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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강한 달러, 축복인가 시련인가

최 운 화 / 유니티은행장

나홀로 잘 나가는 미국 경제를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잘 나가다 보니 달러 가치가 연일 오른다. 미국 상품 구매나 주식.부동산 투자를 위한 외국인들의 미국 달러 수요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심지어 지금은 미국이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해 안전한 투자처의 대표인 미국 국채까지 사들이느라 달러에 대한 수요는 더 올라가고 있다.

통화가치가 오르면 그 나라 국민들은 다른 나라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살 수 있어 더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다. 그러다 보면 궁극적으로 생활수준이 올라간다. 이렇게 보면 미국의 강한 통화가치는 현재 미국의 경쟁력을 상징하고 또 실질적으로 미국민의 생활수준을 올리고 있어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강한 달러에 대한 부정론도 만만치 않다.

가장 큰 우려는 미국 상품의 국제경쟁력 하락이다. '강달러'가 되면 달러로 구입해야 하는 미국 상품은 다른 나라에서 더 비싸지고 외국에서 미국으로 사서 들여오는 상품은 더 싸지기 때문에 미국의 수출은 줄고 수입이 늘어난다. 그렇게 되면 미국의 제조업은 경쟁력이 떨어져 다시 미국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무역거래에서 통화가치의 상승은 대부분 자국기업을 힘들게 한다. 그래서 실제 많은 국가들이 자국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통화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 중국이 그렇고 지난 2년간 일본이 그랬다.

그러나 통화가치 하락 즉 자국 통화의 평가절하를 통한 무역 경쟁력 확보정책은 장기적으로 국가 경쟁력을 끌어내린다. 평가절하를 통한 가격경쟁력 확보는 보통 회사들이 가격을 깎아서 버티는 전략과 같다. 제 살 깎아 먹기 식의 악순환에 빠져 결국은 문을 닫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통화가치 하락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되면 자칫 기업들은 고부가가치 상품을 위한 혁신과 개발투자를 멀리하고 브랜드 형성을 위한 품질과 서비스 개선도 하지 않게 된다.

국가 전체적으로도 깎아주기식 가격경쟁을 위한 평가절하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해 근로자의 실질임금 수준을 떨어뜨린다. 동시에 수입 물건 가격은 올라 생활비가 올라가는 이중고를 초래함으로써 전체적인 국민 생활수준의 하락을 가져온다.

따라서 국가의 건강한 경쟁력은 환율의 인위적 하락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혁신을 통한 고급화와 효율성 증가를 통한 생산성 향상으로 이겨내야 한다. 강달러는 미국기업에게 도전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이런 역경의 시절에 강한 창의정신으로 혁신을 이끌면 제2 제3의 애플이 나올 수 있다. 지금 미국의 강달러는 어려움이 아니라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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