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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500년 전 역사 눈 앞에 살아나다

등산·여행가 김평식의 마추픽추·파나마운하 답사기

숨을 몰아쉬며 전망대에 오르니 신비의 광경 바로 세계 7대 불가사의의 하나인 마추픽추(페루)가 내려다 보인다. 엄청난 광경에 저절로 감탄사가 터져나온다. 왜 잉카인들은 이 높은 산 위에 공중도시를 만들었을까. 왜 어느날 갑자기 사라졌을까. 저 크고 많은 돌들을 어떻게 운반해 왔을까. 자연석으로 만든 나침반과 해시계는? 감자를 6년간 보관해도 썩지않는 자연 냉장고 등 궁금증이 꼬리를 문다.

100년 동안 공사 계속

1911년 7월 24일 예일대 역사교수이며 탐험가인 히람 빙햄(Hiram Bingham)이 잉카제국 최후의 항전지를 찾아 조사하던 중 우연히 이곳을 지나다 시골 영감으로부터 마추픽추에 대한 얘기를 듣게 된 것이 수백년 간 존재가 드러나지 않았던 마추픽추가 세상에 알려진 동기다.

13세기경부터 시작된 마추픽추 공사는 하루 6000~1만 명의 인력이 무려 100년 동안 건축한 잉카 유적이다. 400~500 명이나 되는 설계사 엔지니어 천체 전문가들이 상주하며 이룩한 걸작품이다.

이곳에는 200여 채의 주택건물과 수많은 제단이 있는데 세월을 이겨내지 못한 듯 지붕들은 날아가고 앙상한 석벽 뼈대만 남았다. 해발 2437m높이에 자리하고 있는 마추픽추를 중앙에 두고 동서남북으로는 이보다 훨씬 더 높은 와이나 픽추를 비롯해 4개의 산들이 사방에서 잉카도시를 호위하고 있다.

마추픽추의 정문인 태양의 문을 통해 중앙으로 들어가면 태양신전이 나온다. 일출과 동시에 제일 먼저 햇빛이 비춘다는 곳이다. 잉카인들은 이곳 태양신전에서 계절과 일기 시간 작농법 등 여러 지혜를 얻었다. 잉카인들은 옛부터 미래와 하늘을 상징한다는 콘도르 현재와 용맹에는 퓨마 그리고 지하를 주관한다는 뱀 등 3가지 동물들을 숭배해왔다.

그래서 제단 앞에는 3개의 창문을 만들어 놓고 이들 세 동물에 대한 제례를 지냈다고 한다.

200여 채의 주거 건물에는 남녀가 엄격하게 분리 거주하였는데 이는 한 군데서 164구의 처녀 미라를 발견한 점에서도 증명된다. 수천명이 수백년 동안 기거했지만 화장실이 없다는 점도 수수께끼다. 과거 우리처럼 농사지을 때 천연 비료(?)로 인분을 사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 내 상상이다.

기근으로 멸망한 듯

100년에 걸쳐 이룩한 웅장한 터전에서 잉카인들은 왜 갑자기 사라졌을까. 외침과 종교내분 등 여러 설이 분분하지만 오랜 가뭄으로 인해 식량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기 때문이란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태양신전 옆 잔디밭에는 나무 한 그루가 유별나게 서 있다. 이름이 파나이(Panay)란다. 이 나무는 현재 박물관에도 소장이 되어 있다. 옛날에는 지금과 같이 바위를 절단하는 화약이 없었기 때문에 큰 바위에 구멍을 파서 이 나무를 박아넣은 다음 물을 부으면 나무가 부풀어 오르면서 바위가 쪼개졌다는 것이다. 지금도 학자들이 풀지못하는 의문점 중에 하나는 361톤이나 되는 어마어마하게 큰 돌을 수십 킬로미터 밖의 험준한 산속에서 어떻게 운반해 왔으며 또 어떻게 들어올렸을까 하는 것이다.

또한 제단과 건물 그리고 3000개나 되는 수많은 계단과 계단식 밭을 쌓을 때 돌과 돌사이의 틈새에 손톱은 고사하고 면도날도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정교하게 맞췄다.

더욱이 위와 아래 그리고 옆 돌과는 요철방식으로 홈을 파서 서로를 연결하여 지반이 내려앉거나 지진이 나도 무너지지 않는 공법을 썼다.

또한 건물벽이나 모든 석재에는 이음새도 정교하지만 마치 벽지 붙이듯 옆 돌끼리 돌의 무늬까지 맞춘 신기에 가까운 석공들의 섬세함에는 감탄사가 이어지지 않을 수 없다. 돌을 떡 주무르듯 한 셈이다.

태양의 도시 돌의 도시 공중도시 산상 도시 달의 도시 잃어버린 도시 등 수많은 별칭을 갖고 있는 이곳 마추픽추는 '백문이 불여일견' 죽기 전에 꼭 가 봐야 할 곳으로 추천하고 싶다. 하루 2500 명으로 방문객수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는 마추픽추는 먼저 페루의 수도 리마에서 비행기를 타고 쿠스코(Cusco)로 가야 한다. 쿠스코에는 볼거리 유적들이 엄청나게 많다. 쿠스코에서 마추픽추까지 잉카 트레일을 따라 걸어갈 수도 있으나 시간도 많이 걸리고 하이킹 초보자에겐 결코 쉽지 않다.

쿠스코에서 차편과 기차를 번갈아 타고 마지막 입구 마을인 아구아 칼리엔테까지 간 후 여기서는 관리소 측에서 제공하는 버스편으로 들어가게 된다.

파나마에선 배가 산으로 올라간다?

마추픽추로 가는 길에 들렀던 파나마 운하. 여기선 배가 산으로 올라간다. 파나마 중앙 고원지역에는 Gatun Lake라는 엄청나게 큰 호수가 자리잡고 있다. 태평양에서 들어오는 배를 3칸의 도크에 물을 채워 26m나 들어 올려 Gatun 호수로 들여 보내면 여기서부터는 배 스스로 항해하여 대서양 갑문까지 간다. 이곳에서는 들어올 때와 반대 방식으로 배를 낮춰 대서양 바다로 내보내는 방식이다.

입구와 출구에서 배를 들어 올리고 낮추는 역할은 두께가 2m인 4개의 갑문과 3개의 도크에서 조절한다. 일단 갑문 안으로 배가 들어오면 양쪽에 3대씩 기관차가 로프를 걸고 시속 3.3Km로 예인한다. 보통 8~10시간이면 태평양에서 대서양까지 통과할 수 있다. 운하의 총길이는 82km다. 만일 파나마 운하를 지나지 않고 남미 끝으로 돌았을 경우 항해거리는 무려 1만 3000Km나 된다.

파나마 정부는 1880년 수에즈 운하를 건설한 프랑스 레셉스 회사와 공사계약을 했는데 말라리와 풍토병으로 2만2000여명의 근로자들이 죽고 회사는 도산을 하게 된다. 그 뒤 미국회사가 신공법과 최신장비를 동원해 10여년 만에 완공했다. 1914년 8월 15일 드디어 완공을 한 뒤 최초로 이 운하를 통과한 배는 8만1237톤의 퀸엘리자베스호로 기록되어 있다.

운하의 운영권은 85년간 미국이 갖고 있다가 지난 1999년 12월 파나마 정부로 이양했다. 입장료 1인당 15불씩을 내고 안내소로 들어가면 공사 당시의 영화와 공사 장비 등도 볼 수 있다. 전망대로 올라가면 갑문을 통해 배들이 통과하는 장면들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건너편에 새로 건설중인 운하는 신형 배들을 위해 폭을 55m로 넓혔다.

1년에 이 운하를 통과하는 선박들이 무려 1만4000여 척인데 이로 인해 얻어지는 통과세만 8억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것일까. 이웃나라 니카라과에서도 자기네 영토를 관통하는 운하 공사를 하고 있다. 파나마 정부가 기존 운하 옆에 최신식 대형운하를 건설하는 이유도 니카라과의 운하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한국의 모 건설회사가 일부 구간의 운하공사를 수주해 건설 중이고 운하입구 대형 화력발전소도 현대건설에서 완공하였다니 가슴 뿌듯하다.

얼마 전에는 북한 화물선이 무기를 싣고 이곳을 통과하다가 걸려 억류됐는데 몇달 동안 국제고아가 된 선원들에게 한인 동포들이 음식과 김치 등 온정을 베풀었다는 훈훈한 소식도 들었다. 이 운하를 통과하는 선박들의 세계 순위에서 한국이 서열 5위라니 얼마나 자랑스럽나. ▶(213)736-9090

김평식

여행.등산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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