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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컨트리스키…설산을 흠뻑 즐긴다

스키나 보드보다 배우기 쉽고 비용도 저렴
운동량 많고 경치 감상하며 즐길 수 있어

묘하다. 스키를 탔다고 하기도 그렇다고 하이킹을 했다고 하기도 뭐하다. 설원 위의 마라톤이라 불리는 크로스컨트리 스키에 대한 첫인상이다. 종합해보면 크로스컨트리 스키는 스키와 하이킹 그리고 마라톤을 조금씩 닮은 스포츠다.

크로스컨트리 스키는 눈이 쌓인 산이나 들판에서 스키를 신고 정해진 트레일을 빨리 완주하는 경기다. 동계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게 1924년부터이니 벌써 90년이 넘었지만 한인들에게는 여전히 생소한 스포츠로 남아있다. 맘모스 스키장까지 크로스컨트리 스키 취재를 나선 이유다.

지난 24일 오전 9시 맘모스 스키장 바로 옆에 위치한 크로스컨트리 스키 트레일 ‘타마랙 크로스컨트리 스키 센터(Tamarack Crosscountry Ski Center)를 찾았다. 겨울이면 크로스컨트리를 즐기고 있다는 재미한인산악회(회장 백승신) 회원들과 10마일을 함께했다.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배우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이날 트립에는 크로스컨트리 스키는 물론 스키를 한 번도 타보지 않은 이들도 10마일을 완준했으니 말이다. 물론 실전에 앞서 동영상과 경험자들을 통해 간단하게 이론을 숙지했다.

오전 9시 타마랙 트레일 입구에 모였다. 대부분은 장비가 없어 렌탈샵에서 장비를 빌렸다. 성인 한명이 하루 크로스컨트리를 즐기는데 드는 비용은 56달러(장비렌탈과 패스)였다.

4년 넘게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즐겨왔다는 산악인 김명준(전 재미산악회 회장)씨가 시범을 보이며 지도에 나섰다.

이번 트립을 기획한 김씨는 "크로스컨트리 스키는 배우기도 어렵지 않을 뿐더러 스키나 보드보다 부상의 위험이 덜하다. 그래서 중장년층도 얼마든지 즐길 수 있는 스포츠"라고 설명하고 "또 전신운동으로 운동량이 많을 뿐아니라 좋은 경치를 감상하며 탈 수 있어 육체뿐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좋다"며 한인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날 크로스컨트리 스키 트립에 참가자 중 나이가 가장 많은 회원은 73세였다.

이날 처음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탔다는 샐리 이씨는 "겁이 많아서 스키도 타본 적이 없는데 크로스컨트리 스키는 생각보다 재미있게 탔다. 내년에도 기회가 된다면 또 타고 싶다"고 말했다.

#첫 한 시간은 아무래도 몸에 힘이 들어갔다. 앞으로 빠르게 나가기 보다는 허우적 거리는 동작이 많았다. 하지만 1시간이 넘어가자 어느정도 주법이 몸에 익숙해졌다. 바짝 들어가던 힘도 빠졌다. 따로 놀던 손발이 맞으니 어렵지 않게 앞으로 전진했다. 속도도 빨라졌다.

하지만 익숙해져도 운동량이 워낙 많다 보니 땀이 금세 배어나왔다. 민소매셔츠에 반팔티셔츠 그리고 그 위에 두껍지 않은 점퍼 두 개를 겹쳐 입었는데 1시간여 만에 점퍼 두 개를 모두 벗어 배낭에 둘러맸다. 땀으로 인해 옷이 젖을까 염려해서다.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탈때 얇은 옷을 겹쳐 입고 땀이 날때는 빠르게 탈의하고 몸이 차가워지면 빨리 다시 입는 것을 반복해야 감기에 걸리지 않을 수 있다는 게 경험자들의 조언이다.

몸이 자유로워지자 주변을 감싸고 있는 아름다운 경관이 눈에 들어왔다. 빼곡하게 들어선 침엽수들은 상쾌함을 더했고 트레일 곳곳에 꽁꽁 얼어있는 호수들은 설산이 가진 여백의 미를 담아냈다.

크로스컨트리 스키의 매력 중에 하나는 호젓하게 아름다운 자연을 즐길 수 있다는 데 있다. 스키를 타는 동안 대부분 자신의 능력에 맞는 속도로 트레일을 돌게 되는데 여러 명이 앞뒤로 줄을 이어 탈 수도 있지만 혼자 떨어져 탈수도 있어 숲을 홀로 산책하듯 그 고요한 평화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12시 30분. 6마일 정도 탔을까. 각자 트레일을 타던 회원들이 한 곳으로 모였다. 점심식사를 위해서다. 점심메뉴는 라면. 각자 배낭에 하나씩 챙겨온 라면과 물을 꺼냈다. 5~6시간씩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탈때 배낭은 필수다. 음료와 열량을 보충해 줄 수 있는 먹거리. 그리고 얇게 입었다면 기온이 떨어질 것에 대비해 여분의 옷을 챙겨오는 것이 좋다. 게다가 혹여 넘어질 때는 쿠션 역할을 해준다.

점심식사 준비를 위해 백승신 회장을 비롯해 몇 명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많이 해본 솜씨들이다. 4개의 버너에 불이 붙고 물이 끓여졌다. 언제 준비해왔는지 양파와 콩나물, 깻잎을 라면에 넣었다. 차가운 바람이 부는 눈 쌓인 숲속에서 먹는 라면은 가히 환상적이다. 평소 라면을 즐겨 먹지 않는다는 이들도 여기서 만큼은 예외다. 하지만 라면 후에 먹는 후식은 이보다 한 수 위다. 바로 믹스커피다. 코펠에 물이 담기고 믹스커피를 10봉지정도 털어 넣었다. 화르르 끓어오르자 대충 페이퍼 타월로 닦아낸 라면 먹던 사발에 커피를 따라줬다. 매서운 바람에 식을까 호르르 마셨다. 꿀맛이다. 어떤 비싼 커피도 이보다 달콤할 수는 없다.

후식까지 챙겨 먹은 후에는 쓰레기들은 휴지 한 장 남김 없이 다시 배낭에 넣어졌다. 자연을 즐기는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게 지켜져야 할 부분이다.

점심을 먹고 기운을 내서 다시 트레일에 올랐다. 2마일 정도 더 지났을까 한계에 도달했다. 오르막길보다 내리막길이 더 쉽다는 데 이날은 예외였다. 최근 눈이 내리지 않아 설질이 좋지 않은 탓이다. 중간 중간 빙판이 생겨있고 트레일이 명확하게 찍혀있지 않았다. 김명준씨는 "설질이 나빠 평소보다 50% 이상 더 힘이 들 수 있다"고 전했다.

이날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탄 거리는 총 10마일. 평소 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무리가 따를 수 있는 거리다. 타본 결과 무리 없이 타려면 첫날은 6마일 정도가 적당하다는 생각이다.

타마랙(Tamarack) 트레일

맘모스 스키장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다. 11월부터 4월까지 오픈하고 해발 8600피트 최고 9008피트에 위치하고 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장한다. 트레일 입장료는 성인 하루 28달러이며 13~18세와 65세 이상은 22달러, 12세 이하는 5달러다. 시즌패스는 성인 369달러다. 장비 렌탈 가격은 하루 28달러, 어린이는 23달러다.

크로스컨트리 스키 트레일은 맘모스 외에도 프레이저 파크(Mt. Pinos Nordic Ski Area), 쓰리 리버스(Sequoia Ski Touring Area), 러닝스프링스(Rim Nordic Ski Area and Green Valley Nordic Ski Area), 파인허스트(Montecito-Sequoia Resort Cross-Country Ski and Winter Sports Area) 등에서 즐길 수 있다.

크로스컨트리 스키

크로스컨트리 스키는 스키점프와 함께 노르딕 스키의 한 종목으로 노르웨이를 포함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지방에서 발달했다. 스칸디나비아 산지는 낮은 언덕과 평지로 이루어져 있지만 눈이 많아 이동수단으로 스키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국제표준 경기 구간은 남자 15·30·50km이며 여자는 5·10km다. 코스는 오르막 평지 내리막이 각각 3분의 1씩 구성되어 있다. 주행시간이 길고 체력소모가 커서 코스 중간에 선수들은 간단한 음식을 제공받는다.

주법은 스키가 평행을 이룬 채 앞뒤로 걷듯이 움직이는 클래식과 스케이팅하듯 좌우로 움직이는 프리스타일로 나뉜다.

장비는 스키와 부츠, 폴로 구성되어 있는데 알파인 스키와는 다르게 부츠 앞쪽만 고정하고 뒷축은 자유롭게 떨어지도록 되어 있다. 주법에 따라서도 장비에 차이가 있는데 프리스타일에 사용하는 스키는 클래식보다 짧고 좁은 스키를 사용한다.

글·사진=오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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