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협상하다 북한처럼 될까 우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연방 상·하원 합동연설
“선거용 행보, 관례무시로 반감 늘어” 평가 다양
이스라엘군 예비역 장성 등을 비롯한 이스라엘 내외에서는 네타냐후 총리가 의회 연설을 강행한 것이 오바마 대통령과의 관계 악화 및 외교적 자충수를 둔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의 연설은 수십 번의 기립박수를 받는 등 지지를 받았고 전달하는 메시지는 확실했다. “나쁜 협상은 안 하는 것보다 못하다. 핵 협상이 돼도 북한처럼 사찰을 방해해 결국은 핵을 개발할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가 의회 연설을 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세 번이나 의회연설을 한 지도자는 영국의 윈스턴 처칠 수상이 유일했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네타냐후 총리가 연설을 강행한 이유를 두 가지로 꼽았다. 하나는 연설에서 주장한 미-이란 핵 협상에 우려를 표하고 이란의 핵은 용납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함이다. 다른 하나는 이스라엘 내부 지지세력을 견고히 하기 위함이다. 17일 열릴 이스라엘 총리 선거에서 4선에 도전하는 네타냐후 총리가 미 의회에서 오바마 대통령 정책에 반대하며 이스라엘 안보를 최우선시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이스라엘 내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도는 매우 낮다. 시리아 화학무기 사태에 오바마 대통령이 강력히 대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불신하고 있는 게 이유다.
반면 이코노미스트지는 네타냐후 총리의 의회 연설 강행으로 이스라엘이 미국에서는 얻을 게 없다고 분석했다. 실례로 최근까지 미 의회 양당 모두 이스라엘에 호의적이었다. 팀 캐인(민주·버지니아) 연방 상원의원의 경우 오바마 대통령이 미-이란 핵 협상 진행 상황을 무조건 의회에 보고해 60일간 의회가 검토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초당파적 법안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캐인 의원은 존 베이너 하원의장의 독자적 초청으로 네타냐후 총리 연설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유대인계로 민주당 강경파 중의 한 명인 다이앤 페인스타인 상원의원은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이 마치 유대인 전체를 대변한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은 매우 오만한 생각”이라고 불만을 표했다.
공화당이 연설을 강행한 데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핵 협상에서 실수하거나 미국이 국제사회의 ‘경찰’ 역할을 하는 것을 꺼린다고 믿기 때문이다. 현재 이란은 각종 경제 제재와 유가 하락으로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화당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더욱 강력한 제재가 협상보다 더욱 효과적인 이란 압박 방법으로 믿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스라엘 총리를 의회로 초청해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영남 기자
kim.youngnam@koreadaily.com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