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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오늘이 전부이다

박재욱 (나란다 불교아카데미 법사)

"내가 헛되이 보낸 오늘이라는 시간은/ 어제 세상을 떠난 사람이 그토록 갈망했던 내일이다".

고대 그리스의 비극시인 소포클레스가 한 말이다. 우리는 가끔, 잠시 들른 이 지구별에 자신에게 남겨진 나이테의 여백을 어림해볼 일이다. 그래야만 숨 쉬는 이 순간의 참된 가치를 깨닫게 되고, 죽음을 받아들임으로써 삶이 자유로워지기 때문이다. 사실 사람행세 제대로 하면서 섭섭지 않은 세월을 살만큼 살다 떠날 날은 그리 멀리 있지 않다.

그럼에도 우리는 새털같이 '많은 내일'이라 믿고, 미루고 기대하며 오늘을 낭비한다. 소포클레스의 말은 오늘 이 시간을 더 이상 누릴 수 없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우리에게 주어진 값진 선물인 오늘을 충분히 살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한동안 세간에 '까르페 디엠'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그것은 고대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의 시 중에서 미래란 불확실한 것이기에 '현재를 붙잡아라. 미래에 최소한의 기대만을 걸면서'라는 시구에서 따온 말이다.

이 라틴어 명언은 '현재를 붙잡아라' '오늘을 즐겨라' 또는 '오늘을 충실하게' 등으로 번역되어 회자되고 있다. 물론 이 말은 미래를 포기하고 쾌락만을 추구하라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 미래에 대한 집착으로부터 해방되어 현재를 즐기며 최선을 다해 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특히 이 말은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이 자주 사용하면서 더 유명해졌다. 이 영화에서 키팅은 미래라는 미명하에 현재의 즐거움과 낭만을 포기해야 하는 학생들에게 지금 이 순간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일깨우면서, 고루한 전통과 형식,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자유정신을 북돋우기 위해 이 말을 활용하였다.

아무튼 우리는 과거를 후회하거나 그리워하며 산다. 또는 미래에 과분한 기대를 걸거나, 백 년을 채 못살면서 천 년어치의 근심을 품고 애면글면, 이미 가버린 어제와 아직 오지도 않은 내일의 포로가 되어 오늘을 허투루 살아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오늘은 산자에게 축복이며 남겨진 생의 첫날이자 마지막 날이다. 언제나 오늘일 뿐이다. 경계 없는 '영원한 오늘'이기에,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은 언제인가/ 바로 오늘이다/ 내 삶에서 절정의 날은 언제인가/ 바로 오늘이다/ 내 생애에서 가장 귀중한 날은 언제인가/ 바로 오늘, 지금 여기다/ 어제는 지나간 오늘이요. 내일은 다가오는 오늘이다/ 그러므로 오늘 하루하루를 이 삶의 전부로 느끼며 살아야 한다".(선(禪)수행자의 으뜸가는 길라잡이 '벽암록' 중에서)

그렇다. 오늘이 전부이다. 어차피 태어났다 너도나도 죽어야 하는 인생이라면, 이참에 죽었다 셈치고 죽을힘을 다해 그 오늘을 즐기며 충실하게 살아볼 일이다.

musagus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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