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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 Story] 엄마의 시 읽어주기

이 승 희/시인

세계의 중심도시인 뉴욕 자유의 여신상 주춧돌 동판에는 미국의 시인 엠마 라자루스(Emma Lazarus:1849-1887)의 감동적인 시가 새겨져 있다.

고단하고, 가난한 자들이여 !

자유로이 숨 쉬고자 하는 군중이여 내게로 오라 … .(전문 생략)

뉴욕 방문 때 읽었던 시의 구절이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뉴욕을 방문한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사람이 누구나 한번은 이 시를 읽었을 것이고 감동했을 것이다.

몇 년 전 여름 문학 행사를 다녀갔던 한국의 모 방송국 프랑스 특파원이었던 중견 시인이 했던 말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있다.

프랑스의 자녀 교육은 취학 전 짧고 아름다운 시 읽기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엄마들은 자녀가 세 살, 네 살이 되면 동요나 시를 읽어 주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시를 들으면서 생각나는 것들을 그리게 한다는 것이다.

그 다음 학교 교육이다. 초등학교 과정을 마칠 때면 100편 이상의 시를 암송한다고 한다.

첫째도 감성, 둘째도 감성이라 할 만큼 감성 발달에 대한 철저한 기초 교육이 있어 세계 예술의 중심지인 오늘의 프랑스가 존재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어떠한가?

경제는 높은 성장을 했지만 문학과 인문학은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한다.

내 자식 뒤질세라 정보 수집하며 실력 있는 강사 찾느라 동분서주하고 자녀는 엄마가 시키는 대로 학원 가느라 밤늦은 시간까지 책상에 앉아 있어야하는 현실 속 에 시 읽어 주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고 하겠지만 지금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사회의 물질 문명 속으로 깊숙이 빠져있는 우리 자녀 들이다.

SNS가 그들의 소통이라고 한다면 점점 피폐하고 황폐하여 가는 그들의 영혼이 걱정스럽다. 영혼을 맑고 아름답게 정화해 나가도록 시 한줄 읽게 하는 여유를 주는 엄마가 되면 어떨까.

미래 지향적이고 성공적인 자녀를 위해 노력도 좋지만 엄마와 함께 한 줄의 시를 읽고 암송 하게 한다면 그들은 조금 더 여유롭고 풍부한 감성을 갖게 될 것 이고 엄마 역시 지모를 갖춘 멋진 엄마가 될 것 같다.

시인이 되려면 적어도 천 권의 시집을 읽어야 하고 삼백 편의 시를 암송해야 된다는데.

'나는 과연 그동안 몇 권의 시집을 읽었으며 몇 편의 시를 암송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1961년 존 F 케네디 대통령 취임식 때 팔십 칠세 고령인 로버트 프로스트가 축하 시낭송을 했다는 오래된 글을 읽으면서 시를 사랑하는 국민이 있어 시가 죽지 않는 나라를 그려본다. 우리는 떠나와 사는 자들이다.

글로벌 시대 세계의 모든 나라들이 대부분 일일권 안에 오고 갈 수 있지만 이세 삼세들과의 문화의 차이는 크다.

서양음식에 길들여진 자녀가 성장하면서 점점 우리 음식을 더 선호하는 이유는 그들 속에 흐르고 있는 한국인의 정체성이 짙어져 가기 때문이 아닐까. 이를 인식시켜주며 미국의 시인 롱 펠로우나, 휘트먼, 프로스트의 시를 읽어주며 가끔은 우리나라 국민이 애송하는 윤동주의 '서시', 김소월의 '진달래', 김현승의 '가을 기도', 유치환의 '행복' 과 같은 시들을 자녀들이 엄마와 함께 읽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프랑스에서는 팔천여 곳에서 시의 축제가 열리고 그들의 봄 날은 시와 연애하는 계절이라고 한다는데 우리들의 봄 날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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