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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셰퍼드 콘퍼런스 현장 르포(상) "긴장한 보수들"…보수 기독교 깨운 경종, “성경엔 오류가 있다”


“성경 무오성 목숨 걸고 지켜야”
보수 진영 시대적인 위기감 느껴
기독교 내부의 위협 가장 무서워
성경 아닌 다른 것 찾는 게 변질

1978년 ‘시카고 선언’ 다시 주목
“젊은 보수 기독인들 일어날 것”

기독교 자유주의는 “성경에는 오류가 있다”고 외쳤다. 이는 성경의 무오성에 기반을 둔 보수 복음주의에 던지는 냉소이기도 했다. 대척점에 놓인 양 진영의 주장은 시대적 사조에 따라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다. 하지만, 포스트모던 사회는 인간의 주체적 사고와 이성적 활동을 적극 수용한 자유주의를 더 반기는 모양새다. 반면 보수의 정체성은 어느새 문자에 치중하는 ‘근본주의’로 치부됐다. 복음주의 진영에 울린 경종은 그들을 깨웠다. 지난 3일~6일 선밸리 지역 그레이스커뮤니티교회(담임목사 존 맥아더)에서는 미국 최대 목회자 세미나인 ‘셰퍼드 콘퍼런스(Shepherd Conference)’가 열렸다. 이번 콘퍼런스는 경종에 대한 보수 기독교의 결연한 반응이었다. 성경에 대한 ‘무오성(Inerrancy)’은 핵심주제로 선택됐다. 본지는 콘퍼런스 의미와 세미나 내용 등을 2회에 걸쳐 게재한다. 우선 복음주의내 느껴지는 긴박함을 들여다봤다.
선밸리=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성경의 무오성은 마지노선

미국의 보수 복음주의는 잠에서 깨어난 듯 했다.

"성경은 무오하지 않다"는 명제가 수면위로 다시 떠오르는건 그들에겐 자명종이다. 긴장이 역력한 모습은 콘퍼런스 기간 내내 이어졌다. 보수 기독교가 기지개를 펴자 세계 각지에서 5000여명의 목회자들이 선밸리로 몰렸다. 역대 최다 인원이다.

이미 '주제(성경의 무오성)'는 지난해 콘퍼런스 마지막날 공표됐다. 이례적이었다. 매해 특별한 문구없이 다양한 신학적 난제를 논의해온던 셰퍼드 콘퍼런스가 사상 처음으로 특정 주제를 내걸었다. 평소 사흘간 열렸던 콘퍼런스는 올해 일정을 하루 더 늘렸다. 그만큼 시대적인 위기 의식이 감지됐다.

이번 콘퍼런스에는 존 맥아더 목사를 비롯한 R·C 스프라울(리고니어 미니스트리), 싱클레어 퍼거슨(리디머 신학교), 케빈 드영(유니버시티리폼드교회), 리곤 던컨(리폼드 신학교), 알버트 몰러(남침례신학교), 칼 투르먼(웨스트민스터신학교), 마크 데버(캐피톨힐교회), 스티븐 로슨(원패션미니스트리) 등 수십명의 저명한 목회자 및 신학자가 전면에 나섰다. 모두 보수 기독교의 대표적 인물이다.

성경의 무오는 보수 복음주의의 마지노선이다. 그게 밀리면 곧 정체성이 무너지는것과 같다. 성경의 권위를 전적으로 인정하는 그들에겐 근간이 흔들리는 시발이다.

개막 설교를 맡은 존 맥아더 목사는 "기독교 역사상 가장 심각한 위기"라며 "성경의 무오성은 목숨 걸고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믿음"이라고 강조했다.

내부 변질 더 무서워 …

그들은 크게 두가지 위협을 인지했다. 성경의 무오성에 대해 외부로부터 받는 도전과 기독교 내부의 변질이었다.

남침례신학교 알버트 몰러 총장은 "고등비평이나 양식비평을 통해 인간의 지성과 이성만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이해하다보니 복음은 인본적 가치와 상충됐다. 외부로부터 공격 받는 건 당연하다"며 "하지만 오늘날 가장 큰 위협은 교회 밖이 아닌 바로 교회 안에서 발생하는데, 이는 무엇보다 성경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우리의 잘못이 크다"고 자성했다.

보수 기독교는 인간에 대한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의 역사, 언약의 성취 등을 성경의 본질, 즉 '복음'으로 여긴다. 본질은 곧 교회의 권위이고, 권위는 오직 '예수'로부터 비롯됨을 주창한다.

R·C 스프라울 목사는 "하나님의 은혜는 인간의 자아를 성경의 객관적 증거 앞에 항복할 수 밖에 없게끔 만든다"며 "구원적 관점에서 하나님의 감동으로 쓰여진 성경에 만약 오류가 있다면 예수가 흠 없고 순전한 존재임을 부정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성경의 무오성은 보수 기독교의 DNA이며 체계를 지탱한다. 성경의 오류는 신에 대한 불완전성으로 연결되기에 보수 기독교계는 지금의 상황이 불편할 수 밖에 없다.

리디머신학교 싱클레어 퍼거슨 교수는 "성경의 권위에 대한 타협을 사랑과 포용으로 포장해서도, 의심과 비평을 지성과 혼동해서도 안된다"고 경고했다.

성경의 무오성 외면한 결과

기독교 보수의 고민은 명확했다.

점점 퇴색되어가는 '복음(gospel)'에 대한 의미와, 인본주의, 포스트모더니즘에 의해 이미 교회가 상당부분 함몰된 현실을 우려했다. 이는 "성경의 무오성을 외면한 여파"로 분석했다.

미구엘 누네즈 목사(국제침례교회)는 "어떠한 제동 장치도 없이 행해지는 은사주의, '영적 전쟁'과 같은 신비주의적 용어의 무분별한 사용은 현재 중남미 등을 휩쓸고 있는 이상한 기류"라며 "이 모든 것은 결국 성경의 부재와 결핍, 즉 성경의 권위와 무오성을 온전히 붙잡지 못한데서 비롯된 현상"이라고 전했다.

웨스트민스터신학교 칼 투르먼 교수는 "수십년 전부터 주류 신학교들은 하나 둘씩 성경의 무오성을 흐릿하게 여겼고, 대신 성경이 아닌 다른 것에 신뢰를 두다보니 서서히 폐해가 생겨났다"며 "구도자 중심 예배, 대형교회 추구, 성경과 심리학의 혼합, 자의적인 성경 해석과 설교 등은 기독교의 진정한 의미를 성경보다는 다른 것에서 찾으려다 생겨난 모습들"이라고 일갈했다.

기류를 꺾는 소수의 외침

보수 복음주의계는 이미 30여년(1978년)전 시카고에서 성경의 무오성을 외친 바 있다.

당시 J·I 패커, 제임스 보이스, 프란시스 쉐퍼 등 당대 저명한 복음주의권 인사들은 '성경 무오성에 대한 시카고 선언문(The Chicago Statement on Biblical Inerrancy)'을 발표했었다.

그때의 외침은 메아리가 됐다. 보수 복음주의에게는 지금의 위기가 마치 1978년의 상황과 흡사하게 수용된다. 당시 시카고 선언문은 기독교 자유주의가 팽창하던 시대속에서 기류를 꺾는 울림이었다. 전통적 복음주의 관점에 대한 입장을 보호하고 이를 천명하는 통첩이었다.

이번 셰퍼드 콘퍼런스는 '시카고 선언문'을 기치로 내걸었다. 불리한 흐름을 바꿔보려는 심산이다. 그동안 움츠러있던 보수복음주의는 몸을 폈지만 그들이 판세를 엎을 수 있을지는 다소 회의적이다. 남동부를 거점 삼아 보수 복음주의가 탄탄하게 형성됐던 '바이블 벨트'는 이미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잃고 있다. 성경의 무오성을 비롯한 동성결혼, 마리화나 합법화 등 각종 이슈에 대해 보수 기독교가 설 자리는 좁아진 형국이다.

"지금 젊은 보수가 일어난다"

엄중한 경각의 메시지속에서도 작은 희망이 꿈틀댔다.

그들은 미래를 향한 보수적 가치의 고수, 과거로부터의 이미지 탈피를 동시에 꿈꾼다.

마크 데버 목사(캐피톨힐교회)는 "물론 보수 기독교도 힘든 도전에 직면해있지만 자유주의 진영 역시 한계에 부딪히며 우리와 마찬가지로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있다"며 "칼빈 정신과 연결되는 보수복음주의 계열은 과거 깝깝한 이미지와 달리 현대적 감각을 겸비한 젊은 칼빈주의자들에 의해 새로운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젊은 보수 복음주의자들의 연대 및 연합 활동이 활발하다. 팀 캘러, D·A 칼슨 등이 주도하는 '가스펠코얼리션(The Gospel Coalition)'과 마크 데버, 알버트 몰러, 리곤 던컨 등이 주축이 된 '투게더포더가스펠(T4G)' 등의 콘퍼런스는 젊은 세대와 보수 기독교를 잇고 있다.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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