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시에라리온 김성림 선교사 '에볼라 공포' 말하다

사람과 사람 사이 깨버린 '에볼라'
죽음의 공포 드리운 바이러스
그러나 '복음'까지 막을 순 없었다

땅은 적막해졌다. 온 나라엔 죽음에 대한 공포가 스몄다. 서아프리카를 짙게 드리운 '에볼라 바이러스'는 생기를 앗아갔다. 바이러스 진원지 시에라리온의 상황은 참담하다. 에볼라로 인해 하루에도 수십 명이 눈 앞에서 목숨을 잃는다. 우리는 보지 못해도 동 시간대의 엄연한 현실이다. 바이러스가 창궐하자 결국 현지 선교사들은 지난해 8월 철수 통보를 받았다. 시에라리온 서북부 지역인 마케니에서 사역중인 김성림 선교사는 현재 임시로 LA에 머물고 있다. 지난 23일 그를 만났다. 인터뷰를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그 내용을 1인칭 화법으로 정리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생생이슈

(현재 시에라리온 가더리치 지역엔 '에볼라 치료센터(ETC)'가 있다. 이탈리아 NGO 단체인 '이머전시'가 운영하는 캠프로 '국경 없는 의사회' 등이 에볼라 감염 중환자를 격리해 치료하는 유일한 곳이다. 김 선교사는 수시로 ETC 의료팀과 연락하며 현지 상황을 살피고 있다.)

하루에도 수십 명씩 죽어

어젯밤 ETC로부터 문자 한통을 받았습니다.

세르비아 출신 한 간호사가 환자를 돌보다 에볼라에 감염돼 숨졌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희가 전도했던 '제임스 람보이'라는 현지인 제자 역시 주님 곁으로 갔다는 슬픈 소식도 들었습니다.

현재 공식 통계로는 시에라리온을 비롯한 인근 지역에서만 1만 명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에볼라로 사망했습니다. 하지만, 시에라리온은 센서스 조사를 한 번도 안한 나라여서, 실제 사망자는 더 많을 것입니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지난해 1월부터 생겨났습니다. 증세가 말라리아랑 비슷한데다 다양한 전염병으로 죽는 사람이 많다 보니 처음엔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사역을 위해 찾아다니는 마을마다 갑자기 수십 명씩 죽어나가는 것을 보며 사태의 심각성을 체감했습니다.

1만 명 이상 에볼라로 숨져
길거리엔 시신 그대로 방치


언론에 보도되는 것은 극히 제한적입니다. 지금은 마을과 마을이 모두 격리돼 있는 상태라 시신 처리도 쉽지 않습니다.

에볼라를 막기 위한 정부의 통제는 더욱 강화됐습니다. 정부는 사람이 모이는 상황은 모두 금지한 상태입니다. 악수를 한다든지, 안아주는 것도 금합니다. 사람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축구도, 어떠한 종교 활동도 할 수 없습니다. 학교는 임시 폐지됐고 저녁에는 통행마저 금지됐습니다. 길거리는 황량하게 변모했습니다.

단절은 의심과 미움을…

아프리카 사람들은 만나면 춤을 추고 노래를 합니다. 서로 따뜻하게 안아주는 문화가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게 단절됐습니다. 에볼라 감염에 대한 의심 때문입니다. 가족마저 서로 격리됐습니다. 이웃 만나기를 꺼리자 관계가 깨졌습니다. 서서히 미움도 생겨났습니다.

민심은 흉흉합니다. 이는 에볼라를 잡겠다던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번졌습니다. 식량의 90%를 수입하는 시에라리온은 외부와의 교역이 차단되면서 식량 값이 폭등했습니다. 약탈과 폭동이 곳곳에서 발생했습니다. 지금 그 땅엔 두 가지 사회적 용어가 이슈입니다. '에볼라 기아'와 '에볼라 고아'입니다. 하루에 한끼 먹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에 식량 값이 치솟자 굶어 죽는 사람이 생겨납니다. 에볼라로 인해 부모가 죽어 그대로 길거리에 방치되는 고아들도 발생합니다.

누구 하나 그들을 돌볼 사람이 없습니다. 마을과 마을이 차단된데다 에볼라 위험지역이라 도움의 손길이 닿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그 땅을 위한 기도가 절실합니다.

선교의 '빈익빈' 지역

(시에라리온의 인구는 약 600만 명으로, 인구의 60% 이상은 무슬림이다. 현지 한인 교민은 40여 명 정도로 대부분 수산업에 종사한다. 한인 선교사는 김 선교사 가족을 비롯한 세 가정에 불과하다.)

시에라리온은 기독교가 전파된 지 200여 년이 넘은 곳입니다. 서아프리카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대학도 있습니다. 예전엔 '서부 아프리카의 아테네'라 불렸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복음의 사각지대로 밀려난 땅이 시에라리온 입니다. 선교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 때문입니다. 요즘은 가기 편하고, 쉽게 드러나는 지역은 많이 찾지만 시에라리온 같은 땅은 언제나 선교사가 부족합니다.

그곳을 '에볼라의 땅'으로만 인식하면 안 됩니다. 시에라리온은 1991년부터 2002년까지 계속된 내전으로 무려 30만 명이 죽었습니다. 그때 각국 대사관과 외국인 선교사들이 많이 떠났습니다. 이미 슬픔이 배인 땅입니다.

격리된 가족·마을은 차단
고아 생겨나고 굶어 죽기도


그곳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대부분 '배고픔'을 말합니다. 현실적으로 그들의 허기를 달래줄 식량이 필요합니다. 그나마 일부 NGO 단체들이 돕고는 있지만 운송 수단이 차단돼 그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복음 전파는 힘듭니다. 현지인 목사들은 주로 나이지리아 등에서 임의로 신학을 배워 목회 활동을 합니다. 문제는 제대로 된 성경 해석과 신학이 없다 보니 신비주의나 혼합주의에 물들어 있습니다. 그래도 복음을 온전히 전하려는 사역자들도 있습니다. 시에라리온 사역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건 '성경'입니다. 이미 '크리오(시에라리온 언어)'로 번역된 성경이 있지만, 성경 보급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인간적으론 두렵지만…

분명 에볼라 사태는 심각합니다. 하지만, 에볼라만 보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 뒤에 계신 하나님을 함께 봤으면 합니다.

매우 조심스러운 발언이지만 시에라리온에 대해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고, 그 나라가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던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에볼라 때문에 그 땅에 대해 조금이나마 긍휼함을 갖게 됐습니다.

현실적인 손길 닿기도 어려워
식량·성경보급·기도 절실


분명 그 땅에 대한 하나님의 계획이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이번에 한국 정부가 ETC에 의료대를 벌써 3진이나 파견했습니다. 시에라리온 사람들은 한국을 잘 몰랐는데 의료진 때문에 한국이란 나라를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는 앞으로 '한인'으로서 그 땅에서 사역하는데 큰 도움이 될듯합니다. 비록 상황은 안 좋지만 하나님은 항상 복음의 길, 선교의 길을 열어 놓으십니다.

저는 6월쯤 다시 그 땅으로 들어갑니다. 가서 고아원 사역을 하려고 합니다. 솔직히 위험한 에볼라를 생각하면 인간적인 두려움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땅엔 복음을 단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이 아직 너무나 많습니다. 그건 시에라리온에 다시 들어가야만 하는 이유이자 사명입니다.

저만 선교사가 아닙니다. 모든 성도가 선교 적 삶을 살아야만 합니다. 그 땅의 슬픔 그리고 아픔을 같이 나누고, 함께 기도했으면 합니다.

▶도움문의:(714) 451-9709

시에라리온과 에볼라는

아프리카 대륙 서부에 위치한 시에라리온(수도 프리타운)은 매우 작은 나라다. 카일라훈 인근에서 에볼라 한자가 발견돼 전국으로 퍼졌다. 지난해 9월 에볼라가 확산되자 정부가 '강제 명령'을 내려 72시간 동안 전국민이 외출을 금지당했다. '에볼라' 명칭은 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처음 발생했던 지역의 강 이름에서 따왔다. 치사율 75%의 에볼라는 잠복기(최장 21일) 때문에 서부 아프리카를 방문한 적이 있거나 감염 위험이 있으면 21일간 격리된다. 김 선교사 역시 LA 도착 후 21일간 외부 활동을 금했다.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