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공화당 후보 강세·민주당 약세 분석] 공화당 '큰 걸음'…민주당 '제자리 맴맴'
지난해 11월 중간선거는 한인 정치력 신장에 한 획을 그었다. 전국적으로 29명의 후보가 나서 22명이 당선됐다. 특히 남가주에서는 최초의 카운티 수퍼바이저(미셸 스틸 박·OC) 배출, 36만의 주의회 진출(영 김·가주하원)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공교롭게도 두 명의 당선자는 모두 공화당 소속이다.그동안 민주당 강세 현상을 보였던 한인사회에 변화가 일어난 것. 한인 공화당 후보들이 강세를 보인 이유와 민주당 약세의 원인을 짚어본다.남가주 한인 정치력이 공화당에서 세력을 키우고 있다.
공화당은 한인인 영 김 가주 65지구 하원의원과 대만계 최초인 링링 챙 의원(55지구) 등의 등장으로 향후 민주당만이 소수계를 대변한다는 여론전에 맞설 수 있게 됐다고 반겼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최근 미셸 박 스틸 오렌지카운티 수퍼바이저를 비롯해 영 김 하원의원, 대만계 링-링 챙 55지구 하원의원, 자넷 윈 주 상원의원 등의 승리는 가주 공화당이 아시안 커뮤니티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포브스는 "이들은 가주 공화당의 미래를 밝게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평하면서 "이는 다른 지역 공화당원들이 가주 공화당을 보고 배워야 할 점"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이 관할하는 65지구는 풀러턴, 부에나파크, 라팔마, 사이프리스, 스탠튼, 웨스트 애너하임 등을 포함하고 있는데 인종분포도를 보면 이 지역의 23%가 아시안이다. 포브스는 "가주 공화당의 아시안 후보 지명은 선견지명이 있었다"면서 "마침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도 급락과 함께 온 공화당 물결과도 맞아 떨어졌다"고 평했다.
김 의원은 "주민들이 이 지역에서 내가 얼마나 노력해 왔는지를 인정했다"면서 "능력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나에게 표를 선사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원금 모금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한인 정치 지망생들도 지역사회에서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킬 수 있도록 신뢰를 쌓아가야 한인 정치력이 배가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공화당내 든든한 후원자가 한인 정치력 신장의 원동력
아시안 홀로 정치력을 키울 수는 없었다. 선출된 아시안 정치인들의 면면을 보면 뒤에 든든한 후원자들이 버티고 있었다.
박 수퍼바이저의 남편 숀 스틸은 현재 전국 공화당 협회 대의원 가주 대표로 활동중이며 전 가주 공화당 의장을 지낸, 가주 공화당의 실세다. 박 수퍼바이저 스스로의 노력도 컸지만 지난해 60%가 넘는 압도적인 득표율을 올린 데에는 스틸 대표의 영향력도 한몫했다.
박 수퍼바이저는 현재 피터 김 라팔마 부시장의 멘토로 후배 정치인 양성에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김 의원은 에드 로이스 연방하원의원의 지원 유세가 당선에 큰 힘이 됐다.
지난 24년 동안 로이스 의원의 보좌관으로 활동했던 그는 "나의 정치적인 스승이고 멘토인 로이스 의원과 같이 일할 수 있었던 것은 나에게 행운이었다"면서 "내가 나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로이스 의원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공화당: 아시안 후보 지명 '선견지명'
영 김 의원·미셸 박 수퍼바이저 당선
든든한 후원자 '뒷심' 멘토 역할 활발
▶가주 공화당의 현 테마는 '소수계 공략 올인'
가주 공화당은 지난 해 중간선거를 앞두고 LA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소수계 공략에 '올인'하겠다고 선언했다.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인 소수계와 여성 표를 공략하겠다는 것.
당시 400여명의 공화당원이 참석한 행사에는 여느 때 보다 아시안을 비롯해 히스패닉과 흑인, 그리고 여성 참석자가 많이 눈에 띄었다.
기조연설자로 참석한 랜드 폴(켄터키주) 연방상원의원은 당원들에게 "소수계와의 대화를 넓히라"고 주문했다. 그는 "가주 공화당의 성패는 소수계 표에 달렸다"면서 "기존 유권자가 아닌 새 유권자를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소수계'는 민주당 성향이라는 고정관념부터 깨야한다"면서 "공화당의 얼굴이 미국의 얼굴을 반영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폴 의원은 "공화당이 승리하기 위해선 소수계 등 새 유권자를 찾아서 이들과 대화를 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그렇지 못하면 공화당이 살아남을 길은 없다"고 단정적으로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진화하라, 적응하라, 아니면 죽는다(Evolve, adapt or die)!"는 말로 연설을 마쳤다.
영 김의원은 "그동안 '공화당'이란 말을 들으면 '백인 남성' 이미지가 강했던 게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이번에 나를 비롯해 베트남계인 자넷 윈 36지구 상원의원 후보 등 아시안 선출 의원들이 대거 배출됐다. 공화당이 곧 소수계를 대변하는 당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의원은 주 의회에서 유일한 한인 의원이고 여성 정치인이라는 점, 또한 다문화·다인종 사회가 미덕인 가주에서 유권자 지지를 얻어냈다는 사실을 당이 주목한 것 같다"며 "책임감이 막중한 만큼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원용석 기자
w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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