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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대성당을 돌다 <중> 피사 대성당…그림 성서로 진리의 눈 뜨고 설교 말씀에 귀 열다

본당 정면 예수 모자이크화와 그림·조각상
문맹 주민들 위한 눈으로 읽는 성경 역할

관광객 몰리는 세기의 불가사의 피사 사탑
아침 햇살에 두 손 모아 기도하는 여인인 듯


'피사의 사탑'으로 가장 유명한 피사 대성당은 이탈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대성당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피사의 사탑(종탑)을 비롯해 세례당과 묘지 등으로 구성돼 있다.

피사 대성당은 1064년 착공해 1118년 헌당됐으며 이후 세례당과 종탑 등을 지어 13세기에 이르러서야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다른 대성당이 현대까지도 도시의 관광.교통 등의 중심지 역할을 이어오고 있는 반면 피사는 '피사의 사탑'을 중심으로 한 관광지로의 기능만 남은 모습이었다. 피사 대성당이 자리잡고 있는 이곳은 지중해 바닷가 이탈리아반도 서쪽 해안 동네다. 피렌체까지 흐르는 아르노 강을 끼고 있어 고대에는 로마 해군기지로 중세부터 르네상스까지는 상업으로 활발했던 작은 도시다. 11세기에 가장 큰 번영을 누렸으나 13세기 이후로는 다른 도시들에 밀려 쇠락의 길을 걸었다. 지금은 성곽의 흔적만 남아 있고 생동감은 현저히 떨어진다. 하나의 유적지가 되어버려 고즈넉하다.

과거의 영광이 세운 대성당

피사 대성당을 짓게 된 계기부터가 영광스럽다. 1063년 이슬람교도인 '사라센'으로부터 시칠리아섬 팔레르모 지역을 앗아온 것을 기념하게 위해서였다. 바로 '팔레르모 해전 승리'다. 그래서 피사 대성당 내부에는 시칠리아섬에서 가져온 모스크 기둥들이 세워져 있다.

중세 피사인들은 샤르데냐섬에서 이슬람을 몰아내는 데 큰 공을 세웠고 십자군 원정 참여로 인해 한몫 챙기기도 했다. 그 흔적이 대성당 곳곳에 남겨져 있다. 이슬람 세력과의 힘겨루기에서 이겨낸 것을 자랑하는 듯하다. 비잔틴 영향을 받은 건축 양식이 눈에 띄며 로마네스크에서 고딕으로 바뀌는 양식을 담아낸 세례당은 이탈리아에서 가장 큰 세례당으로 기록돼 있다.

글을 모르는 자들을 위한 성서

지금과는 달리 고대.중세 시대에는 글을 모르는 '문맹'들이 많았다. 이들을 위해 '눈으로 보이는 성서'를 조각하고 그린 것들이 피사 대성당에서 유난히 눈에 띈다. 직접 성경을 읽을 수 없었기에 성서의 교리 등을 시각화한 것이다. 성당 본당으로 들어가면 정면에 크게 보이는 예수 모자이크화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 밖에도 성당 곳곳을 수놓은 예수 탄생과 관련된 조각 작품 성모 마리아 조각상 세례 요한 조각상 믿음.소망.사랑을 나타낸 여신상 등이 사람들의 눈을 깨우는 도구였다면 주교가 전하는 말씀은 그들의 귀를 일깨우는 것이었다.

기울 듯 기울지 않는 사탑

아마 사람들이 피사 대성당을 찾는 이유는 단 하나라고 해도 무방할 듯하다. 바로 '피사의 사탑'이다. 직접 가 보기 전에는 피사의 사탑만 덩그러니 있을 줄 알았다고도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사탑을 손으로 밀고 발로 받치는 등의 포즈를 담은 사진을 위해 이탈리아 전국과 세계 각지에서 사람들이 모여든다. 둥근 대리석 아치(arch)가 탑 전체를 장식하고 있어 우아한 모습에 큰 인기다.

기자가 이곳을 찾아갔을 때는 아직 오전 햇빛의 방향에 따라 둥근 아치가 형성한 그림자가 마치 머리에 면사포를 쓰고 두 손 모아 기도하는 여인 같았다. 기울 듯 기울지 않는 이 사탑이 쇠할 듯 쇠하지 않는 피사라는 도시와 너무나도 닮았다. 아마도 이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기도로 붙들고 있기 때문 아닐까.

피사=이주사랑 기자

lee.jussara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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