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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공장내 총든 용의자, 막을 사람 없었다

기아차 조지아공장 총격 여파 확산
도시락 가방까지 검사한다는데 어떻게 총기 반입했나
비무장 경비원이 총격범 제압…대형참사 가능성 잠재

지난 21일 웨스트 포인트에 있는 기아자동차 조지아공장(KMMG)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남동부에 진출한 한국 제조업체들의 인력 관리와 안전 문제가 도마위에 올랐다. 특히 인력관리와 보안시스템이 다른 업체에 비해 우수하다는 평가를 들어온 기아차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향후 대응방안 마련이 더욱 고민스러운 상황이다. 이번 총격사건과 관련한 문제점과 회사측 반응을 정리했다.

▶사건 발단은 직장내 ‘왕따’?= 트룹카운티 셰리프국 발표에 따르면 총격 원인은 직장내 두 직원간 불화가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조사결과 용의자 가브리엘 레이니스와 부상을 입은 개리 스완슨은 조립라인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였고, 사건 발생 직전에는 두 직원간 말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셰리프국 관계자는 “두 사람은 조장과 조원의 관계였고, 평소에도 사이가 좋지 않았다”며 “용의자가 회사측에 앙심을 품고 벌인 범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용의자가 직장내 왕따를 당했고, 회사 측에도 수차례 이 문제를 제기했으나 시정되지 않아 범행을 저질렀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기아차 관계자는 “왕따설은 잘못된 주장”이라며 “인사부서로 어떤 요청이 들어온 적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조사당국도 “용의자와 피해자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두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로선 밝혀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보안시스템 헛점 없었나= 보안시스템상의 문제 가능성도 제기됐다.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공장의 경우 총기소지와 관련해 업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규정을 시행하는 곳으로 꼽혀왔다. 특히 공장내 총기소지 금지에 대한 문구를 게시하고, 매 교대 시간마다 입구에서 경비원이 직접 총기소지 여부를 확인한다. 현재 수사당국은 총기반입 과정을 조사 중이다.

기아차 측 관계자는 “매 교대시간마다 도시락 가방까지 조사를 하고 있는데 어떻게 총기를 반입 했는지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직원들은 “무장경비원은 교대시간에만 근무했으며, 작업시간에는 없었다. 교대시간 이외에는 경비원 없이 카드키만 있으면 누구나 공장안에 드나들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회사측은 이런 주장에 대해 “공장 근로자들의 경우 작업 중 이탈은 징계사유다. 또 쉬는시간에도 공장 밖으로 이동하는 것은 쉽지않은 일”이라며 “보안상의 문제는 없다”고 이를 일축했다.

총격사건 당시 경비원이 비무장상태였다는 점도 문제다. 경찰에 따르면, 총격 사건이 발생하자 경비원이 총격범을 제압했지만, 정작 경비원은 비무장상태였다. 수갑도 소지하고 있지 않아, 경찰 출동 당시 총격범을 묶어두지도 못한 상태였다. 총격범이 1명을 쏜 후 순순히 체포되긴 했지만, 만약 추가범행을 계획한 상태였다면 자칫 대형 참사로 번질 가능성이 있었던 셈이다.

▶작업재개도 구설수= 이날 사건은 오후 2시 40분께 발생했다. 이 시각은 1교대와 2교대가 바뀌는 시간이었다. 이 때문에 공장은 폐쇄되고 당시 근무 중이던 2교대 직원들은 귀가조치됐다. 그러나 총격이 발생한 라인 외 다른 라인에서는 경찰들의 수색작업 후 수시간 내 조업이 재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만약 미국 기업이었다면 그날 작업을 완전 중단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기아차 관계자는 이에 대해 “벌려놓은 일부 조립과정을 마무리한 것”이라며 “2교대의 경우 작업을 모두 중단했다. 라인이 정상화된 것은 밤 10시 45분 3교대부터였다”고 설명했다.


권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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