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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다양한 의견을 담아 드립니다

어제(17일) 중앙일보 본국지를 읽어보셨습니까. 기분좋은 대담 기사를 읽었습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원혜영 새정치연합 공천혁신추진단장,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가 4시간 동안 토론을 한 것입니다. '이젠 치유의 정치로'가 주제였습니다. 진영 정치싸움을 벗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자는 취지였습니다. 진영 논리는 한국사회 전체를 양극화의 블랙홀로 빠져들게 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유승민 대표는 "정권마다 진영 문제를 정치적으로 악용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문제입니다.

일본에서는 옛부터 마을공동체가 자체적으로 규율을 정해 작은 정부 역할을 해온 전통이 있습니다. 마을을 뜻하는 한자 촌(村)자의 뜻소리는 '무라'입니다. 그래서 '무라사회'라고 부릅니다. 무라의 규칙을 벗어나는 사람에 대해서는 집단 제재가 가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직의 일원은 무라의 조직에 갇혀 한마디로 찍 소리 못하고 살아가게 됩니다.

양극화, 편가르기라는 이름의 우리 사회 갈등은 '무라사회'가 남긴 전체주의적 잔재와 무엇이 다를까요.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우리는 어떤 '무라'라는 보이지 않는 울타리에 갇혀 사는 건 아닐까요.

중앙일보는 발행인 메시지(16일자)를 통해 양극화를 해소하는 데 노력하는 신문이 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양쪽으로 치우침보다는 중간지대를 넓히고 다양한 견해를 담는 그릇이 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우리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훈련이 부족합니다. 다양성이 공존하지 못하는 사회는 갈등이 증폭되는 피로사회가 됩니다. 중간지대를 넓히겠다는 중앙일보의 의지가 한인사회를 좀더 평화롭게 만드는 데 기여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원영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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