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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열 기자의 취재 그 후] 점집 찾는 그들은 피해자일지도…

기독교는 무속을 매우 불편해 한다. 심지어 점술에 의지하는 것을 '우상 숭배'로까지 여기며 금기시한다.

하지만 교회는 이율배반적이다. 기독교내 무속적 요소에 대해서는 상당히 관대하다. 기독교가 절대 믿음을 갖는 '신(하나님)' 또는 '성경'이란 명목만 덧붙여진다면 여과의 필요성이 순식간에 사라져서다.

기독교는 무속을 부정하지만, 내부에선 유사 행위들이 상당수 존재한다.

몇 예로 새해 때 좋은 성경 구절만 선별해 바구니에 넣고 뽑는 것과 운세를 알려고 점괘 막대기를 집는 건 사실 같은 원리다.

신년새벽기도에서 한 해 동안의 평안을 구하는 것과 정화수를 떠놓고 비는 것도 모양새는 비슷하다. 유명 목사에게 뭔가 특별한 영적 능력을 기대한다거나, 그들에게 안수를 받으면 기도 효과가 다를 거라는 심리는 용한 점쟁이를 찾는 것과 별반 다를 바 없다. 이름도 제각각인 수많은 종류의 헌금은 마치 낸 만큼 복으로 환원돼야할 것으로 인식된 듯하다.

대학 입시 시즌만 되면 기도회를 제공하는 교회는 수험생을 둔 부모들로 갑자기 북적대고, 치유집회나 예언자 등을 쫓아다니는 건 무속을 싫어하는 기독교적 토양에선 상당히 아이러니한 현상들이다. 나열된 기독교내 행위들이 꼭 나쁜 건 아니지만,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폐해와 그릇된 개념이 새겨질 위험성은 짚고 넘어갈 부분이 많다.

현실에서의 '복(福)'은 나쁜 게 아니다. 기독교 성경에도 '복'은 곳곳에 명시돼 있다. 문제는 그것이 가장 우선될 때다. 그렇게 되면 종교는 불행을 미리 피하기 위한 점술이나 '복'을 쟁취하기 위한 도구로 전락하고, 개인에게는 신념과 무속이 자연스레 혼합되는 요인이 된다.

지난주 '신년운세, 점집 두드리는 한인'을 보도했다. 본지 1월20일자 A-6면> 취재 결과 '점괘'를 보는 기독교인은 의외로 많았다.

사실 역술 업계에서 점집을 찾는 기독교인은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반면 교계에서는 대개 "그들은 진정한 신앙인이 아닐 것"이라는 주장이다.

과연 그럴까. 올바른 종교심의 소유 여부나 역술의 옳고 그름을 따지기전에, 무속과 신념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들어 기독교인에게 감을 잃게 한 건 오늘날 교회에 잘못이 크다. 좀 더 엄밀히 말하면 '목회자'에 책임이 있다.

점괘를 구하는 그들은 어쩌면 기독교내 무속적 요소에 익숙해진 채 또다른 요행을 찾는 피해자일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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