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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기윤실 '광야의 소리'] 두려움의 포로가 된 세대에게

허현 목사 / 마운틴뷰 메노나이트 교회

"북한이 공격해오면 이 도시에서 제일 먼저 찾아서 죽일 사람이 너하고 나다".

어릴 적부터 선친에게 받은 가르침이다. 한국전쟁의 트라우마는 아버지 인생에 깊은 영향을 끼쳐 자식에게까지 대물림되었다. 처음엔 그 말에 담긴 두려움에 사로잡혔고, 나이 들면서 아버지의 아픔과 두려움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다. 일제의 잔혹한 식민통치, 한국전쟁, 군사독재 시대를 지나며 소위 '공포정치'를 맛 본 세대에게 많이 들은 충고 중 하나가 "잠자코 있지 않으면 다친다"인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 해도 선친의 가르침은 두려움으로 시야가 흐려진, 내 자식에게 만큼은 물려주고 싶지 않은 비극의 한 소절이다.

두려움은 효과적으로 사람을 조정하는 장치이기에 정치, 전쟁, 광고, 뉴스 등에 보편적으로 사용된다. 두려움에 사로잡히면 실상을 정확히 볼 수도, 열린 대화를 나눌 수도 없게 된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대다수 이민교회의 반응이 그랬고, 끝없이 쏟아지는 권력자들의 비리에 대한 반응도 마찬가지다. 공권력의 폭력 앞에 쓰러진 자의 상처를 싸매고, 이름없이 파묻힌 목소리로 사는 약자들의 편에 서기보다는 우리만의 안전한 낙원을 잃을까 두려워 침묵을 통해 중립의 자리에 서서 권력의 횡포에 참여한다.

하지만, 우리는 주님께서 우리를 그 이상의 목적을 위해 부르셨음을 잘 알고 있다. 우리는 "예수 메시아, 하나님의 아들"이라 고백하며 평화의 왕이신 예수를 따른다. 로마 황제 숭배를 거부하고 예수를 '평화의 왕(Pax Christus)'으로 정치적 선택을 했던 초대교회 믿음의 선배들을 기억한다. 우리는 예배와 실천을 통해 예수 위에 서려는 맘몬, 국가주의, 가족이기주의를 포함한 모든 권세들을 상대화시키도록 부름 받았다.

그러므로, 두려움이 나와 하나님, 타인, 자연, 그리고 나 자신과의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숙고해야 한다. 두려움이 어떻게 교회와 국가에 영향을 주는지 구석구석 뒤져보고 빛 가운데 드러내야 한다. 세상은 맘몬, 국가주의, 폭력과 가진자들의 법으로 지배하려하지만, 십자가의 사랑은 자기를 희생하는 사랑의 능력으로 사망권세로부터 오는 두려움을 이기는 길을 보여준다.

gopem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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