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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신앙을 더욱 명료하게 볼 수 있도록 돕는다

미국 우파 기독교의 아이콘 에릭 매택사스 인터뷰

WSJ 역사상 최고 열독률 기고문
오바마 대통령과 '맞짱' 뜨기도
우디 앨런도 "아주 재미있다" 평가
"낙태.동성결혼 찬성 이해 못해
가톨릭은 기독교 아니라는 주장
신학적으로 헷갈리거나 편협한 것"


유명해지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한 가지 방법은 센 사람과 한번 '맞짱'을 뜨는 것이다. 또 한 가지는 세계 유력 매체에 데뷔해 화제의 인물이 되는 것이다.

그가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예일대 출신의 밀리언 베스트셀러 작가인 에릭 메택사스는 이 두 가지를 모두 '실천'했다. 2012년 전미 조찬 기도회에서 기조 연설자로 나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기독교 신앙에 대해 조목조목 이의를 제기했다. 또 지난 크리스마스에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과학이 점점 더 신의 존재에 대한 논거가 되고 있다(Science Increasingly Makes the Case for God)"라는 기고문을 실어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인기 만점이다. 좌파 기독교, '무신론적 기독교'의 아이콘인 디트리히 본회퍼(1906~45) 루터교 목사를 우파 기독교 입장에서 '탈환'했다. 우디 앨런은 그의 글을 읽고 "아주 재미있다"라고 평가했는데, 메택사스는 유머 작가이자 어린이물 작가이기도 하다. 미국의 우파.좌파 기독교 갈등의 단면을 이해하기 위해 그를 e메일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인터뷰 요지.

-귀하를 대통령에 맞선 '예언자'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마음이 편안하지 않다. 누가 그런 말을 하며 또 왜 그런 말을 하는지 궁금하다."

-WSJ 기고문의 여진은.

"다행히도 대다수 반응이 긍정적이다! WSJ 역사상 가장 인기 있고 가장 많이 공유된 기사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과학이 창조주를 필요로 한다'는 좋은 소식이 주류 언론에 '잠입'하는 일이 흔치 않기 때문이다. 대다수 사람이 그런 뉴스를 배고파하기 때문에 뜨거운 마음으로 친지들과 그 칼럼 기사를 공유했다. 일요일 아침 예배 시간에 목사들이 WSJ 기고문을 읽어줬다고 하더라.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이 주제에 대한 대화가 시작돼 너무 기쁘다."

-부정적 반응은.

"부정적인 반응의 각도는 다양했다. 몇몇 작가는 내가 감히 그런 주장을 했다고 해서 화가 났다. 그들은 내 주장의 시시비비를 따져보지도 않고 그저 비웃었다. 사실 기고문의 기초를 이루는 미세조정우주론(fine-tuned universe theory, 우주에 생명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물리학의 특정 기본상수들이 매우 좁은 범위 내에 존재해야 하며, 조금이라도 지금 값과 다르다면 우리가 보고 있는 지금의 우주는 존재하기 어렵다는 주장)은 아직 살아 있다. 우리 시대에서 가장 '시끄러운' 무신론자인 크리스토퍼 히친스(1949~2011)는 미세조정우주론이 가장 강력한 반대편 주장이라고 인정한 바 있다. 히친스가 너무나 이 이론을 진지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그의 무신론자 동료들 또한 이 이론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다른 저자들은 내가 과학 훈련을 받지 않았다는 점을 공격한다. 이 주제에 대해 말할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나는 내가 과학자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기고문에 나오는 인용문은 모두 존경받는 과학자들이 한 말이다.

또 다른 비판자들은 같은 글에서 과학과 하나님을 다루는 게 불편하다. 그렇지 않다. 성경을 따른다면 우리는 하나님을 '마음'으로도 경배해야 한다. 즉 우리는 과학이 말하는 바를 우리의 신앙과 통합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은 전혀 위험하지 않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그저 진리를 믿는 것이기에, 역시 진리를 추구하는 과학은 종종 도움을 준다. 고고학.언어학.역사학이 우리의 믿음에 도움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모든 학문은 우리가 우리의 신앙을 더욱 명료하게 볼 수 있게 돕는다."

어떤 신이 세상을 창조했다고 하더라도 그 신이 반드시 기독교의 삼위일체 신은 아닐 수도 있다. 아프리카 종교에도 조물주가 있다.

"나는 현대 물리학이 반드시 성경의 하나님이나 제우스나 북유럽 신화의 뇌신(雷神)인 토르(Thor)를 창조주로 지목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창조주는 성경의 하나님이라고 본다. WSJ 기고문에서 내가 하려고 했던 말은 이것이다. '지금의 우주와 지구가 순전히 우연으로 지금 모습이라는 것은 별로 논리적이지 않다' '그렇다면 어떤 존재가 세상을 창조했는가'라는 질문은 또 다른 대화를 필요로 한다."-과학과 종교가 서로 분리돼 있는 것과 서로 통합돼 있는 것 중 어느 쪽이 바람직할까.

"선택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첫째, 과학은 과학이다. 과학은 종교와 아무런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 과학은 시간과 공간이라는 경계 속의 물질적 우주에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 말한다. 과학과 종교는 어떤 모순 관계라는 생각은 우습다. 역사적으로 많은 위대한 과학자들이 신앙심 깊은 크리스천들이었다. 오늘날에도 마찬가지다."

-'신이 전지전능하다면 왜 모기를 만들었을까'라는 질문에는 뭐라고 답할 것인가.

"대답은 간단하다. 지금의 창조된 세상이 본 모습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창조한 원래 모습이 아니다. 기독교인과 유대인들은 인류가 타락했다고 믿는다. 우리의 첫 조상들이 하나님의 은총을 상실한 결과 창조된 만물 또한 은총을 상실했다. 그래서 인간뿐만 아니라 창조된 모든 것이 구원을 필요로 한다. 모기건 에볼라 바이러스건 하나님이 원래 의도한 게 아니다. 만물이 구원받은 다음의 하나님 나라에서는 모기는 사라지거나 남아 있더라도 오늘의 모습은 아닐 것이다."

-기적이란 무엇인가.

"내 책 '기적(Miracles)'에서 나는 내가 직접 아는 사람들이 체험한 기적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인구 전체에 대한 객관적인 표본은 아니다. 학위를 여러 개 받은 아이비리그 대학 졸업생들로부터 과거에 마약 거래를 하던 사람들까지 다양하다. 그런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이런 말을 할 수 있다. 나는 기적을 '하나님이 우리에게 보내는 신호'라고 정의한다. 하나님은 우리가 그를 바라보기를 바란다. 그는 모든 생명과 평화의 원천이다. 그는 기적보다 훨씬 덜 극적인 방법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게 할 수 있다. 기적이라는 수단보다 원천이 더 중요하다. 우리가 기적과 같은 결과가 아니라 하나님이라는 원천을 바라볼 때 우리의 관점이 송두리째 바뀔 수 있다."

-많은 사람이 귀하의 저서 '디트리히 본회퍼'에 매료됐지만 또 많은 사람이 책에 오류가 많다고 주장한다.

"그런 비판이야말로 오류가 심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경우에는 비판이 하도 이상해서 깜짝 놀랐다. 내가 그린 본회퍼는 역사 속 본회퍼다. 나는 그의 말 자체를 광범위하게 인용했다. 그의 본 모습을 그의 목소리로 드러내기 위해서다. 지난 50여 년간 너무나 많은 본회퍼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우리에게 잘못된 본회퍼의 이미지를 알렸다. 책에서 나는 본회퍼에 대해 보다 '온전하게' 그리고 있다. 내가 그린 본회퍼는 '하나님은 죽었다'라고 주장하는 운동가들의 본회퍼가 아니다. 본회퍼는 세속적 휴머니스트라기보다는 역사적 크리스천이다. 그의 글을 보면, 그가 바란 것은 1930년대 독일이 1세기의 굳건한 기독교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예수는 신의 존재를 증명하려고 한 적이 없다. 그는 창조과학과도 무관한 것 같다. 그는 오로지 하늘나라에 대해 이야기했다.

"우선 그 시대에는 하나님의 존재를 믿지 않거나 하나님이 우주를 창조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없었다. 우리 시대는 다르다. 하나님의 존재를 입증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성경은 우리로 우리가 믿는 것을 증거하고 방어하라고 명령한다. 우리가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지 않고 호교론(護敎論)에만 집중하는 것은 오류일 것이다. 하지만 호교론을 무시하는 것은 무책임하며 비성서적이다. 복음주의자는 사람들이 하나님을 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김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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