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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탕 유혹'…도난 미술품, 안찾나 못찾나

커지는 암거래 시장… 마약? 무기 이어 '빅3' 부상

블랙마켓 연 40억~60억 달러 규모
세탁과정 경매회사들 직간접 연루
과학의 발달로 도피 기술도 향상
거미줄 수사망 쉽게 벗어나 '골머리'
1990년 5억 달러 상당 도난 뮤지엄
'작품 찾아주오' 화상투어 마련 화제


최근 매사추세츠 보스턴의 '이사벨라 스튜워트 가드너 뮤지엄'(The Isabella Stewart Gardner Museum)은 특별한 가상 투어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1990년 3월 18일 도난 당한 후 아직 행방이 묘연한 13점의 미술품을 컴퓨터 화상을 통해 살펴보는 버추얼 투어(Virtual Tour:www.gardnermuseum.org)다.

뮤지엄이 미술품 도난 25년 주년을 맞아 잊혀져 가고 있는 이 작품들에 대한 애도를 표하고 관련기관의 보다 적극적 수사를 촉구하는 의미에서 마련한 이 화상 투어는 오픈하자마자 엄청난 반응을 얻고 있다.



렘브란트가 1633년 그린 두 점의 걸작 '검은 색 옷을 입은 신사와 숙녀'와 '갈릴리 바다의 폭풍우'를 포함한 베르메르의 '연주회', 마네의 '토르토니의 집'등 세계 미술사를 빛내줄 작품을 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를 지내기 위해 온 도시가 축제 분위기에 젖어있던 1990년 3월 18일 아침, 보스턴을 발칵 뒤집었던 가드너 뮤지엄의 미술품 도난 사건은 이 뮤지엄 역사상 최대 규모일 뿐 아니라 미국내 미술품 도난 역사상 일회 도난으로는 최대 규모로 기록되는 사건이었다.

경찰로 위장한 두 명의 도난범은 이날 아침 여유롭게 뮤지엄에 도착, 순찰이라는 명목으로 무리없이 입장했으며 경비원을 포박한 후 뮤지엄의 금쪽 같은 작품들을 들고 유유히 사라진 것이다. 5억 달러 정도로 추산되는 걸작들이었다.

보스턴 경찰국은 모든 수사력을 투입, 온 시내를 쥐잡듯이 뒤졌지만 허탕이었다.

그리고 25년의 세월이 지났으나 이 작품들 행방은 여전히 미스터리다.

뮤지엄은 이 작품들이 전시됐던 자리에 빈 프레임을 걸어 놓고 유괴당한 자식 기다리는 심정으로 빠른 복귀를 애타게 기대하고 있다.

현재 도난 미술품을 찾지 못해 애태우는 미술관은 이곳 뿐이 아니다.

과학 기술의 발달로 도난 방지 시스템은 고도로 발달했지만 도난 기술 역시 거미줄 경비망을 기막히게 피해갈 정도로 놀랍게 발전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SNS 시대가 도래하면서 수사가 원활해진 반면 도난범들이 수사망을 피해갈 수 방법을 쉽게 얻을 수 있게 된 현대 사회의 모순도 미술품 도난 사건 해결에 난제로 작용한다.

미연방수사국(FBI)과 인터폴(Interpol)에 의하면 현재 세계적으로 도난 미술품을 거래하는 국제 시장의 규모는 40억~60억 달러. 이 가운데 잃어버린 미술품을 찾는 비율은 5~1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미술품 암거래 시장은 마약, 무기와 함께 3대 시장으로 꼽힐 정도로 해마다 규모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도난 미술품을 찾는 확률은 오히려 세월이 지날수록 범죄 규모에 반비례한다.

'핫 아트'(Hot Art)라는 '도난 미술품'에 대한 저서를 펴낸 조슈아 넬먼은 이에 대해 "합법적 미술 시장이 혼란으로 가득한 도난 현장을 철저하게 눈감아 주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주요 경매 회사들이 규모가 작은 미술품 경매소, 그리고 미술품 딜러들과 함께 도난당한 미술품을 세탁하는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는 케이스도 적지 않다고 FBI 수사관들은 지적한다.

인터폴의 특수 범죄부서 산하 미술전문팀 고위직을 지낸 칼하인츠 킨트는 이 책에서 "도난 미술품이 국제적 대형 옥션 하우스가 있는 뉴욕과 런던에 모여든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고 말한다.

인터폴은 118개 회원국으로 부터 도난 미술품에 대한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발송하고 있으나 답변서를 보내는 나라는 30%에도 미치지 않는다는 것. 표면적으로 알려진 미술품 도난의 실태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설명이다.

돈을 노리는 도난범들에게 그림 만큼 매력적인 대상은 없다. 가볍고 적어 운반하기가 손쉬울 뿐 아니라 프레임만 제거하면 돌돌 말아 작은 원형 통에 넣을 수 있을 정도로 가볍고 적은 사이즈에 수백, 수천만 달러를 호가하는 재물이기 때문이다.

장물 미술품은 암시장에서 10분의 1 정도의 가격에 팔리고 있다지만 최근 전 세계적으로 마약 단속이 강화되면서 마약밀매조직 까지 대거 뛰어들 정도로 미술품 도난 시장은 21세기 블랙 마켓의 핫 플레이스로 더욱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유이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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