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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연 기자의 DIY] 장은 묵힐 수록 깊은 맛이 난다

'직접 담근 된장 맛은 어떨까'

못생긴 게 참 맛은 좋다. '메주'라는 놈이다. 메주라는 놈을 잘 구슬리면 간장이 되고 된장이 된다. 하지만 다루기가 여간 까탈스럽지 않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정성도 이만저만 들여야 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이제는 메주를 찾는 이들이 많지 않다. 대신 이미 만들어진 된장과 간장을 사 먹는다. 하지만 어디 사먹는 게 집에서 정성껏 담근 것 만하겠는가.
지난 5일 가주생협에서 '유기농 된장 담그기 워크숍'를 열었다. 관심이 많겠나 싶었는데 이날 20여 명 정도의 주부들이 참석했다. 어떤 이는 직접 담가 주던 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워서, 또 어떤 이는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 직접 된장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전했다.
가주생협의 김윤희 사무국장은 "예상보다 많은 한인들이 된장 담는 것에 대해 관심이 많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워크숍을 개최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날 강사로는 애플밸리에 위치한 아델라농장의 아델라 김씨가 나섰다. 그 까다로운 메주를 잘도 다루는 이다.
장은 예로부터 음력 1~3월에 담갔다. 달에 따라 정월장, 2월장 3월장이라고 불리는데 기온이 낮을수록 소금을 덜 쓰고 높을수록 소금을 많이 써야 하기 때문에 소금을 줄이려면 가급적 추운 날 장을 담그는 것이 좋다. 그래서 2월 장을 더 쳐준다. 캘리포니아에서 이를 딱 맞게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어쨌든 지금이 바로 장을 담는 시기다.


준비물

된장을 담기 위해서는 메주 외에도 천일염 소금 그리고 마른 고추와 대추, 달걀, 참숯 등이 각각 서너 개 정도 필요하다. 또 된장을 담글 때 쓸 항아리는 필수다. 물론 담글 양에 따라서 차이가 있다.장은 맑은 날을 골라 담근다.

항아리 소독하기



항아리 소독은 전통적으로는 지푸라기를 태워서 그 연기로 소독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지푸라기를 구하기도 힘들 뿐더러 잘 씻어 말리면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만약 그래도 항아리를 소독하고 싶다면 몇 가지 다른 방법이 있다. 먼저 소금으로 소독하는 방법이다. 소금을 항아리에 넣고 박박 비비며 닦아주고 물로 깨끗하게 씻어낸 후 마지막에는 끓인 물로 헹궈준다. 엎어 놓고 물기를 빼서 말려준다.

식초를 사용할 수도 있는데 식초를 탄 물을 항아리 가득 담아두었다가 몇시간 후에 씻어내고 말려준다.

주의할 점은 항아리는 숨을 쉬기 때문에 세제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항아리로 베어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장독대 만들기

항아리도 중요하지만 항아리를 어디에 놓느냐도 중요하다. 땅의 기운이 독과 잘 호흡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멘트에 올려놓은 장은 맛이 제대로 나지 않는다.

김씨는 "항아리는 햇볕이 잘 드는 곳에 자갈을 깔고 올려놓으면 좋다. 만약 소나무가 있다면 그 밑에 놓으면 더할 나위 없다. 좋게 발효되면 장꽃이 생기는데 소나무 밑에 놓으면 장꽃이 잘 핀다"며 "만약 자갈이 없으면 작은 벽돌 등을 땅 위에 깔고 올려놓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소금물 풀기

소금의 농도가 중요하다. 간수가 빠진 천일염 소금을 물에 풀어서 사용하는데 이때 달걀이 필요하다. 수면 위로 동전만한 크기 정도 달걀이 떠오를 때까지 소금을 풀면 가장 적당한 농도가 된다.

이 후 소금을 체에 걸러가며 항아리에 넣어준다. 시간이 되면 소금물을 하루 정도 놓아두었다가 찌꺼기가 가라앉으면 윗물만 떠서 쓰는 방법도 있다. 메주와 소금 그리고 물의 비율은 1:1:3~4 정도다. 김씨에 따르면 아델라 농장에서 만든 메주(1.5파운드) 10 덩어리면 5.5갤론 정도의 물을 넣으면 적당하다.

메주 띄우기

메주는 물로 깨끗이 씻은 후 물기를 빼고 햇볕에 말린 후 항아리에 넣어준다. 소금물은 체에 걸으면서 붓는다. 메주가 떠우르면 메주 위에 소금을 한 줌 올리고 잡균이 생기지 않도록 준비해 놓은 숯과 고추, 대추 등을 위에 넣는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메주 표면이 물 위로 떠오르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대나무 막대기 등을 이용해 메주가 뜨지 않도록 항아리 위쪽에 걸어준다.

항아리 입구에는 망사나 광목 등을 씌우고 벌레가 들어가지 않도록 해준다. 볕이 좋을 때는 뚜껑을 열어 햇볕을 쐬어 주고 밤에는 닫아준다.

김씨는 "한국은 우기가 많아서 뚜껑을 저녁이면 꼭 닫아줘야 하지만 캘리포니아는 날씨가 좋아 뚜껑 꼭 닫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45~60일 정도 발효시킨다.

된장 가르기

45~60일 정도 지나면 함께 넣어줬던 숯과 고추 대추를 꺼낸 뒤 메주와 간장을 분리한다.

된장은 어느 정도 치댄 후 3개월 정도 다시 발효시킨다. 김씨에 따르면 치댄 된 장을 하루 정도 재워두었다가 고추씨를 넣거나 양파나 고추를 다져서 함께 넣어 놓으면 맛이 좋다.

간장은 다시마나 검은 콩을 조금 넣어 달여주기도 하지만 생간장을 그대로 보관해도 된다.

가주생협이 오는 26일 오전 11시 또 한번 '된장 담그기 워크숍'을 개최한다. 워크숍 참가비는 회원 15달러, 비회원 20달러다. 메주 가격은 한 덩이(1.5파운드)에 회원은 15달러, 비회원은 20달러에 구입할 수 있다.

▶주소: 1895 W. Commonwealth Ave. #B, Fullerton

▶문의: (714)773-4984

oh.sooye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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