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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여행 시리즈 <2>피사(Pisa)-친퀘테레(Cinque Terre)…불가사의 사탑을 지나 동화 속 마을을 한 눈에 품다

세계적 유물, 피사의 탑
기울듯 말듯 아찔한 광경

피렌체에서 기차로 50분 거리에 있는 피사는 '피사의 사탑'으로 유명한 도시다. 도시라기보다는 피사의 사탑 단 하나를 보기 위해 사람들이 찾는 관광지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하겠다. 피사의 사탑이 자리잡고 있는 피사 대성당을 제외하고는 볼거리가 많은 편은 아니라 피사 인근에 있는 '친퀘테레'를 일정에 추가했다.

사실 피사보다는 친퀘테레가 이 코스의 하이라이트였다. 친퀘테레는 지중해 연안을 따라 형성된 다섯 마을인데 암벽을 타고 형성된 마을과 주변 자연경관이 어우러져 그리스 산토리니 못지 않은 장관을 연출한다.

기울어진 탑, 옛스런 도시

피렌체 산타마리아노벨라 역에서 기차를 타고 피사 중앙역(Pisa Centrale)로 향했다. 요금은 편도 8유로(약 8.6달러). 이탈리아 기차 이용에 있어서 주의할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전광판을 주시하고 있다가 트랙 넘버를 확인하는 것과 현장에서 기차표를 구매한 후 주변에 있는 녹색 기계에 티켓을 넣어 스탬프를 찍어야 하는 것. 스탬프를 찍고 기차에 탑승해야 하므로 꼭 기억해야 할 부분이다.

피사 중앙역에서 내리면 피사 시내다. 여기서 피사의 사탑까지는 20분 정도 걸어가야 한다. 안내판을 따라 걷다보면 멀리서 기울어진 탑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워낙 유명해 사진으로만 보던 피사의 사탑이 눈 앞에 펼쳐지기 시작할 때의 설렘은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똑같이 느끼는 기분이 아닐까.

피사의 사탑은 사실 피사 대성당의 일부에 불과하다. 대성당 세례당 종탑 등이 있는데 그중 종탑이 바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피사의 사탑이다. 처음에는 기울지 않았던 것이 착공 후 100년께부터 기울기 시작해 200년에 걸쳐 완성된 문제의 탑이다. 지금은 약 5.5도 기울어져있고 탑 내부 입장 또한 가능하다. 2001년 보수공사 이후 더 이상 기울진 않지만 되려 바로서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여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은 피사의 사탑을 배경 또는 도구로 삼아 사진 촬영을 하고 있는 관광객 무리다. 사탑에 기대거나 발로 받치거나 끌어안고 있는 사진 등을 찍는 사람들로 사탑 앞 마당은 북적거린다. 탑만 놓고 보자면 빛의 각도와 보는 각도에 따라 기울기가 달라보인다는 것 또한 흥미로운 볼거리다. 시간이 많고 역사에 관심이 많다면 피사 대성당 전체를 천천히 돌아도 좋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대성당이 바로 이 곳이기에 공부를 하고 온 자들에게는 공부한 만큼 보일 것.

기차역으로 돌아가는 길에 피사 시내를 다시 돌아보는데 오래된 도시답게 옛 것의 향취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피사의 사탑이 유명하다곤 하지만 피사라는 도시가 주는 매력은 바로 '옛스러움'에 있었다.

지중해의 숨은 보석, 친퀘테레
다섯 마을에서 누리는 황홀경
암벽 위 동화마을의 절경


피사역으로 돌아와 이번에는 친퀘테레로 가는 길. 라스페치아(La Spezia) 방면 열차를 탔다. 요금은 편도 9유로(약 9.7달러). 피사에서 북쪽으로 약 40분 이동하면 도착한다.

친퀘테레는 이탈리아어로 '다섯(친퀘) 마을(테레)'이라는 뜻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된 아름다운 다섯 마을이 모여 관광지를 형성했다. 이탈리안 리비에라에 포함되기도 한다. 대한항공의 '한 달쯤 살고 싶은 유럽' 순위 광고에서도 1위를 차지한 곳.

친퀘테레로 가려면 라스페치아에 내려 '친퀘테레 열차'를 타야한다. 요금은 하루 무제한 이용에 12유로(약 13달러). 이 친퀘테레 열차는 다섯 마을을 차례로 오가는데 라스페치아에서 가까운 순서대로 리오마조레(Riomaggiore).마나롤라(Manarola).코닐리아(Corniglia).베르나차(Vernazza).몬테로소(Monterosso) 순이다.

다섯 마을을 기차로도 오갈 수 있지만 마을에서 마을을 연결하는 트레일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트레일은 각 구간마다 코스가 다르며 짧게는 25분 산책길부터 길게는 2시간 이상 등반길이 있어 하이킹족들도 즐겨 찾는다. 다만 일반인에게 오픈되는 트레일은 그날그날 다르기에 라스페치아역에 있는 친퀘테레 관광정보실에서 관련 정보를 꼭 얻고 출발해야 한다.

본래 계획은 리오마조레에서 내려 각 마을을 차례차례 돌아보는 것이었다. 걸을만 하면 트레일을 이용하고 힘들면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는 기차를 타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그날 오픈한 트레일은 마지막 마을인 몬테로소와 베르나차를 연결하는 트레일 뿐이었다. 2시간 트래킹이라는 설명을 듣고 '별 것 아니겠지'라는 생각으로 기차를 타고 곧장 마지막 다섯 번째 마을로 향했다.

몬테로소-베르나차=해변 마을인 몬테로소는 정갈하고 깔끔했다. 은빛 광선이 비춘 지중해와 해변에서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이 이 곳이 '유럽'임을 실감케 했다. 갈 길이 바쁘므로 마을을 살펴본 뒤 곧장 트레일 입구로 들어섰다.

처음에는 암벽 아래 바다를 바라보며 여유롭게 시작한 트레일이 어느덧 산행길로 변했다. 성인 한 명이 겨우 오를 수 있는 돌계단이 끝없이 이어졌다.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 위에 놓인 다리도 건너고 절벽을 끼고 발을 조심조심 디디며 그렇게 두 시간 넘게 걸었다. 알고보니 이 트레일이 가장 험한 코스였다. 첫 번째 마을과 두 번째 마을을 잇는 트레일은 산책 수준이란다.

높은 곳에 다다르자 깎아지른 산등성이와 바다 사이에 저 멀리 네 번째 마을 베르나차가 보였다.

베르나차-코닐리아=트레일의 마지막 부분은 곧장 베르나차 마을 골목으로 이어졌다. 지친 두 다리를 이끌고 계속 걷다보니 어느덧 주변에는 갓 빨래를 마친 옷과 이불을 주렁주렁 걸어놓은 풍경이 보였다. 사람이 사는 곳이었다. 기차역을 지나 본격적으로 마을로 진입하니 아기자기한 상점들과 파스텔톤으로 칠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마을은 작은 만을 중심으로 둘러싸고 있었는데 지금은 성수기를 앞두고 공사에 한창이었다. 파도가 없는 만을 해변처럼 꾸며 일광욕을 즐길 수 있게 만들고 있었다. 지중해를 향해 뻗은 방파제는 광장 역할도 겸했다.

기차를 타고 세 번째 마을인 코닐리아로 발걸음을 옮겼다. 코닐리아는 해안이 아니라 내륙쪽 언덕 위에 있었다. 기차역에서 셔틀 버스를 타고 마을로 진입하니 언덕을 따라 골목을 만들었고 언덕에는 포도를 재배하고 있었다. 와인으로 유명한 동네. 마을이 언덕 위에 있어 건물 사이사이로 잠깐씩 보이는 지중해가 더욱 애틋했다. 골목 안쪽 끝까지 가면 확 트인 프로메나드(Promenade)가 있어 애틋함을 달랠 수 있다. 다시 셔틀버스를 타고 기차를 타고 두 번째 마을 마나롤라로 갔다.

마나롤라-리오마조레=친퀘테레 엽서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마을이 바로 마나롤라다. 12세기 경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암반 위에 옹기종기 지은 마을이 지금은 숨막히는 풍경이 돼버렸다. 설명보다는 사진 한 장이 말해주는 느낌이 더 크다. 항구에서 남쪽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로 들어서서 마을 전체를 바라보면 '그림 속 마을'이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마나롤라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야경을 꼭 감상하길.

이 곳에서 저녁 식사를 했는데 친퀘테레에 왔다면 꼭 해산물 요리를 먹길 추천한다. 해안 마을이니 당연한 이야기 아닐까. 신선하고 통통한 해물에 쫀득한 파스타를 곁들인 맛이 일품이다.

마나롤라와 첫 번째 마을 리오마조레를 잇는 산책길은 '사랑의 길(Via Dell'Amore)'이라 불린다. 거리도 25분 산책길로 짧고 절벽 중턱에 난 길로 걸어가는 코스라 시원한 풍경이 환상적이다. 다섯 마을 중 가장 최근에 형성됐다는 리오마조레. 그래도 800년 정도의 역사다. 해안에서 언덕으로 이어지는 큰 길 양 옆으로 집이 줄지어 서 있어 편안한 분위기다.

친퀘테레에서 한 나절은 부족하다. 기회가 된다면 꼭 친퀘테레에서 1박 이상을 하길 추천한다. 해 뜨는 모습과 낮 풍경 해질 무렵과 야경 모두 다른 각 마을만의 특별한 얼굴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피사.친퀘테레=이주사랑 기자

lee.jussara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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