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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만나제과' 쓸쓸한 퇴장…그저 지켜만 봐야 하나

어제(26일) 중앙일보 경제섹션에 여운이 긴 기사가 실렸습니다. 40년 역사의 '만나제과'가 문을 닫았다는 내용입니다. LA한인타운 지리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아~'하는 아쉬움이 터져나왔을 법합니다.

'만나제과'는 LA한인타운 형성과 함께 시작한 토속 빵집이었습니다. 주인과 연락이 닿아 속사정을 자세히 들으려 했는데 안타깝게도 연결이 되지 않았습니다. 주변 취재에 따르면, 한국에서 진출한 거대 자본의 베이커리 체인점을 당할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임대료도 올라 폐업 외에는 대안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만나제과는 40년이라는 오랜 시간 한인타운을 지켰던 '오래된 가게', 즉 '노포(老鋪)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인사회에서는 그런 노포들이 명성을 이어가지 못하고 속속 문을 닫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많은 아쉬움을 남깁니다.

빵집 뿐만 아닙니다. 커피숍, 구잇집, 팥빙수집, 떡볶이집 등등 한인타운을 둘러보면 온통 한국에서 진출한 프랜차이즈 업소가 가득합니다.

그런 업소들이 늘어나는 만큼 토속 '노포'들은 하나둘 없어지고 있습니다. 한인업소들도 점점 본국 경제에 예속되고 있는 걸까요. 프랜차이즈 업소들이 많아질수록 한인사회의 돈은 한국 거대 기업으로 속속 빨려들어가겠지요. 그러면 로컬 업소들의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거대 자본을 등에 업은 한국산 프랜차이즈의 미국 진출 트렌드는 앞으로도 더욱 뚜렷해질 것 같습니다. 지금 잘 되고 있는 업소라도 몇 년 뒤 또 하나의 '만나제과' 신세가 되지 말라는 법이 없습니다. 미리 준비하고, 도전하는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 이런 위기를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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