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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젊은층에도 'IS 검은 손길'

페이스북 등 SNS 통해 '이성'으로 접근
피해자들 "신상 유출됐을 수도" 불안감

"나를 지키는 전사가 돼 주세요. 당신을 만나고 싶어요."

얼굴이 예쁜 중동계 여자였다. 이름은 아질다 니발. 페이스북 프로필 창에 뜬 얼굴은 이목구비가 뚜렷했다. 몸매가 드러난 다른 사진 속의 모습도 매력적이었다. 메시지를 받은 대학생 테디 주(남·28)씨는 "만나자"고 바로 답장을 했다. 주씨는 최근 가입한 대학 클럽 댄스 동아리의 여성 회원이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며 쪽지를 보낸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니발은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소속의 스카우터였다.

니발에게서 또 쪽지가 왔다. 페이스북 대신 꼭 이메일로 대화해야 한다고 했다. 니발의 정체는 이메일 메시지를 주고 받으며 드러나기 시작했다. 니발의 편지에는 "본격적으로 전사가 되는 방법을 알려주겠다. 세계를 위협하는 악의 무리를 처단하자. 신의 축복과 큰 재물, 명예를 얻을 수 있다"며 "중앙아시아의 우리 기지로 오라"고 적혀있었다.

주씨는 "덜컥 겁이 났다. 데이트 상대를 찾는 여성의 농담 섞인 편지라고 생각했는데 IS쪽 사람이었다. 혹시 IS가 맞냐고 했더니 '그 판단이 맞을 거다'라고 답했다. 이후 연락을 끊었다"고 말했다.



IS의 강력한 유혹이 LA등 미국 젊은이들의 마음도 흔들고 있다. 주씨에 따르면 최근 LA지역 대학생들 사이에서 IS의 가담 제안을 받았다는 사례가 늘고있다. 물론 한인 젊은층도 대상이다. 대부분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접근한 걸로 알려졌다.

접근 수법도 다양하다. 주씨의 경우처럼 남성들에게 이성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경우가 많다. 여성들에게는 페미니즘적인 사회 운동을 부각시키며 접근하기도 한다. 또 사진 작가, 음악가, 화가, 문학가, 저널리스트 등을 자칭하며 비슷한 업종에 있는 사람들에게 공동 전시회나 공연을 열자며 자연스레 대화를 걸기도 한다.

유혹은 달콤하다. 펜타곤에 따르면 IS는 '젊은 전사'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문 모집 요원들을 구성했다. 이들은 인터넷 공간에서 "IS 대원이 되면 집을 공짜로 제공받고 럭셔리한 고급 차도 준다. 부유한 환경에서 안락을 누리는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취업률이 낮아 경제적 빈곤을 겪고 있는 젊은이들을 제대로 공략한 꼼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IS는 "새 가족도 얻을 수 있다. 당신의 현재의 가족이 조개껍데기라면 새로 맞이할 가족은 진주와 같다"고 설파하고 있다.

젊은이들은 불안감에 휩싸였다. 모르고 대화를 주고 받았던 IS측에 신상이 노출된 게 아니냐는 우려때문이다. USC와 UC계열 대학의 학생들은 IS의 연락을 받은 학생들끼리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인터넷 공간을 따로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20대 여학생은 "워낙 무서운 단체라서 거절을 어떻게 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관심이 없다고 정중히 거절의 메시지를 보냈지만 이미 내 정보를 갖고 있을 것만 같아 무섭다"고 말했다.

IS의 활동을 반대하고 나선 시민단체 RBSS는 "한번 빠져들면 죽어서야 빠져나올 수 있는 곳이다. 전사나 그들의 아내가 될 경우 평생을 갇혀 살게 될 것"이라고 젊은이들에게 경고하고 있다.

한편 한국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터키에서 실종된 김모(18)군이 IS에 가담해 훈련을 받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한국인이 무장 단체에 가담한 것으로 확인된 건 처음이다.

오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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