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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가꾸며 슬로우 라이프를 즐긴다

초보자들은 상추·쑥갓 등 잎채소 모종부터 시작
흙은 부드럽게 솎아주고, 물은 뿌리까지 충분히

'코리아타운 텃밭 동아리'를 찾아서
텃밭 구경 가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집집이 심는 작물은 엇비슷하지만, 파릇한 초록빛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타운 내 조용한 주택가에 자리한 허모니카씨 댁은 뒷마당이 유난히도 넓었다. 봄이라 새록새록 돋아나는 여린 잎들이 손님을 반겼다.


상추, 머위, 비트, 겨자잎… 쌈 싸먹기 딱 좋은 야들야들한 잎채소들이 마당으로 한가득이었다. 한 켠에는 쉽게 보기 힘든 귀한 채소들이 나지막하게 자라고 있었다.

참나물, 당뇨초, 천년초, 씀바귀, 우엉 등 모니카씨가 참나물 잎을 뚝 떼어 건네 주었다. "이렇게 유기농으로 키우면 시중에서 파는 것보다 약간 더 쌉싸름한 맛이 강해요. 건강한 맛이죠." 씹을수록 참나물의 진한 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LA는 날씨가 워낙 좋아서 텃밭 하기가 어렵지 않아요. 씨만 뿌려놔도 일 년 내내 채소를 먹을 수 있죠. 씨 뿌리는 것도 번거로우면 모종을 사다 심으면 더 쉽게 할 수 있답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텃밭 상자를 만들어 홈디포에서 배양토를 사다가 붓고 모종을 심으면 돼요. 물은 뿌리까지 충분히 적셔줍니다. 가끔 커피 찌꺼기나 한 달에 한 번 EM 희석한 물을 골고루 뿌려주면 쑥쑥 잘 자란답니다."

15년 동안이나 텃밭을 가꿔온 모니카씨는 까다롭게 밭을 일구기보다는 여유롭게 즐겼다. 저녁 찬거리로 뜯어다가 비빔밥도 해먹고 지천으로 남아도는 채소들은 지인들에게 한 보따리씩 싸서 보내고. 시계의 초침을 떼어버린 듯 느릿느릿 살아가는 기쁨도 결국은 자신이 만들어갈 수 있는 선택의 여유임을 느끼게 했다

그런 느림보들의 모임이 시작됐다. 정기적으로 모여 텃밭에 대한 정보를 나누는 '코리아타운 텃밭 동아리'.

씨앗도 나누고 텃밭 채소로 함께 음식도 만들어 먹는다. 의외로 젊은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이번 모임에선 EM 발효액을 사용해서 채소를 손쉽게 키우는 방법에 대한 강의가 있었다.

강의에 나선 어거스틴 박씨는 "물과 EM 발효액을 1000:1의 비율로 희석해 뿌려주면 병충해 걱정도 없고, 충분한 영양도 되어준다. 음식물 찌꺼기를 거름으로 사용하면 파리들이 들끓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한 달에 한 번 EM 희석액을 뿌려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런 방법으로 쉽게 농사를 짓는 회원들의 이야기도 오고 갔다.

"이 곳에서 잘 자라는 작물이 바로 신토불이다. 감, 대추, 아보카도, 구아바, 오렌지, 무화과 등은 매우 잘 된다. 채소를 먹을 때는 어린 잎일 때 따서 먹는 것이 연해서 좋다. 부추는 되도록 짧게 잘라서 사용하면 뿌리가 계속 옆으로 자라나 부추 싹이 더 많아진다."

작은 텃밭을 일구면서 쌓은 회원들의 노하우가 계속 이어졌다.

초보자들은 잎채소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상추, 쑥갓, 시금치, 근대, 치커리 등 쌈채소의 모종을 심으면 짧은 기간 안에 따서 먹을 수 있다.

열매가 달리는 채소는 영양 공급을 잘 해주어야 한다. 어린 새싹일 때는 거름을 주지 않고 보통 잎이 4~5장 정도 나왔을 때 거름을 약간만 주도록 한다. 너무 많이 주면 잎이 갈색으로 변하거나 축 늘어져 버리기도 한다.

작은 씨를 뿌릴 때는 1cm 깊이로 구멍을 판 다음 2~3개 정도의 씨앗을 심으면 된다. 중간 정도의 크기는 5cm 간격으로 1cm의 골을 파 씨앗을 심는 줄뿌림을 한다.

샐러리나 케일처럼 아주 작은 씨앗은 솔솔 뿌린 뒤 흙을 덮어 흩어뿌림을 한다. 최대한 얇게 흙을 덮어 싹이 잘 나오게 하고 흙이 마르지 않도록 수시로 분무기로 물을 준다. 치커리 같은 경우 어린 싹일 때도 튼튼해서 무난하게 잘 커 상추보다 키우기 쉽다. 물조리개로 물을 주면 흙이 딱딱해지기 쉬운데 자주 흙을 부드럽게 솎아주도록 한다.

열매 채소 중에는 방울토마토가 키우기 쉽다. 토마토 모종은 줄기가 튼튼하고 본 잎이 7~8장 정도 있고 줄기 아래 떡잎이 붙어 있는 것을 고른다.

첫 번째 꽃이 피면 손으로 흔들어 꽃 가루받이를 해줘야 열매를 확실히 맺을 수 있다. 햇빛이 잘 드는 곳에서 잘 자란다. 고추나 피망은 작다 싶을 때 첫 수확을 해야 다음 열매가 잘 열린다.

다음 모임에는 씨앗나누기가 있다고 했다. 친환경에 관심이 많은 젊은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 보기가 좋았다. 회원들과 함께 모니카씨의 텃밭을 둘러보다가 커다란 자루 위로 소복이 돋아난 감자 잎들이 어릴 적 추억을 돋게 했다.

채소를 키우는 일이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날마다 자라나는 푸른 잎들을 보며 마음에 불어올 훈풍을 생각하니 내일부터 당장 해봐야겠다는 마음이 퍼뜩 들었다. 비록 겨울과 봄의 경계가 한국만큼 뚜렷하진 않지만 그래도 봄은 봄인지라 마당 한 켠에 여린 잎들과 작은 열매들을 바라만 봐도 생명의 신비로움이 전해주는 새로운 봄이 곁에 오지 않을까 싶다.

▶코리아타운 텃밭 동아리 문의:(213)447-3279

글·사진 = 이은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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