대를 하는 게 기본이지만, 미국에서 자란 우리들 사이에서는 그게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다"라며 문제를 제기한 여성을 이해시키려 했다. 어쨌든 여기는 미국 사회란 얘기였다.

여성은 "한국에서 온 사람이 존댓말을 중시하는 걸 안다면, 서로 맞춰줄 노력도 필요해요. 일방적으로 당한 것만 같아 기분이 나쁘네요"라며 채팅방을 떠났다.

한인 젊은이들끼리 충돌하고 있다. 미국에서 자란 2세 또는 1.5세와 한국에서 온 젊은이들 사이에서 발생한 '예의 문제'다. 주로 반말, 인사 방식, 호칭 등을 두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본지가 남가주 지역 20~30대 한인 80명을 상대로 설문을 한 결과, 절반이 훌쩍 넘는 57명이 '한인 젊은이들 중 미국 출신과 한국 출신이 서로 다른 배경의 차이로 다투는 걸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57명 중 36명은 '자신이 직접 경험했다'고도 답했다.

갈등을 겪는 장소는 직장, 학교, 사교 모임, 종교 시설, 인터넷 공간 등이었다. 또 57명의 응답자는 다툼이 일어나는 원인을 언어 습관의 차이(35명), 인사 방식의 차이(12명), 행동의 오해(8명), 기타(2명) 순으로 꼽았다.

실제로 지난달 25일 오렌지카운티 풀러턴의 한 축구 모임에서는 한국에서 온 남성과 2세 남성이 주먹다짐을 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둘은 한 팀 동료다. 하지만 나이가 어린 2세 남성이 "경기를 좀 진지하게 해"라고 말을 했다가 싸움이 났다.

2세 제리 박(33.샌디에이고)씨는 "한국에서 성장한 한인들은 대화 중 반말을 하는 것에 상당히 민감한 것 같다. 영어식 표현이 익숙해서 그런 거지 반말을 하는 건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지난 2월 한국에서 온 최모(29)씨는 "직장에서도 타부서 상관이 아무렇지 않게 이름을 부르고 반말을 한다. 아무리 2세라도 한국식 예의 교육을 받았을 것이다. 한국에서 성장한 사람들이 어떤 관념을 갖고 있는 지 알면, 같은 한인으로서 서로 배려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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