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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자폐 입양아가 가져다 준 선물

전종준 uThinking

늦은 나이 때문에 출산이 어려웠던 김춘배씨는 남편과 상의 끝에 한국에서 아이를 입양하기로 했다. 할아버지가 고아원을 운영하셨고 할머니는 YMCA에서 교육을 받으셨기 때문에 입양 결정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한국에서 한달 된 지민이를 안고 온 춘배씨는 너무 행복했다고 한다. 귀엽고 잘 생긴 아들을 얻은 기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쁨이었다. 미국 남편과 함께 미 연방정부 공무원인 이들에게 일 끝나고 집에 돌아가 아이를 돌보는 즐거움은 참으로 큰 것이었다. 그런 지민이가 다른 아이들과는 달리 행동 발육이 늦은 감이 들었다. 처음에는 그저 조금 늦는다고만 생각하고 의사조차도 조금 기다리면 괜찮을거라고 생각했지만 지민이는 듣지도 보지도 못하는 것 같았다. 여러 검사결과 14개월 되던 해에 아이가 자폐증이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그 말
을 듣고 난 후, 춘배씨는 하늘이 무너지는 마음으로 몹시 괴로웠다고 한다.

집에 돌아와 남편에게 이야기하니 남편은 너무 충격이 컷던지 받아드리지를 못하고 힘들어 했다. 그러나 춘배씨 마음에는 이 아이를 두번 버릴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괴로워하는 남편에게 “우리는 어른이라 우리 인생을 책임지고 살아갈 수 있지만 지민이는 우리에게서 버려지면 어떻게 되겠느냐”며 설득했다. 24시간의 시간을 달라던 남편이 드디어 지민이를 다시 받아드리기로 했다. 이래서 기른 정이 낳은 정 못지않다고 말들 하나보다. 완벽한 아이를 꿈꾸다가 자폐아를 받아 드려야하는 그들 부부의 심정이 느껴진다. 결과를 받아드리고 새로 시작하는 그들 부부의 생활은 그리 쉽지 않았다. 아무리 공무원이라 해도 아이가 받아야 하는 개인 치료비는 엄청난 부담이었고 집에 들어와도 쉬는 일보다는 지민이의 손과 발, 그리고 눈이 되어주어야 했다.

하나님은 미리 아셨을까? 춘배씨는 대학에서 특수교육을 전공했다. 이론으로만 알고 있던 특수교육이 아들을 통해 실질적으로 적용되며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 내 아이의 잘못도 아닌 자폐아로 살아가야 하는 지민이를 보면서 다른 장애우들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그들 문제에 더 관심을 가질 수 있었다. 아이의 장애가 결코 행복의 장애가 되지 않는다며 춘배씨는 우리 사회가 이런 장애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배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생은 연습의 반복이다”라고 생각하는 춘배씨는 지민이에게 혼자 설 수 있는 있는 방법을 포기하지 않고 연습시킨다고 한다. 화장실 가는 것 부터 먹고 입는 것까지.

자폐 증세를 가진 많은 이들이 자기 몸에 손을 대는 것을 싫어하는데 그 거부감을 없애주려고 계속해서 “사랑한다” 말해주고 안아 주고 잦은 스킨쉽을 시도한다고 한다. 사랑은 받아 본 사람만이 사랑을 할 수 있다고 하는 말이 생각난다. 수많은 약중에 사랑만한 약이 있을까? 그런 춘배씨 부부에게도 걱정은 있다.

어느날 지민이보다 더 먼저 세상을 떠날 것 같은데 그 후에 지민이는 어떻게 살아갈까 하는 것이다. 그 아들을 위해 법적 문제와 경제적인 것까지 나름대로 준비해 놓았지만 그 상황은 두 부부를 너무 아프게 하는 것들이다. 그래도 부탁할 친척들도 없을 때에 아이가 정부에서 운영하는 시설에 들어가야 할지도 몰라 꾸준이 홀로서기 연습을 시킨다고 한다. 지민이는 엄마, 아빠에게 세상을 달리 볼 수 있는 마음을 선물했고 유띵킹이 얼마나 가치있고 행복한 것인지를 알게 해 주었다. 두번 버려지는 악몽을 꾸게하지 않으려는 부부의 유띵킹이 지민이에게 행복을 주었고 보는 우리에게는 우리의 마음을 다시 한번 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지민이가 행동도 연습하고, 사랑도 연습하여 언젠가 홀로서기는 물론 다른 자폐아를 돌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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