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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추적] LA인근 양로병원 30% 'D등급 이하'

330곳중 100곳 수준 미달…한인 많은 7곳 포함
약물 과다처방·의료기기 소독 미비 등 많아
인화성 물질 방치 등 대형사고 위험에도 노출

가디나의 G 양로병원에 70대 노모를 모신 한 부부는 어느 날 병문안을 갔다가 화가 치밀었다.

병원 측이 노모의 기저귀를 제때 갈아주지 않아 욕창이 생겼고, 허벅지 안쪽의 찰과상을 방치해 염증으로까지 번진 상태였다.

가주보건국(DHS)에 고발된 양로병원의 검진 규정 위반 사례다. 최근 터스틴 한인양로병원에서 전직 간호과장의 노인 환자 학대 의혹 제기본지 2015년 3월24일 A-1면>를 계기로 양로병원의 운영 부실 실태를 알아봤다.

<관계기사 3면>

실태 조사에는 메디케어 프로그램을 관장하는 연방정부기관인 '메디케어서비스센터(CMS)'의 양로병원 등급 평가 데이터 베이스를 이용했다. CMS는 규정 위반 건과 직원수.진료시간 등을 기준으로 양로병원의 등급을 A(much above average)부터 E(much below average)까지 나눈다.

검색 결과 LA인근 반경 25마일내 330개 양로병원 중 30%인 100개 양로병원이 D등급 이하(below average)로 나타났다. LA인근 양로병원의 세 곳 중 한 곳 꼴로 평균 이하의 점수를 받은 셈이다.

평균 이하 100개 양로병원 중 A, B, R, S, V 등 7개 병원은 다수의 한인들이 입원한 곳이다. 특히 이중 LA의 B양로병원의 검진규정 위반 사례 적발건은 20건으로 가주 평균 10.5건의 2배에 달했다. 적발 사유는 약물과다 처방, 의료기기 소독미비, 인화성물질 방치 등 다양했다. 특히 식사보조, 약물처방, 목욕, 일상적인 환자 돌봄 서비스의 부실은 심각했다.

LA알바라도 선상의 C양로병원에서는 환자의 목에 삽입된 산소공급장치 튜브를 매주 갈아줘야 하는 규정을 무시하고 6개월간 교체하지 않았다.

또 LA의 B양로병원에서는 숟가락을 잡을 수 없는 파킨슨병 환자를 식사 때마다 방치했다. A양로병원은 위 삽입 튜브를 적절히 조절하지 않아 위에 공기가 과도하게 들어가는 바람에 환자가 복부팽창에 시달려야 했다.

어깨와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타이레놀만 처방하고 진료조차 안 한 병원도 있다.

G양로병원에서는 혼자 움직일 수 없는 요실금 환자가 화장실에 제때 못 가 욕창에 걸리기도 했다. 마약성 약물을 줄이라는 주치의 처방을 무시하고 과도하게 약을 주기도 했다.

일부 양로병원 환자들은 대형사고 위험에도 노출되어 있었다. LA의 B양로병원은 주차장 발전기 옆에 5갤런 개솔린 13통 등 총 65갤런의 인화성 물질을 방치했다. 발전기 불꽃이나 주차장 방문객들의 담뱃불이 튈 경우 자칫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한인 전문의들은 양로병원들의 인력 부족과 경영난이 서비스의 전반적인 질적 저하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LA소재 W양로병원에서 환자 1명당 간호사(RN)의 1일 돌봄 시간은 30분에 불과해 가주 평균 55분보다 25분 적었다.

이영직 내과전문의는 "양로병원의 서비스 질을 규정하는 잣대는 낙상과 욕창, 요로감염 등"이라며 "이같은 증세는 세심한 돌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또 "현실적으로 양로병원이 가족보다 더 잘 돌보긴 어렵다"며 "모든 것을 맡기기보다 가족이 자주 병원을 방문해 환자 상태를 확인하고 직원들의 일손을 덜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한편 CMS 홈페이지(medicare.gov)에서 양로병원의 등급과 위반 사항들을 확인할 수 있다.

정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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