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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타임, 겨우 한 시간 "피곤하세요?"…호르몬 '멜라토닌' 의심을

갑작스런 수면 사이클 변화
멜라토닌 분비에 영향 미쳐
며칠간 컨디션 회복 어려움

일광절약 시간제(서머타임)가 실시된 이후 첫 출근날인 오늘(9일), 머리가 무겁고 몸이 찌뿌듯하다면 '멜라토닌'이 범인이다. 캘리포니아 공대(이하 칼텍)가 최근 발표한 수면 사이클과 인체에서 자연적으로 분비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상관 관계를 규명한 연구 보고서를 인용, 시곗바늘을 한 시간 돌린 뒤 겪는 후유증의 원인이 멜라토닌일 가능성이 높다고 LA데일리가 7일 보도했다.

수면 사이클의 갑작스런 변화가 수면 중 멜라토닌 분비에 영향을 미쳐 며칠 동안 잠을 설치게 하고 컨디션 회복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것이다.

지난주 의료 저널 '뉴런'에 게재된 연구 보고서의 공동저자 데이비드 프로버에 따르면 사람의 수면기제가 생체리듬을 비롯한 내부적 요인과 빛, 어두움 등 외부적 요인에 의해 작동한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외부적 요인이 어떤 과정을 거쳐 수면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선 알려진 바가 없었다. 이번 연구의 최대 성과는 빛, 어둠과 수면 사이에 멜라토닌이 매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칼텍 연구진은 3년에 걸쳐 흔히 수족관에서 볼 수 있는 열대어 '제브라피시(Zebrafish)' 수백 마리를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제브라피시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밤에 잠을 자면서 멜라토닌을 분비한다.

연구진은 두 집단의 제브라피시를 준비했다. 멜라토닌을 분비하는 정상적인 집단과 멜라토닌을 생성하지 못하는 돌연변이 집단이다.

그 결과, 멜라토닌을 분비하는 정상 집단은 불을 끈 지 10분만에 잠이 들었다. 반면, 돌연변이 집단은 잠이 들기까지 정상 집단보다 두 배 가까운 시간이 필요했다. 또한 돌연변이 집단의 밤새 수면량은 정상 집단의 절반 가량에 불과했다.

프로버는 연구 보고서에서 "멜라토닌의 영향 때문에 돌연변이 집단의 수면량이 정상 집단의 절반에 불과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사실"이라며 "이러한 결과는 멜라토닌이 수면을 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수면 상태를 유지하는 역할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멜라토닌의 역할은 또 다른 실험에서도 증명됐다. 연구진은 두 제브라피시 집단을 하루 10시간 동안 암흑 속에 놓아두고 이후 14시간 동안은 빛에 노출되도록 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빛을 차단했다. 그 결과, 정상 집단은 지속적인 암흑 속에서도 기존 수면 사이클을 유지했지만 돌연변이 집단은 수면 사이클을 잃어버렸다. 이는 멜라토닌이 규칙적인 수면 사이클에도 관여한다는 것을 입증하는 결과다.연구 보고서는 "멜라토닌의 역할에 대한 추가실험을 통해 원인이 불분명한 불면증의 원인 규명도 향후 가능할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임상환 기자


☞멜라토닌은= 뇌의 송과선에서 분비되는 세르토닌계 호르몬의 일종. 분비량은 10대에 절정에 달했다가 나이를 먹으며 점차 감소하고 60대 이후엔 거의 분비되지 않는다. 해가 지면 분비가 시작되고 해가 뜨면 분비량이 준다. 다시 말해 햇빛을 쬐면 분비가 억제된다. 건강식품으로 팔리는 멜라토닌은 생물체 내 멜라토닌을 추출, 인공적으로 합성한 것이다. 멜라토닌의 분비를 자연적으로 촉진시키려면 10시 이전에 잠자리에 들고 일찍 일어나는 것이 좋다. 콩, 귀리, 쌀, 보리, 생강, 옥수수, 토마토, 바나나 등은 멜라토닌이 많이 함유된 식품이다. 과식과 고지방, 고칼로리 음식은 멜라토닌 생성을 저해한다. 술, 담배, 커피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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