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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백배 즐기기] 내셔날 아카이브

독립선언서·헌법·권리장전 원본 전시…미국의 영혼 상징
100억 페이지 문서와 2천5백만장 사진 보관
루즈벨트 “과거에서 배워 미래를 창조한다”

내셔날 아카이브는 국립문서보관소로 번역된다. 내셔날 아카이브는 미국의 모든 과거를 품고 있다. 과거를 품고 있는 이유는 미국의 미래를 위해서다. 루즈벨트 대통령은 1941년 자신의 도서관을 헌납하는 기념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세가지를 믿는다. 과거를 믿고 또 미래를 믿는다. 그 무엇보다 과거로부터 배워 올
바른 판단을 내려 우리 자신의 미래를 창조하는 그 능력을 믿는다.”

내셔날 아카이브는 미국 정부가 연간 만들어내는 문서중 1~3%가 미래를 위해 보관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다. 내셔날 아카이브는 현재 100억 페이지의 문서와 1천2백만개의 지도, 2천5백만장의 사진과 그래픽 등을 보관중이다. 이들은 국가 운영에 참고가 될 것으로 판단된 중요 문서들로 정보로서의 가치가 있는 것들이다.

링컨 대통령의 노예해방선언, 2차세계대전을 마무리한 일본의 항복문서 등 역사의 전환기를 장식한 문서들이 모두 이곳에 보관돼 있다.

워싱턴 DC에 세워진 내셔날 아카이브 빌딩은 그 자체로 아름다움과 웅장함으로 방문객을 압도한다. 1931년 뉴욕의 건축가 존 러셀 포프가 설계했다. 포프는 문서보관소로서 효율성과 미국을 대표하는 건물로서의 상징성을 동시에 보여주도록 설계했다.



53피트 높이의 고린도식 거대 기둥 72개가 빌딩 외관에 웅장함을 더했다. 기둥의 지름은 5피트 8인치고 개당 무게가 95톤에 달한다. 정문에 설치된 청동문도 한쪽의 무게가 6.5톤으로 높이가 38피트 7인치고 넓이는 10피트 두께가 11인치에 달한다.

기둥을 가까이서 보면 과거를 보존하고 미래를 설계하려는 미국의 집요함에 감탄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낀다. 기록되지 않은 과거는 세월속에 해체돼 바람속에 쓸려가고 만다. 보존되지 않은 기억은 녹아 꽃샘 추위에 흩뿌려진 눈발같이 흔적을 찾을 수 없다.

1931년 첫 삽을 떠 공사가 시작됐고 1933년 2월 헐버트 후버 대통령이 코너스톤을 놓았으며 미국 시민의 이름으로 빌딩을 헌납했다. 후버 대통령은 이날 “역사의 신전이 가장 아름다운 빌딩의 모습으로 미국의 영혼을 표현할 것이며 또한 가장 견고한 건축물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1934 플랭클린 루즈벨트가 내셔날 아카이브의 공식 설립을 선언했고 1937년 건물이 완공됐다. 1952년는 매우 의미있는 해로 의회도서관에 보관중이던 독립선언문과 헌법을 이곳 내셔날 아카이브로 옮겨왔다. 이로서 1937년부터 이미 전시중이던 권리장전과 함께 자유 헌장이 모두 이곳 내셔날 아카이브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미국 독립과 시민 권리의 기본이 되는 독립선언문, 헌법, 권리장전 3개의 문서를 자유의 헌장이라고 칭한다. 이들 문서의 원본이 전시된 ‘자유의 헌장 로턴다(The Rotunda for the Charters of Freedom)’가 내셔날 아카이브의 하이라이트다. 미국 건국과 자유 민주주의의 기틀이 되는 이 3개의 문서는 지난 200여년 동안 미국 시민들의 인권을 지켜왔다. 자유의 헌장 로턴다는 빌딩 2충 중앙에 위치해 있다.

자유의 헌장 로턴다를 돌아 나오면 미국 역사의 현장에서 역할을 담당했던 다양한 자료들을 인터랙티브하게 전시한 퍼블릭 볼츠(Public Vaults) 전시장이 나온다. 아브라함 링컨의 전보통신문 원본이나 미국의 문장, 쿠바 미사일 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대통령과 참모들간의 대화 내용을 담은 육성 기록 등을 들을 수 있다.

내셔날 아카이브 빌딩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는 전시장은 1층 정면에 자리잡은 데이빗 루벤스타인 갤러리다. 루벤스타인 갤러리에는 헌법 이후 미국 곳곳에서 일어났던 권리 찾기 운동의 각종 자료들이 전시 분류돼 있다. 특히 이곳에는 1297년본 마그나 카르타가 전시돼 있어 방문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마그나 카르타는 1215년 영국에서 만들어진 왕과 귀족 사이의 평화협정으로 개인의 권리와 관련된 모든 법안의 기초가 되는 역사상 최고의 문서중 하나다.

내셔날 아카이브 입장은 무료다. 감사절과 크리스마스 휴일을 제외하고 연중 무휴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 까지 문을 연다. 7번가와 9번가 사이에 위치해 있고 컨스티튜션 애비뉴와 펜실베니아 애비뉴 양쪽으로 입구가 있다. 전시를 구경할 목적이면 컨스티튜션 애비뉴쪽에서, 리서치가 목적이면 펜실베니아쪽에서 입장하면 된다.
웹사이트: www.archives.gov

◇독립선언문
독립선언문은 1776년 7월 4일 선포됐다. 이날을 기념해 미국은 7월 4일을 독립기념일로 지키고 있다. 당시 13개 주로 구성됐던 미국이 영국 식민지에서 벗어나 독립을 선언하면서 독립의 정당성을 대내외에 표방한 문서다. 독립선언문은 독립의 정당성을 나타내기 위해 인간이 자연적으로 타고난 권리를 천명하고 있다.

1776년 6월 토마스 제퍼슨이 초안을 마련한 독립선언문은 미국이 가장 소중한 가치로 여기는 자유를 상징한다. 제퍼슨은 수려한 문체로 미국 국민들의 마음을 표현했다. 독립선언문에 나타난 정치 철학은 새로운 것은 아니었고, 개인의 자유에 대한 생각은 일찍이 존로크와 유럽 철학자들이 표방한 내용들이다. 제퍼슨은 자유에 대한 개념을 이용해 지배자였던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정당화했다.

설문 조사에 의하면 미국인의 75%가 미국의 역사적 문서중 독립선언문이 가장 영향력 있는 문서라고 했다.

◇헌법
1781년 영국과의 독립전쟁에서 어려운 승리를 일궈낸 후 1787년 헌법이 제정됐다. 시민들의 복지를 위해 효과적이고 실제적인 정부를 구성하는 안을 담았다. 헌법 1~3조에 의회, 행정부, 사법의 3권 분립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다.

1787년 5월 미 연방 컨벤션이 필라델피아 주 청사 인디펜던스 홀에서 소집됐다. 13개 주의 협의체인 컨페더레이션 협약(Articles of Confederation)을 수정하기 위해 모였지만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정부를 위한 헌법을 만들기로 했다. 여름 내내 비공개 비밀회의를 거듭한 끝에 12개주(로드아일랜드 대표 불참) 대표들은 새 헌법 조항을 만들었다. 가장 중요한 이슈중 하나는 얼마나 많은 권력을 중앙정부에 둘 것인가 하는 문제였다. 각 주를 대표할 의원 숫자를 몇명으로 할 지도 이슈중 하나였다.

◇권리장전(제1차 수정 헌법)
권리장전(Bill of Right)은 미국의 1차 수정 헌법의 10개조를 지칭하며 중앙 정부의 권력으로부터 개인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내용이 담겨 있다. 제임스 매디슨이 주도하여 1789년 연방의회를 통과했고 1791년 각 주의 비준을 얻었다. 제임스 매디슨은 미국의 4번째 대통령으로 미국 건국의 아버지중 한 사람이다.

권리장전은 우리가 사회 과목에서 암기했던 언론, 종교, 집회, 출판의 자유를 담고 있다. 미국 시민들의 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조항이다.

◇마그나 카르타는 1215년 영국에서 제정된 대헌장으로 의회 승인없이 과세할 수 없고 국법 아니면 체포 감금할 수 없다는 내용으로 근대 헌법의 토대가 됐다. 마그나 카르타는 사실상 왕과 귀족들 사이에 맺어진 평화협정이다. 영국의 존 왕의 실정과 지나친 과세에 귀족들이 반란을 일으켰다. 양측은 1215년 템스 강변의 러니미드(Runnymede)에서 휴전하고 왕이 법 테두리 내에서 통치한다는 당시로서는 혁명적 조건을 내걸고 구두 합의했다.

마그나 카르타의 정신은 이후 유럽 대륙으로 전파되어 프랑스 대혁명에 영감을 불어 넣었다. 대서양을 건너 미국 헌법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미국 대법원 건물의 거대한 청동 부조엔 존 왕이 마그나 카르타에 서명하는 모습이 새겨져 있다. 우리가 현재 누리고 있는 기본 인권의 대부분이 이 마그나 카르타에서 유래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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